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그러니 너는 그러지 마라. 같이 울어라.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5.2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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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너는 그러지 마라. 같이 울어라. 

'<셰임> <버팔로 66> <비기너스>'


신유정(ART Insight 서포터즈 4기)

요즘 같은 밤공기에 마음이 더 먹먹해진다는 너. 차가운 바람보다는 이따금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에 마음이 움직이는 날이 있지. 고요한 새벽에는 내쉬는 숨소리 하나에 모든 게 사라질까 겁나기도 하지. 두려워 몸을 감싸 안아도 사라지지 않는 외로움은 삶을 부정하고 싶게도 할 거야. 나도 너처럼 자주 혹은 항상 짙은 푸른색 속으로 들어가곤 해. 그럴 때면 불을 끄고 눈물의 바깥으로 내 주변을 몰아세우곤 하지. 하지만 텅 빈 마음은 생채기를 낼 뿐. 그러니 너는 그러지 마라. 같이 울어라.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과 함께 흘린 눈물은 짙은 푸른색을 점점 옅게 만들 거야. 어둠을 이해하면 보이는 빛. 널 위해 함께 울어줄 그리고 빛을 줄 영화 세 편을 준비했어.

첫 번째,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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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임> (2011)
감독 스티브 맥퀸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캐리 멀리건
· 제68회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
· 제68회 베니스영화제 크리틱스 초이스
· LA 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
· 벤쿠버 영화평론가상 남우주연상
· 제4회 세빌 유럽영화제 감독상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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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e not bad people...we just come from a bad place.

사람이 외롭고 고독하면 찾는 게 술, 마약, 그리고 섹스래. 영화 속 주인공 브랜든은 섹스 중독에 빠져있는 현대인이야. 그는 뉴욕에서 성공한 전문직 남성으로, 겉으로는 부족한 게 없어 보이지만 그의 눈빛은 항상 공허해보여.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서일까. 브랜든은 섹스에 몰두해. 원나잇 스탠드는 물론이고, 성매매 그리고 음란채팅까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브랜든의 섹스 장면들은 슬프고 아프기만 해. 너도 혹시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단지 외로움 때문에 누군가와 몸을 섞어 본 적이 있다면 이해할거야. 누군가의 살결이 와 닿지만 마음은 주저앉아 눈물을 떨구고 있는 느낌. 쾌락은 잠시뿐. 무의미한 행위는 후에 더욱 큰 허무함만 가져다 줄 뿐이지. 브랜든이 가벼운 관계에서만 감각을 느낀다면, 그의 여동생 씨씨는 관계에 집착을 하고 있어. 두 사람의 대비되는 모습. 그리고 브랜든이 진정한 관계 맺기에 대해 포기하고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들과 닮아 있어. 지난 일들로 누군가와 진정한 관계를 맺길 두려워만하고 극복하려 노력하지 않는 우리들에게 영화는 제목인 셰임(Shame)처럼 수치심을 느끼고 상처에 직면하길 바라는 것 같아. 이런 일을 겪는 건 너와 나뿐만이 아니라고.

<셰임> Trailer


두 번째,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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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팔로 66> (1998)
감독 빈센트 갈로
출연 빈센트 갈로, 크리스티나 리치
· 1984년 베를린영화제 음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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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알아? 넌 세상에서 제일 착하고 잘생긴 남자야

오늘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아? 
여자가 생겼어 믿어져? 
여자가 생겼다니 그것도 나를 사랑하는 여자가 
아주 예쁘고 착해 게다가 내가좋대

한 사람 때문에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기적을 믿어? 앞에서 말한 영화 <셰임>이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라고 이야기했다면, 이 영화는 고독하고 아무런 기대감조차 없는 인생에도 희망이 찾아온다고 말하고 있어. 주인공 브라운은 내기 돈을 갚지 못해 5년 만에 출소해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야. 그는 돌아가는 길에 발레 학원에서 한 여자를 납치하고 부탁을 해. 자신의 부모님 앞에서 여자친구인척 그리고 자신이 감옥이 아니라 잘 지내고 있었던 척 해달라고. 브라운은 가족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는 인물이야. 그는 부모님을 만나고 난 뒤, 자신을 감옥에 들어가게 만들었던 사람을 죽이고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고 하지. 하지만 그의 인생에도 기적은 찾아와. 이 영화는 공격적인 대사들로 가득하고 연출도 투박해 보이지만 정말 사랑스러운 영화야. 생에 누적된 외로움은 누군가의 따뜻한 애정만이 포근히 안아줄 수 있지 않을까.
#도넛과 핫초콜릿

<버팔로 66> 라일라 탭댄스 Scene


세 번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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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기너스> (2010)
감독 마이크 밀스
출연 이완 맥그리거, 크리스토퍼 플러머, 멜라니 로랑
· 2012년 아카데미영화제 남우조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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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빌딩이고
우리 같은 사람들이 안에 있지
그 중에 반은 어떤 일이든 안 이루어진다고 생각해
나머지 반은 마법을 믿어

주인공 올리버는 30대 후반의 독신남이야. 그는 항상 사랑 앞에서 머뭇거리고 두려움 때문에 사랑을 떠나보내지. 영화는 올리버의 아버지 할이 죽기전의 이야기와 현재 올리버의 이야기를 교차편집으로 보여주고 있어. 그 기억으로 올리버의 삶이 쌓이고 재구성되지. 파티에서 만난 새로운 여인 안나와 올리버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야.
#영화 속 틈틈이 일러스트 구경하는 재미와 올리버의 반려견 아더도 관람 포인트!


이해 없는 세상에서
나만은 언제라도 네 편임을 잊지 마라 -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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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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