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5/7) 손 없는 색시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 프로그램
글 입력 2018.04.2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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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없는 색시
- 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 프로그램 -


손없는색시_포스터_ver.2.jpg
 


우리의 위로가 공허한 울림이 되기 전에


이번 작품 <손 없는 색시>는 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슬픔 때문에 손으로 항상 자신의 아픈 가슴을 쓸어내리는 색시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런 색시의 어려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색시의 손은 더 이상 색시의 아픈 가슴을 만지기 싫다며 스스로 떨어져 나와 떠나 버린다. 아, 이제서야 작품명이 이해가 간다.

과거에서 전해 내려오는 설화나 고전을 재해석해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개인의 삶에 비춰 되살려낸 작품으로도 매력적이지만, 사실 이 작품은 '상처의 회복'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였다는 점이 더 흥미로워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보고자 한다.

우리는 몸에 상처를 입으면 병원에 가고 약을 처방 받지만 마음의 상처와 같은 회복하기 쉽지 않은 상처를 입었을 경우에는 도통 치료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음의 상처는 위로의 대상이 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제때 치유하지 못하고 평생을 안고 가기도 한다. 누군가의 마음을 헤아려 준다는 것은 이 바쁜 세상에서 큰 사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상처받은 이들의 치유의 공백은 그냥 놔두기에는 너무나도 크다. 어떤 사람들은 그들에게 말한다. "잊으라"고.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상처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기억을 완전하게 지울 수 없지 않을까. 그래서 무작정 그 사람에게 잊으라는 말은 참으로 어렵고 가혹한 조언이 아닐 수 없다. 기억은 남아있는 사람의 몫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흔히 '힘내'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러한 위로가 그저 공허한 울림이 되지 않게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스스로와 타인의 슬픔을 쉽게 외면하곤 하는 이 시대에, <손 없는 색시> 속 숨은 표정을 상상하는 여정을 통해 지금을 살아내는데 필요한 덕목인 '공감하기'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진심을 다하여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





<시놉시스>


손 없는 색시 연습 사진 (1).jpg
 

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슬픔 때문에
손으로 항상 자신의 아픈 가슴을 쓸어내리는 색시.

어느 날 색시의 손은
더 이상 색시의 아픈 가슴을 만지기 싫다며
스스로 떨어져 나와 떠나 버린다.

역시 색시의 슬픔 때문에
늙은 채로 태어난 아들, 붉은점.

색시는 노인네 아들 붉은점의
수의를 직접 만들어주기 위해
손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데...





<기획노트>


연극 <손 없는 색시>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러시아, 유럽 등 세계 전역에 퍼져있는 ‘손 없는 색시’ 설화와 민담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기존 설화는 계모의 모함으로 양손이 잘려 쫓겨나고, 우여곡절 끝에 결혼 후 갓난아이와 다시 내쫓긴 색시가 우물에 떨어지는 아이를 잡으려는 순간 양손이 되살아난다는 이야기다. 손이 없어졌다가 재생되는 기존 서사 구조를, 작가는 손이 스스로 떨어져 나간다는 상상으로 비틀어 현대 사회의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그는 "욕망을 상징하는 손이 떨어져 나간다는 것은 인간에게는 죽음과도 같다."라며, 구조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연히 겪게 되는 죽음과도 같은 고통과 슬픔을 어떻게 견뎌내고 삶을 이어가는지에 관한 호기심에서 시작해 이 희곡을 쓰게 됐다.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슬픔 때문에 늘 자신의 아픈 가슴을 손으로 쓸어내리는 색시. 어느 날, 색시의 손은 더 이상 색시의 아픈 가슴을 만지기 싫다며 스스로 떨어져 나와 떠나 버린다. 극심한 고통에 색시가 목을 매는 순간 태중의 아이가 태어난다. 하지만 어미의 슬픔을 품고 태어난 갓난아이는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색시, 색시의 손, 색시의 늙은 아들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좇아가다 보면 상처와 불행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물음에 닿는다.


