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마오 나의 그대로 남아줘
넘치지 않는 나의 바다가 되어줘
때론 폭풍이 날 삼키려 달려들더라도
존재만으로도 따뜻해지는 나의 등대여
우예린 < RESCUE >
illust by 아현(雅玄)
어떤 노래에 한 번 꽃히면, 질릴 때까지 수도 없이 반복해 듣고는 했다. 중독성이 강한 대중가요보다 서사가 있는 고요함과 애절함을 좋아했다. 운율을 따라가며 어쩌면 나는, 짤막한 이야기의 흔적들을 여행했다.
이번에 사랑하게 된 것은 우예린의 < RESCUE >였다.
구원.
구해달라 몇 번을 말하면서도 노래는 맑고 깨끗했다. 그러나 너를 찾는 아름다운 서사 속에서 나는 이번에는 이야기를 만나지 않았다. 다만 따뜻한 등대를, 넘치지 않는 바다를, 녹음이 우거진 고른 땅을 떠올렸다.
오로지 그 가사가 마음을 편하게 했다. 이것은 이상이 아니라 이곳의 현실이었다.
사람은 사람에게 구원받는다.
사람에 의해 상처받고 사람에 의해 구원을 얻는다. 하지만 그 관계의 단면이 반드시 절실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존재를 이토록 담백하게 구원으로 여기는 것은 얼마나 귀한가.
애원하지만 질퍽이지 않고, 부탁하지만 존재함 그 이상은 바라지 않는다. 당신은 그저 살아 그대가 되며, 바다가 되며, 등대가 된다. 당신의 존재는 나의 마음에 머무른다.
사랑도 사람도 결국은 구원이라면.
어떤 노래는 또다시 구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