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두근대는 심장 소리가 들려! [게임]

공포와 설렘 그 사이 어딘가
글 입력 2025.01.17 11:3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바야흐로 도파민의 시대, 사람들은 일상의 재미를 더해줄 자극을 찾아 나선다. 대부분은 그 재미를 사랑에서 찾을지도 모른다. 넘쳐나는 로맨스 드라마와 방영이 시작되자마자 뜨거운 주제로 부상하는 연애 프로그램들이 그 방증이다.


불꽃 튀는 사랑의 현장과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플러팅의 전쟁은 사람들의 즐거움을 채워주기에는 충분하다. 하지만 모든 것들이 그렇듯, 평범함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이들은 언제나 존재한다. 아무리 자극을 찾아도 지루하고 심심한 사람들을 위한 ‘엄청난’ 도파민은 없을까?


재미는 더하면 배가 된다는 말이 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조합’을 열망한다. 웃음과 긴장감을 더한 액션 코미디의 ‘맨 인 블랙’이나 음울함과 신선함을 담은 다크 판타지 ‘판의 미로’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 중의 최고봉은 다름 아닌 로맨스와 스릴러의 조화, ‘로맨스릴러’라고 생각한다.


로맨스릴러는 로맨스와 스릴러를 합친 새로운 장르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 웹툰으로부터 시작된 이 장르는, 긴장감 속에서 전개되는 지독한 사랑을 그려낸다. 사랑과 공포라는 공존할 수 없는 두 가지 감정에 가슴이 빠르게 뛴다. 두근거리는 이유가 설렘 때문인지, 두려움 때문인지 잘 가늠할 수 없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사랑과 공포의 가슴 떨림은 언제나 재미있다.


여러 사건을 겪으며 사랑에 빠지게 되고, 예상치 못한 위기를 겪는 로맨스와 짜증 날 만큼 짜릿한 놀라움을 주는 공포의 조합은 그야말로 ‘고자극’이라는 것이다. 말만 들어도 기대되는 ‘고자극’을 선사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 바로 게임 '호미사이퍼'를 플레이하는 것이다.

 

  

호미사이퍼 로고.jpg

 

 

호미사이퍼는 2024년 공개된 일본의 비주얼 노벨 게임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연애 시뮬레이션’ 계열의 게임이라는 것. 대화와 선택지를 통해 결말에 도달하는 진행 형태를 가지고 있다. 미소녀들이 등장하는 보통의 연애 시뮬레이션과는 달리, 호미사이퍼는 공략 대상이 남성 캐릭터인 여성향 비주얼 노벨 게임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단순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니다. 게임 내의 모든 캐릭터는 기괴한 모습을 한 ‘괴물’로 표현된다. 다시 말해, 이 게임의 장르를 규정하자면 ‘호러 비주얼 노벨’ 게임이라는 것이다. 으스스한 배경과 음향, 그리고 등장하는 기괴한 괴물들 사이에서 게임은 시작된다.

 

 

눈을 떠보니, 다른 세계로 헤매게 된 주인공.

수수께끼의 언어를 하는 괴물들의 말을 외우면서, 탈출 방법을 찾게 된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을 도와주는 괴물 남자들과 연애를... 하게 된다? 정말로?

 

- 호미사이퍼 DL Lite 공식 소개문 

 

 

알 수 없는 세계 속 눈을 뜬 플레이어. 두려움과 긴장감 속,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 세계의 언어는 플레이어를 답답하게만 만든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되는 다섯의 ‘괴물 남자들’. 공포 속에서 커지는 사랑, 그야말로 자극과 자극의 조화를 견디며 다양한 엔딩을 맛볼 수 있다.

