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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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함께 존재하기 위해서, 모르기 연습 [공간]
언젠가 한 연극을 보고 마음속에 박힌 말이 있었다. 연극을 만드는 것에 관한 연극이었는데, 어린 극작가가 쓴 희곡을 읽은 누군가 말한다. ‘네 극 속에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게 최대 사건’이라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사건’이 되지 않는다고. 그 후로 나는 그 말을
by 유예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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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일본 미술로 보는 물(物)을 존중하는 태도 [미술/전시]
오늘날 소비와 폐기의 주기가 대폭 짧아지고 있다. 물건은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며, 기능이 약해지거나 목적을 다했다고 판단되는 순간 쉽게 버려진다. 이러한 소비 방식은 사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를 변화시킨다. 자연물도, 오랜 시간을 함께한 생활용품도 사용 이후 목적
by 김한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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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얼마나 수 많은 '이별'이 '이 별' 위에 존재할까 [미술/전시]
#1. 얼마나 수많은 '이별'이 '이 별' 위에 존재할까. 우리는 그들의 수를 헤아릴 수 있을까, 그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사진: Jaspert Anrijs/ pexels 보통 '입양', 특히 '강제 불법 입양'에 대한 경각심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
by 문경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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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인류는 아직도 슬프다 [도서/문학]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신대륙, 서인도제도, 인디언이라는 말들은 그 사실을 잘 보여준다. 과거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측면에서 보면 그들의 땅은 결코 신대륙도, 서인도제도도, 혹은 아메리카도 아니었다. 그들에게 대지는 누구도 소유할 수 없고, 마음대로
by 서연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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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적당해서 이룰 수 있는 꿈은 없어! [영화]
적당한 건 없지만 특히 꿈은, 적당히 쫓아선 닿을 수가 없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꿈과 현실을 타협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서서히 불꽃을 잃어가는 마음속 심지에 불쏘시개처럼 열정을 살리는 영화 <싱 스트리트> 10주년을 맞아 재개봉했다. <비긴 어
by 김은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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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이름에 ‘나’가 두 번 들어가지만 여전히 나를 잘 모르는 세상의 모든 나나들, 그리고 우리의 나날들 [도서/문학]
* 이 글은 친족 성폭력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유의 바랍니다. * 이 글에서는 텍스트적인 희곡만을 두고 쓰였습니다. 따라서 실제 상연되었던 연극의 스펙타클 요소에 대해서는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꿈, 잠, 몸. 한 단어씩 천천히 소리내 말해본다. 세 단어
by 최승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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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함께 존재하기 위해서, 모르기 연습 [공간]
함께 존재하는 극장을 상상하다
언젠가 한 연극을 보고 마음속에 박힌 말이 있었다. 연극을 만드는 것에 관한 연극이었는데, 어린 극작가가 쓴 희곡을 읽은 누군가 말한다. ‘네 극 속에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게 최대 사건’이라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사건’이 되지 않는다고. 그 후로 나는 그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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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일본 미술로 보는 물(物)을 존중하는 태도 [미술/전시]
과잉생산, 과잉소비의 시대에서 우리가 물체를 바라보는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가. 일본의 1960년대 후반 등장한 전위예술 '모노하'와 전통자수기법 '사시코'를 통해 사물을 존중하는 태도를 배워볼 수 있다.
