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저의 타임캡슐을 함께 열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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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편지나 소중한 물건을 캡슐에 담아서 땅에 묻어본 적은 없지만, 나에게 글이 타임캡슐인 것 같다. 현재의 기록이, 미래에 발견이 되고, 그 기록은 결국 과거로 묻히게 되니까. (타임캡슐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자마자 이 글의 제목도 수정했다!)
[Opinion] 33페이지 분량의 타임캡슐 [사람] 中
원문 : http://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68016
작년 12월에, 그동안 써왔던 아트인사이트 글들을 되돌아보며 나에게 ‘글’이란 어떤 의미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주체, 시공간, 형식, 기분 등등 ‘순간의 조건’에 따라 무수한 표현과 문장이 생산될 수 있는 것.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 순간들을 다시 꺼내어 볼 수 있는 것. 이것이 나에게 글이었고, 마침 떠오른 비유로 ‘타임캡슐’을 적었다. (순간 떠오른 단어로 제목까지 바꿨다니, 내 글답다.)
Q. 그렇다면 이 글을 써 내려가고 있는 현재, 나에게 글이란?
A. 음.. 요즘 팀 프로젝트부터 대외활동 지원서까지 매일을 창작의 고통과 살고 있어 그런가, ‘애증의 타임(캡슐)’이라고 정의해보겠다.
어쨌든! 이번 [Project 당신] 주제인 ‘셀프 큐레이션’을 통해, 나의 글들을 내가 소개해보고자 한다. 총 42건의 글 중 어떤 글들을 대표로 소개하면 좋을지 쭉 스캔해 본 결과, 나의 글이 크게 3가지 주제로 나뉜다는 사실을 새로 알았다. ‘잡생각, 전공 관련 주제, 나의 취향’으로 지금까지의 모든 글들을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각각의 주제를 대표하는 몇 개의 글들을 원문 링크와 함께 차근차근 풀어보도록 하겠다.
저의 잡생각을 공유합니다.
1) 새로운 카페에서 똑같은 커피를 찾다
원문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64402
한창 새로운 카페에 찾아가기를 즐겨 했을 때, 어느 날 스스로 의문이 들었던 점에 대하여 쓴 글이다. 제목 그대로 새로운 카페에 가면서도 늘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이유. 의문에 대한 해답은 ‘공간’에서 찾을 수 있었다. 카페마다 풍기는 제각각의 분위기, 콘셉트, 커피 전달 방식을 오감으로 느끼고 싶어서였다. 즉, 나는 커피를 마시기 위한 목적보다는 카페라는 공간을 느끼기 위해 새로운 카페를 가는 것이었다.
2) 이런 생각, 한 번쯤 안 해보셨나요?
원문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64188
나는 정말 잡생각이 많다. 너무 많다.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생각하지 말자. 어? 지금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럼 멍을 때려야겠다. 내 앞에는 노트북이 있고..’ 그렇다. 그냥 답이 없다. 그래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상상력이 풍부하고 독특한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그렇게 잡생각이 소재가 되어 쓰게 된 이 글은, ‘캘린더의 끝’과 ‘나만 아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3) 계절 속 습관
원문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65524
계절을 크게 4가지로 나누듯, 나 역시 계절마다 새어 나오는 4가지 습관이 있었다. 봄에는 베이킹하기, 여름에는 여행 가기, 가을에는 서울숲 가기, 겨울에는 응답하라 1994 보기. 사실 이 모든 것들은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행동들이지만, 희한하게도 그 계절만이 주는 온도와 분위기에 따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 같다. 그 태도를 개인적으로 ‘계절 속 습관’이라고 정의해보며 이유를 떠올려보곤 했다.
어쩌다 보니 저의 전공병 흔적도 남아있네요.
1) 한정성과 무한성이 공존하는 공간, 팝업스토어
원문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64066
각자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나오는 ‘전공병’이 있을 것이다. 나는 소비문화 관련 전공을 하는 사람으로서, 뭐만 사도 합리적인 소비였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붙이고, 팝업스토어나 유행하는 게 있으면 자꾸만 분석하곤 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팝업스토어 시장이 커지면서, 그 공간에 대해 더 탐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내가 본 팝업스토어의 특징인 ‘한정성’과 ‘무한성’을 키워드로 잡으며, 실제 사례와 함께 분석해보았다.
