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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오리지널 시리즈 <쇼팽 그리고 올라퍼 아르날즈>


피아노의 시인 프레드릭 쇼팽. 그리고 쇼팽을 사랑했던 아이슬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프로듀서이자 뮤지션 올라퍼 아르날즈. 19세기 낭만주의 쇼팽을 모티브 삼아 북유럽 자연의 감성을 담은 클래식의 실내악과 전자 사운드를 접목하여 미니멀리즘으로 구현해낸 아르날즈와 쇼팽의 음악을 함께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무대.

 


[Program]


레스피기

모음곡 '새' 中 전주곡 & 3악장 '암탉'

I. Preludio

III. La Gallina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1번

II. Romance – Larghetto

III. Rondo - Vivace


- Intermission -


딜리어스

봄의 첫 뻐꾸기 소리를 들으며


쇼팽 & 아르날즈

Chopin - Prelude No. 15 'Raindrop' 

Arnalds - Verses

Chopin - Nocturne No.20(+Bridge Music)

Arnalds - Written in Stone

Chopin - Ballade No.2

Arnalds - Reminiscence(+Bridge Music)

 

 

공연장 근처로 들어서자 보이는 것이 서울 예고. 정말 바로 옆에 이렇게 좋은 공연장이 만들어졌다니, 2023년 5월에 준공이 완료되었고, 서울예고에서 만든 시설로 보인다. 학생들이 새삼 부럽다. 얼마나 많이 배우고 노력할 수 있을지. 시설엔 갤러리 및 카페, 공연장까지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잘 갖춰져 있고, 내가 방문했을 때는 서울예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굿즈(?)도 갤러리 한 켠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1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가장 놀랐던 점은 현악기의 소리가 너무나 좋았다. 지휘자와 악장을 필두로 음악이 시작되는데, 그 많은 현악기가 어떻게 저렇게 한 몸이 되어서 소리를 내는지, 놀라운 부분이다. 2부에선  현악기가 독주되는 구간들이 종종 있었는데 이 공연장이 좋은건지, 연주자가 신들린 건지, 지휘가 좋은건지, 어쨋든 정말 거슬리는 부분 없이 완전한 연주가 이뤄졌다고 느꼈다.


2부에선 본격적을 올라퍼 아르날즈의 곡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지휘자가 마이크를 잡고 곡과 이번 공연에 대한 설명을 했다. 어쩌면 굉장히 어색해질 수 있는 토크 타임이라고 생각했는데, 지휘자 아드리엘 김은 의외로 다정하고 자연스럽게 연사를 진행했다. 사실 등장할 때부터 지휘자 뽑을때 쇼팽같이 생긴 사람들로 뽑았나 할 정도로 예민미 있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묵묵할 거라는 편견이 생겼나보다.

 

올라퍼 아르날즈가 드럼에서부터 여기까지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를 잠시 설명했고, 피아니스트 박연민과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밑에 파트에 붙인다.

 

지휘 아드리엘 김 - 지휘자 아드리엘 김은 2009년부터 국제 무대에서 주목을 받아온 그는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 등 유럽의 주요 오케스트라들과 협업했고, 국내 에서도 방송 및 지자체 교향 악단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엔 클래식의 레파토리를 확장하고자 한국에 에릭 코츠와 막스 리히터의 작품을 소개하여 주목받았다. 또한, 발레음악 <코레아의 신부>를 지휘하고,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의 음악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로 녹음 지휘하여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고 있다.

 

피아노 박연민 - 박연민은 첫 솔로 리사이틀 후 높은 명성을 얻어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음악적 열정과 노력을 인정받았다. 그 이후 Vladimir Jurowski와의 데뷔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무대에 오르며 활약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관객들이 사랑하는 연주자’로 불리는 박연민은 챔버뮤지션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 -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OTO)은 2021년에 해외 유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한 젊은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설립되었다. 2022년에는 서울시로부터 전문예술법인으로 지정되어 한국의 독창적인 클래식 문화브랜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주요 언론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소개되며 독자적인 레퍼토리 확장과 현대 음악 작곡가들의 한국 초연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해졌고, 국내 정상급 대학병원과 협약하여 환자와 의료진을 위한 공연을 진행하고 예술교육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는 지휘자 아드리엘 김이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라퍼 아르날즈 - 올라퍼 아르날즈는 아이슬란드 출신의 연주자이자 작곡가로, 메탈 밴드 Heaven Shall Burn의 앨범 'Antigone'에 기여한 경험이 있으며 Fighting Shit과 Celestine에서도 드럼을 연주했다. 그의 데뷔앨범 'Eulogy for Evolution'은 일렉트로닉을 실내악에 접목한 혁신적인 작품으로 주목받았고, Sigur Rós의 유럽 투어에서도 활약했습니다. 또한 매우 이례적으로 2008년 바비칸 홀에서의 공연은 BBC 라디오 1에서 베스트 라이브 세션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르날즈는 쇼팽을 할머니집에서 계속해서 들어왔다고 한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된 <쇼팽 프로젝트>는 아르날즈와 독일 출신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앨범으로 쇼팽만의 감성을 유지하는 듯, 아주 현대적인듯 파격적인 곡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우리도 너무나 잘 아는 녹턴, 발라드 등 익숙한 곡조는 갑작스레 현악기 솔로가 되고, 다시 피아노로 변주되는 등 말 그대로 "하이브리드" 클래식이다. 이번 공연으로 너무나 신선한 아티스트를 알게 되어서 좋았고, 클래식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이 끝난 후 거리에서, 다음 날 이동 중에도 자꾸만 듣게 되는 음악이었다.

 

1부보단 2부가 훨씬 좋았고, 가장 인상적인 곡은 Chopin - Nocturne No.20(+Bridge Music),  Reminiscence(+Bridge Music)이었다. 쇼팽 특유의 처연함과 절절함이 잘 느껴졌고, 오케스트라 악기 하나하나의 매력도 엿볼 수 있었다. 사실 빼놓을 곡이 없을 정도로 전부 좋았다. 유튜브 등에 <쇼팽 프로젝트 >의 전곡이 올라와있다. 꼭 한번 들어보길 추천한다.

 

전반적으로 뛰어난 퀄리티의 공연이었다. 앞으로도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의 공연을 좀 더 따라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아르날즈의 곡도 한국에서 초연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낯설고 파격적인 공연을 계속 하려면 당연히 오케스트라와 단장이 고생을 좀 하겠지만 꾸준히 해줬으면 하고, 이들의 행보를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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