오늘날 소비와 폐기의 주기가 대폭 짧아지고 있다. 물건은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며, 기능이 약해지거나 목적을 다했다고 판단되는 순간 쉽게 버려진다. 이러한 소비 방식은 사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를 변화시킨다. 자연물도, 오랜 시간을 함께한 생활용품도 사용 이후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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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얼마나 수 많은 '이별'이 '이 별' 위에 존재할까 [미술/전시]
장세진 작가의 <4개월, 4백만 광년>으로 본, 한국의 해외 입양 역사
#1. 얼마나 수많은 '이별'이 '이 별' 위에 존재할까. 우리는 그들의 수를 헤아릴 수 있을까, 그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사진: Jaspert Anrijs/ pexels 보통 '입양', 특히 '강제 불법 입양'에 대한 경각심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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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인류는 아직도 슬프다 [도서/문학]
'슬픈 열대'가 현대인에게 울리는 경종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신대륙, 서인도제도, 인디언이라는 말들은 그 사실을 잘 보여준다. 과거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측면에서 보면 그들의 땅은 결코 신대륙도, 서인도제도도, 혹은 아메리카도 아니었다. 그들에게 대지는 누구도 소유할 수 없고,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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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적당해서 이룰 수 있는 꿈은 없어! [영화]
꿈이라는 불확실성을 감당할 용기를 기꺼이 갖다
적당한 건 없지만 특히 꿈은, 적당히 쫓아선 닿을 수가 없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꿈과 현실을 타협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서서히 불꽃을 잃어가는 마음속 심지에 불쏘시개처럼 열정을 살리는 영화 <싱 스트리트> 10주년을 맞아 재개봉했다. <비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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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이름에 ‘나’가 두 번 들어가지만 여전히 나를 잘 모르는 세상의 모든 나나들, 그리고 우리의 나날들 [도서/문학]
해서우작가의 희곡 「꿈 잠 몸」 을 읽고
* 이 글은 친족 성폭력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유의 바랍니다. * 이 글에서는 텍스트적인 희곡만을 두고 쓰였습니다. 따라서 실제 상연되었던 연극의 스펙타클 요소에 대해서는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꿈, 잠, 몸. 한 단어씩 천천히 소리내 말해본다. 세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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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심해에 가라앉은 고래의 외침, ‘더 웨일’이 말하는 진정성의 무게 [영화]
영화 <더 웨일>이 우리에게 묻는 것: 당신은 지금 솔직한가
* 이 글은 영화 결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더 웨일>의 주인공 찰리는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은둔형 인물이다. 거동이 어려울 정도의 초고도비만으로 건강이 악화된 그는 죽음을 앞둔 마지막 일주일 동안, 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던 진심을 하나둘 꺼내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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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관음은 어떻게 소설이 되는가 - 맨 끝줄 소년 [도서/문학]
후안 마요르가의 희곡 '맨 끝줄 소년'
이야기는 작가의 상상에서 시작된다. 어떤 작가는 자신의 삶에 허구를 더해 이야기를 만들고, 어떤 작가는 자신의 삶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에서 다른 인물을 주인공으로 세워 이야기를 만든다. 그렇다면 <맨 끝줄 소년>의 작가 ‘후안 마요르가’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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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어리석은 믿음은 사랑을 구원할 수 있는가 - 오페라 ‘사랑의 묘약’ [공연]
가짜 묘약을 둘러싼 유쾌한 소동 끝에, <사랑의 묘약>은 사랑을 움직이는 순수한 마음의 힘을 보여준다.
지난 6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글로리아오페라단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이 무대에 올랐다. 도니체티의 대표적인 오페라 부파인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사랑의 묘약'을 둘러싼 유쾌한 소동을 그린다. 시골 청년 네모리노는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주의 딸 아디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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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사랑을 믿는 사람들의 기적, 정용준 '겨울통' [도서/문학]
사실 인간이 번데기 속 액체가 된 것처럼 변해버리는 것, 그 안에서 기질과 성질이 동일하게 남게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주어진 운명을 사랑이 이겨내는 것은 가능하다. 인하가 결국 동아를 재탄생시킨 것처럼. 관계에 지쳐서 혼자 우뚝 남게 된 사람에게 없으면 안 될 사람이 생기고, 싫은 게 많던 사람에게 읽고 싶은 사람이 생기는 것처럼 말이다. 삶은 늘 일반적이지 않고, 끊임없이 운명이 끼어든다. 그리고 그 운명을 뚫을 수 있는 것은 사랑이라고 불리는 기적이다.