손 없는 색시 연습 사진 (4).jpg
 

경민선 작가는 "이전의 삶으로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 작품에서 상처의 회복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손 없는 색시>에서는 색시의 손이 떨어진 부위가 이미 아물어 손을 붙이려 해도 붙일 수가 없다. 대신 노인으로 태어났던 아이가 손과 합쳐지면서 다시 어린아이로 되돌아간다. 결국, 상처가 회복된다는 것은 본래의 상태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와 상처를 기꺼이 인정하고 견뎌낸다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이 시적이고 상징적인 이야기를 예술무대산이 인형극으로 관객에게 전달한다. 그동안 예술무대산은 전쟁을 배경으로 한 <달래이야기>, 국제 입양을 소재로 한 <꺼내지 못한 이야기-상자>, 거리 퍼포먼스 <선녀와 나무꾼>과 <견우와 직녀> 등 개성 있고 완성도 높은 인형극을 선보여왔으며, 무거운 주제를 다양한 오브제와 결합해 '인형극은 아이들 공연'이라는 편견을 깨는 작품들을 창작해왔다. 조현산 연출은 "인형의 표정은 단 하나뿐이라 인형극을 보는 것은 마치 은유가 장착된 시를 읽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한다. 즉 관객들은 인형의 단 하나의 표정 속에서 그 안에 숨어 있는 숱한 감정과 상념을 스스로 상상해야 한다. 스스로와 타인의 슬픔을 쉽게 외면하곤 하는 이 시대에, <손 없는 색시> 속 숨은 표정을 상상하는 여정을 통해 지금을 살아내는데 필요한 덕목인 '공감하기'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무대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는 이야기꾼이자 인형 연기자이다. 또한 배우들의 몸이 인형이나 오브제로 변했다가, 세트와 소품으로 기능하는 등 무대 위에서 인물과 공간을 창작해나간다. 작품의 중요한 키워드인 ‘손’은 색시를 떠나버린 물질적인 손으로, 때로는 전쟁의 상처를 껴안은 땅으로 모습을 바꾸며 등장한다. 여기에 정교한 인형술과 각종 오브제, 도르래를 활용한 무대 구조의 조화로 희곡이 담고 있는 시적이고 상징적인 부분을 환상적으로 구현해낸다. 선율이 없이 효과음으로 구성된 음향은 손 없는 색시와 아들의 여정과 계절변화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작품소개>


회복, 아픔을 인정하고 나아가는 것 
상처와 고통, 그리고 치유...
한 편의 시처럼 펼쳐지는 삶의 이야기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슬픔 때문에 늘 자신의 아픈 가슴을 손으로 쓸어내리는 색시. 어느날 색시의 손은 더 이상 색시의 아픈 가슴을 만지기 싫다며, 스스로 떨어져 나와 떠난다. 극심한 고통에 색시가 목을 매는 순간 태중의 아이가 태어난다. 하지만 어미의 슬픔을 품고 태어난 갓난아이는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아이는 자신에게 수의를 지어줄 손을 찾으러 우물에 가자고 제안하고, 아이와 어미는 손을 찾아 길을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우물에 도착한 두 사람. 아들이 물을 마시려다 우물에 빠지지만 손 없는 색시는 아들을 잡을 수가 없다. 그 순간, 색시의 손이 나타나서 아들을 구하고, 아들은 갓난아이의 모습으로 어머니의 품에 되돌아온다.





<예술무대산>

예술무대산.jpg

인형이 배우로써 무대 위에서 숨 쉴 수 있도록 생명을 불어넣고 인형극이 가지는 가능성과 인형극의 문법을 발견하고 실험하는 것을 목표로 창작하는 단체입니다. 인형을 매개로 한 다채로운 이야기와 시각효과의 끊임없는 진화를 통해 관객에게 즐거움, 감동, 여운을 제공하고 나아가 삶의 화두를 제시합니다.





손 없는 색시
- 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 프로그램 -

일자 
2018.04.26(목) ~ 05.07(월)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04.30(월) 쉼
05.07(월) 공연 있음

장소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
서울특별시

주관
서울문화재단, 예술무대산

제작
남산예술센터, 예술무대산

관람연령
만 7세이상

공연시간
80분

문의
남산예술센터
02-758-2150






<상세보기>

웹전단.jpg
 

[장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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