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review] 거장이 바라본 세상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영원한 풍경”展

by 홍승재 에디터
2015.02.16 09:50
hcb main.jpg

210일 동대문디지털프라자에서 진행 중인 근대 사진의 거장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하 HCB)의 전시를 관람하였다. 사진에 문외한인 기자도 그의 이름까지는 가물가물하더라도 그의 사진은 본 적이 있을 만큼 그는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10주년 기념인 이번 전시는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HCB의 초창기 작품들로 이루어진 거장의 탄생’, 이번 전시의 메인인 영원한 풍경’, 20세기 많은 유명인들의 모습을 담아낸 순간의 영원성’.

첫 테마에서는 기자가 마주하길 고대하던 작품 생 라자르 역에서을 비롯한 작품들은 만나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전부 오리지널 프린트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으며 컴퓨터 화면으로 느꼈을 때와는 달리 작품들의 크기가 작지 않다는 느낌을 주었다. 또 보통의 전시가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테마가 바뀔 때마다 바로 표시가 나는 것과 달리 테마가 바뀌어도 계속 이어지는 듯한 느낌으로 전시의 몰입도가 끊기지 않고 지속될 수 있었다.

 

처음에 전시명인 영원한 풍경을 접했을 때 보도사진으로 유명한 그가 무언가 파릇파릇 푸르른 풍경사진들로 채웠을까 싶어 의아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전시를 관람해보니 풍경 그리고 영원이란 단어에 대해 너무 긍정적인 선입견을 지니고 있지 않았나 싶다. 폭격을 맞은 듯한 장소에서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아이들, 자연환경과 함께 이를 뒤덮고 있는 매연과 각종 쓰레기 등 기자에게는 영원하지 않았으면 하는 풍경들의 사진이 강하게 눈길을 끌었다. 특히 폐허, 철조망 등에서 환하게 웃으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풍경 사진들을 보면 그가 정말 여러 지역, 국가를 다니며 역사적 기록의 역할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중국에선 국민당과 공산당의 대립과 금 파동 등을 다루기도 했고, 독일에서는 분단 시기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을 담아내기도 했다. 유명한 사진기자였으니 유명인, 유명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루었으리라 생각했지만 HCB는 의외로 이름 없는 시민들, 평범한 사람들을 자주 담아낸 듯 보였다. 중국에서도 황제가 아닌 마지막 환관의 모습을 찍는가 하면, 조지 6세 대관식에서도 사람들이 당연히 대관 장면을 찍으리라 생각할 때 대관식을 구경 온 시민들과 술에 취해 누워있는 취객을 담아낸 모습을 보며 신선함이 느껴졌다. 거창한 역사적 인물들 보다 그 당시를 채우던 수많은 개개인의 시민이 그 사회를 오히려 잘 나타내는 게 아닐까?


hcb.jpg
    Henri Cartier-Bresson/Magnum Photos
 

마지막 테마는 시인, 기자, 작가, 배우, 정치인 등 당대의 각국의 유명인들의 사진으로 마치 인터뷰를 하는 듯 자연스럽게 대화 하는듯한 모습을 보인다. 20세기의 유명인들, 특히 서양의 인물들을 잘 알지 못하기에 매번 캡션을 확인해야 했지만 덕분에 아는 인물이 나올 때의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 어렵게만 느껴지던 알베르 카뮈와 사무엘 베케트가 반갑게 느껴지던 기분!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고 싶은 당부는 영원한 풍경은 전시장 내에서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시를 관람하는 두 시간 넘는 시간동안 여러 차례 찰칵거리는 사진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전시된 사진 옆에 서서 아무렇지 않게 인증샷을 찍는 관람객도 볼 수 있었다. 입장 시에도 사진 촬영이 불가하다고 친절히 설명해 주는 만큼 전시예절을 따라 작품을 존중해 준다면 이와 같은 전시가 더 많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관람하는 동안만큼은 휴대폰은 잠시 내려놓는 것이 관람을 위해서도 작품을 위해서도, 다른 관람객을 위해서도 좋지 않을까 싶다.

 

전시명10주기 회고전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영원한 풍경

전시기간2014125() ~ 201531()

(74일간, 매주 월요일 & 구정 당일 휴관)

전시장소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전시관

홈페이지 http://www.hcb2014.co.kr

문의02) 735-4237 /hcb2014@naver.com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