여름의 냉면처럼, 겨울의 호빵처럼 여름에 여름의 소설을 읽으려다가 반대로 겨울이 담긴 소설을 읽기로 했다. 겨울을 사랑하지 않기에 사랑하는 여름에 겨울의 소설을 읽으면 조금이라도 겨울이 좋아질까 싶었다. 가끔 삶은 지독하게도 정반대의 감각이 찾아온다. “도대체 조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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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미니 풀꽃 전시회 [공간]
초봄부터 초여름까지 싱그러운 들꽃의 매력
1. 여름의 능소화 여름의 능소화만큼 탐스러운 존재가 있을까. 작년 속초 여행을 하며 발 닿는대로 걷다가, 초등학교 정문 바로 옆에 피어있는 능소화 다발을 담았다. 봄에 벚꽃이 있다면 여름에는 능소화가 있다. 요즘들어 '능소화 인증샷'이 심심찮게 올라오는 것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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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세상이 그대들을 원한다는 오만 - 연극 '포쉬' [공연]
라이엇 클럽으로 보는 우리 시대 계급의 초상
<포쉬(POSH)>는 영국 상류층의 오만함과 특권의식, 그리고 그 이면에 자리한 모럴 해저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로라 웨이드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이다. 국내에선 23년도 3월 초연과 같은 해 12월 앙코르 공연을 거쳐, 25년도 10월부터 재연이 진행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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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침범당하지 않은 도원, 파멸 속에서 완성되는 무결함 - 뮤지컬 '몽유도원' [공연]
당신은 그 무엇도 침범할 수 없는 자신의 가장 깊은 본질을 지켜내고 있는가.
뮤지컬 <몽유도원>을 감싸고 있는 외피는 무척이나 거칠고 잔혹하다. 인물들을 둘러싼 시대적 격변과 가혹한 운명의 톱니바퀴는 끊임없이 그들의 삶을 도려내고 짓밟는다. 얼핏 보기에 이 극은 거대한 시련의 소용돌이 앞에서 한없이 나약하게 바스라져가는 인간의 비극을 비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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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스스로를 돌봐주고 있나요? - 소설 '카프네' [도서/문학]
깨끗한 방과 따뜻한 음식만으로 사람은 다시 살아갈 수 있다.
독서모임에서 선정한 책이라 읽게 된 아베 아키코 작가의 소설 '카프네'이다. 평소 일본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어느새 소설 속에 푹 몰입해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책을 덮었을 땐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잔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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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기록한 만큼이 내 인생이다 [도서]
다정한 언어로 글쓰기의 효능을 알려주는 책, <생활 글쓰기>
다정한 언어로 글쓰기의 효능을 알려주는 책, <생활 글쓰기> 친구와 함께 연남동의 한 서점을 구경하던 중이었다. 나와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책을 구경하던 친구가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너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며, 이 책은 어때?” 친구의 손끝은 알록달록한 초록빛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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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열등감은 어떻게 이야기를 삼키는가 - 맨 끝줄 소년 [드라마/예능]
관음과 열등감이 만났을 때 이야기는 누구의 것이 되는가
공개 전부터 꽤 기대하고 있었던 작품인 ‘맨 끝줄 소년’. 공개되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6화를 다 봐버렸다. 최민식이 이 드라마는 ‘몰아보기’로 봐야 진가가 나타난다고 했다던데, 그 말이 이해됐다.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몰입도 높은 구성 때문인지 새벽 4시까지 쭉 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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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이건 비밀인데, 우린 가족이야 - 어느가족 [영화]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어느 가족』이 던지는 질문을 따라가 본다.
"그들이 훔친 것은, 함께한 시간이었다." 이 한 문장이 나를 영화 『어느 가족』으로 이끌었다. 줄거리만 읽으면 생계를 위해 도둑질을 하며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처럼 보였다. 그런데 포스터 속 한 문장은 그 줄거리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했다. 도둑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