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되고자 하지만 뭐가 될 수 있는지 계속 찾는다.
그러다 무언가 되려고 너무 애쓰지 말자 다짐했건만, 나는 또 누군가 되려고 발버둥을 친다. 미래가 궁금한 듯 안 궁금하다. 세상은 점점 발전하며 동시에 도태된다.
나는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할까.
고민의 답은 태도가 된다. 생각이 많아서 좋지만 생각이 많아서 어렵다. 생각은 고민이 되고 고민은 짐이 된다. 나이가 좀 들면 나아질까? 아니 더 어릴 땐 긴 방향이 한 가지였지만 지금은 여러 갈래의 길이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빙빙 돌고 있다. 갈피를 못 잡은 채 종종걸음이라니, 뭔가 도태되는 기분이다.
후회를 안 하고 싶어서 하는 고민이 날 더 주저하게 만든다.
꾸준히 오래 재밌게 하는 건 글을 쓰는 것인데, 현실적인 생각에 다시 주저하게 된다.
아무것도 재지 않는데 내 삶에 대해선 왜 이렇게 재고 행동을 하는 걸까. 큰 바다에 들어갈 수 있을까 스스로 고민하고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 주위만 돌고 바다만 바라본다.
끝없이 뜨거운 모래만 밟고 서있다. 수영도 할 줄 알고 잠수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걷는 거 밖에 못한다 생각해서, 얕은 물에서 물장구도 치지 않고 모래밭에 서있기만 한다. 저 너머의 수평선만 바라보면서 새로운 감각에 뛰어들지 않는다.
그런 감정에 녹아들 때쯤 파도가 예상치도 못하게 밀려와 발을 삼킨다.
도망 다녔지만 살짝 젖어든 시원한 파도에 이왕 젖은 겸 속이나 뻥 뚫려보자고, 탄산감이 가득해 보이는 파란색 바다에 발을 담그고 걱정의 모난 돌멩이들을 가득 내려놓는다. 파도에 계속 깎이고 밀리고 씻겨 둥글고 반짝거리는 감정이 되길 바라며.
혼란의 파란 앞에서 동동거리지만 생각보다 한 발자국 내디디면 생각보다 속이 투명한 파란 바다일 수도 있다.
그러니 모래 앞으로 딱 한 발자국만 더 내딛는 그런 태도를 가져볼까 또 조심스레 고민의 답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