 

 

『文字化化』2024年11月1日リリース告知PV 1-0 1.jpg

 

 

호미사이퍼가 ‘로맨스릴러’로서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괴물과 귀신의 모습을 한 특이한 ‘캐릭터 디자인’. 원색적으로 표현하자면 ‘잘생긴 얼굴’과 ‘엄청난 서사’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눈이 없는 기묘한 모양새지만 주인공을 지켜주는 ‘Mr. Crawling’, 주인공을 졸졸 따라다니는 장신의 괴이 ‘Mr. Scarletella’등 기괴한 모습 속에서도 느껴지는 수려한 미모는 그 어떤 매력보다 강하다는 반전 매력을 발산한다.


매력적인 장발과 같은 외관부터 능글맞은 성격까지, 모두가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취향을 꾹꾹 눌러 담은 듯한 캐릭터에 두려움은 눈 녹듯이 사라진다. 이에 더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깊이 있는 스토리는 플레이어들의 마음을 울린다. 솟아나는 애정은 두려움이 사라진 자리를 메운다. 그렇게 마음속에는 설렘과 호기심만이 남게 된다.

 

 

『文字化化』2024年11月1日リリース告知PV 0-3 screenshot.jpg

 

 

사랑으로부터 시작된 설렘과 호기심은 적극적인 행동을 만든다. 여기서 호미사이퍼의 또 다른 재미이자 성공의 이유가 드러난다. 아까 말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사실 호미사이퍼의 장르는 단순한 ‘호러 비주얼 노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략 대상을 포함해 호미사이퍼 속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는 이세계 속 ‘알 수 없는 언어’를 구사한다. 플레이어는 그들이 사용하는 고유의 언어를 해독하고, 그 언어를 통한 소통으로 엔딩에 도달한다. 따라서 호미사이퍼는 게임 속 그들의 언어를 해석하고, 연애 감정을 나누는 ‘해독 호러 비주얼 노벨’ 장르라고 할 수 있다.


해독이라는 키워드는 굉장히 독특한 요소이다. 영어도, 한자도 아닌 난생처음 보는 상형 문자를 해석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난해한 미션이다. 그런데도 플레이어는 문자를 풀어내고 싶다는 호기심에 사로잡혀 열심히 문자를 해독하게 된다. 이렇듯 불명확한 대사는 캐릭터로 호기심을 유발하고, 문자를 해석하고 루트를 선택하게 만드는 우수한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또한, 이는 ‘연애’를 중심으로 하는 게임의 설정을 강화한다. 인간은 살아가며 수많은 관계를 맺지만, 그중 가장 어려운 것은 단연 연인 관계라고 생각한다. 과거 ‘남자어’, ‘여자어’와 같이 의중을 알 수 없는 이성의 언어를 해석하는 글이 큰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알 수 없는 단어를 해독하고 진심을 알아간다는 점에서 해독 시스템은 게임성과 현실성을 동시에 증폭시켜 주는 장치이다.

 

 

호미사이퍼1.jpg

 

 

호미사이퍼는 최근 SNS상에서 독특한 게임 콘셉트와 캐릭터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호러와 로맨스라는 최고의 조합에 플레이어의 취향을 저격한 캐릭터가 공존하는 호미사이퍼는 그야말로 엄청난 즐거움을 전해주는 도파민 파티의 현장인 것이다.


호기심, 긴장감, 설렘… 온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드는 자극적인 맛은 오직 이 게임에서만 즐길 수 있다. 마치 밍밍하고 평범한 능이백숙을 먹다 만나게 된 맵고 짠 불닭볶음면처럼… 호미사이퍼는 즐거운 자극이 필요한 자들을 위한 특식 같은 게임이다.


그렇기에 그저 그런 즐거움에 질린 당신에게 화끈한 즐거움을 선물한다. 공포와 설렘 사이 그 어딘가에서 뛰고 있는 심장의 소리를 느끼며, 보면 볼수록 은근히 귀여운 ‘괴물 남자들’에게 푹 빠져보길 바란다.

 

 

 

컬쳐리스트_박아란.jpg

 

 

[박아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5.02.0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5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