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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by 박형주 에디터
2026.06.06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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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몰랐던 음성해설 이야기


'대장금', 'CSI', '왕의 남자', '우리들', '벚꽃동산'

7,800여 작품의 해설을 쓴

우리나라 1호 음성해설 작가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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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알라딘에서 북펀드 중입니다.

(마감 2026.06.19)

+ '모두를 위한 예술'을 새긴 점자 기명 스티커

+ 개방형 음성해설 영화 상영 & 작가와의 대화

(서수연, 이다혜)

 

 

전 세계가 <오징어 게임>을 이야기하던 2021년, 그때 시각장애인들은 <오징어 게임>을 어떻게 봤을까? 시각장애인이 <오징어 게임>을 본다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 만일 <오징어 게임>의 소리만 들어야 한다면, 등장인물들의 파편적인 대사와 난투 현장의 효과음으로 이 복잡한 데스게임을 유추할 수 있을까?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시각장애인은 <오징어 게임>을 시청하며 드라마의 소리만을 듣지 않는다. 이 드라마의 음성해설(화면해설)을 함께 듣는다.

 

시각장애인은 알지만 비시각장애인은 알기 어려운 사실 중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제작되는 드라마나 영화의 일부 작품에 음성해설(화면해설)이 제공된다는 것이다. 그 시작은 2003년 KBS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 방송국의 낮 시간대 방송을 일부 허용하고 2005년에는 전면 허용하며 자막 및 화면해설 강화를 권고했다. 시범적으로 제작 편성되던 음성해설 드라마가 이때부터 정규 편성되기 시작했다.

 

음성해설audio description(화면해설video description)이란, 시각장애인이 드라마나 영화, 공연, 전시 같은 시청각 작품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도록 상황을 묘사하는 대본을 쓰고 이를 음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언어(19개)로 음성해설(화면해설)이 제공된 작품이다.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17개), <브리저튼Bridgerton>(15개)보다 많다.

 

서수연 작가는 2003년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음성해설(화면해설)의 대본을 쓰고 그 대본을 낭독한, 이 일을 직업으로 삼은 우리나라 1호 음성해설 작가이자 음성해설 성우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드라마, 영화, 예능프로그램, 연극, 뮤지컬, 미술작품, 무용, 마술쇼 등 7,800여 작품의 음성해설을 썼다. 그가 20년 넘게 활동하며 이렇게 많은 작품에 음성해설을 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장애인 시청권과 예술 감상권에 대한 아주 느리지만 분명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은 직업인으로서 서수연 작가가 이끈 접근성의 세계를 보여 준다. 음성해설이라는 낯선 영역에 던져져 컴퓨터 앞에서 홀로 작업하던 작가는 마감에 쫓기면서도 선해설, 후해설 등 음성해설 방법론을 개발하고 직업윤리를 세우며 전문성을 만들어 나갔다. 자신의 일에 학문적 근거를 마련하고 싶었던 작가는 접근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고 방송법상 제작 편수의 10퍼센트 이상을 음성해설로 제작해야 하는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국립극장, 국립극단, 두산아트센터,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의 첫 터치투어(공연 전 시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 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무대장치와 소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접근성 활동)를 성사시켰다. 그의 행보에 따라 그동안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장르에 음성해설이 제공되기 시작했다.

 

음성해설은 이제 화면에만 머물지 않는다. 무용 공연 <무용수-되기>에도, 이은결 마술사의 국내 최초 배리어프리 일루션 공연에도 음성해설이 제공됐다. 무용과 마술은 음성해설이 어려울 거라고 여겨졌던 대표적인 장르였다. 노안이 온 중년에게는 큰 글씨 팸플릿을, 키가 작은 어린이에게는 낮은 위치의 버튼을, 시각장애인에게는 만질 수 있는 복제품을, 청각장애인에게는 소리가 진동으로 울리는 의자와 조끼를…… 음성해설의 기반이 되는 접근성의 개념은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환대하며 문화예술 현장을 밝히고 있다.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은 시각에만 치우쳐 있던 우리의 감각을 깨워 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질문들이 고개를 든다. ‘잠깐, 시각장애인은 <왕과 사는 남자>를 어떻게 보지?’ 여기 없는 사람이 누구인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감각하는 것. 그로부터 환대가 시작되면 좋겠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예술작품을 볼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 사람들. 서수연 작가는 그런 사람들 중 한 사람이다.

 

이 책은 오디오북과 동시 출간된다. 서로 다른 감각을 지닌 독자에게 이 책이 같은 시기에 함께 도착하기를 바란다. 낭독은 서수연 작가가 맡았다. 이 책의 표지에는 제목이 점자로 들어가 있고, 책 날개에는 도드라진 사각형을 두어 시각장애인들이 QR코드를 촉각으로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QR코드를 통해서는 표지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표지 해설 또한 서수연 작가가 직접 작성하고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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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연

 

우리나라 첫 음성해설 작가이자 음성해설 성우. 2003년 KBS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2006년 MBC 외화 < CSI 과학수사대 >를 비롯해 지금까지 7,800여 작품의 음성해설을 썼다. 그가 음성해설을 맡는 장르는 무용 공연, 회화 전시, 미디어아트 전시, 마술쇼 등 무척 다양하다. 현재 국립극장,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을 방문하는 시각장애인은 서수연 작가가 쓴 소개 글을 소리로 듣게 된다.

 

최근 음성해설을 맡은 작품으로는 넷플릭스 드라마 <은중과 상연>, <이 사랑 통역 되나요?>, 국립극단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헤다 가블러>, 모두예술극장 <젤리피쉬>,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새 나라 새 미술> 등이 있다.

 

영국 뉴캐슬대학교 미디어저널리즘 석사학위를,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번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번역학 대학원에서 음성해설을 주제로 강의한다.

 

직업인으로서 그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접근성의 생생한 현장기이기도 하다. 지금은 널리 알려진 ‘접근성 매니저’라는 직함이 처음 마련되고,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무장애예술주간’이 ‘모두예술주간’이 되고, 두산아트센터,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에서 첫 터치투어가 성사된 현장에 서수연 작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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