2) 영화는 영화관에서
원문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64604
영화관에 잘 안 가던 내가 영화관을 자주 찾게 되면서, 스스로에게 궁금했다. 분명 OTT로 집에서 편히 볼 수도 있는데 왜 굳이 영화관을 찾을까? 그것도 똑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면서. 그 이유를 ‘무대인사’와 ‘N차 관람과 굿즈’를 중심으로, 영화관에 대한 인식 변화를 풀어나갔다. 또한 ‘영화를 진심으로 바라보고 이해하고자 하는 팬들의 마음’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3) 트렌드를 알고 싶으면 편의점에 가보자
원문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64815
예전에는 삼각김밥과 컵라면, 아이스크림을 사 먹기 위해 편의점에 갔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택배, 예약 구매, 금융 서비스 등 정말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유행하는 디저트를 구매하기 위해서 편의점 오픈런까지 하는 놀라운 광경까지 펼쳐졌다. 단순히 편의를 넘어 트렌드를 이끄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편의점을 보며, 과연 편의의 범위가 어디까지 늘어날까? 하는 생각도 들었던 글이다.
제가 어떤 것을 좋아하냐면요.
1) 나는 공연 덕분에-
원문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63737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할 때 거의 앞을 차지하는 단어는 공연이다.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을 평생 고스란히 가져갈 수는 없기에, 공연 후기를 적곤 했다. 다시 말해, 내가 글을 쓰게 된 계기에는 ‘공연’이 가득했고 그것을 ‘기록’하며 자연스레 ‘문화예술’에 스며들고 있었던 것이다. 이 글을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 선정된 이후 첫 글로 적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에디터로서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을, 나와 글이 친해지게 된 순간으로 기록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2) 선인장도 이번 생은 처음이라
원문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64492
생각이 많은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아무 걱정 없이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를 좋아한다.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이번 생은 선인장’은 나의 취향을 저격했고, 선인장의 특성과 인간의 특성을 적절히 콘텐츠에 녹이며 삶에 적용하는 방법도 크게 와닿았다. 특히 실수투성이였던 하루였음에도 ‘완벽한 하루’라고 마무리하는 각각의 에피소드는, 모두가 각자의 ‘완벽의 기준’에 따라 잘 살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 따듯한 메시지였다.
3) 디깅모멘텀의 재발견
원문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65201
이 글에도 적었듯이 아마 내 주변 사람들은 내가 얼마나 디깅을 잘하는지 알 것이다. 하나에 빠지면 끝까지 파고드는 걸 말이다. 신기하게도 이 글을 작성한 시점에는 인터뷰어로서 인터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들이 찾아왔었다.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디깅의 범위도 커져만 갔고, 나의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확신도 들었다. 바로 ‘호기심’과 ‘성취감’. 두 가지의 교집합이 디깅과 인터뷰 사이에 존재함을 알게 되었고, 실제로 현재까지도 디깅과 인터뷰는 계속되고 있다.
4) 하루의 마무리
원문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67316
우연히 본 ‘보이는 라디오’를 통해 ‘라디오’ 그 자체에 빠지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힐링과 디깅, 게스트와의 인터뷰가 총집합한 매체여서 그럴까. 뒤늦게 라디오의 매력을 알게 된 것이 후회될 정도였다. 나와는 다른 하루를 보낸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사연에 맞게 틀어주는 음악, 라디오 dj의 이야기까지 나를 위로해주고 있었다. 별일 없이 스쳐 지나갈 수 있는 하루를 더욱 특별한 하루로 만들어주는 마법 또한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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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비슷한 주제로 엮어보며 글 하나하나 큐레이션을 해봤는데, 내가 이런 표현을 사용했다고? 새삼 놀라기도 하면서 뿌듯함도 든다. 또한 그 당시의 내 생각과 현재 나의 생각이 같으면서도,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만큼 많은 지식도 쌓이다 보니 덧붙이고 싶은 문장들도 있었다.
나의 글에 나름 일관된 주제와 규칙이 존재했음에 신기하기도 했던 반면, 문화예술이라는 방대한 주제에서도 결국에는 내가 정한 카테고리 속에서 빙빙 돌고 있었던 것 같은 아쉬움도 든다. 좀 더 새로운 콘텐츠를 찾아볼 걸, 평소 어렵게 느꼈던 주제에 대해서도 다뤄볼 걸 하는 생각도 들지만, 나의 관심사와 태도가 글에 온전히 드러나는 만큼 일단 경험을 먼저 해본 뒤 글로 옮겨 적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결국엔 내가 편한 주제만으로 다시 빙빙 돌아올 것 같기도 하다. 뭐, 이게 나인데 무슨 방법이 있을까! 지금처럼 좋아하는 일 계속 찾아보고 경험의 범위도 늘려나가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글의 범위가 미묘하게 달라질 거라 믿는다.
셀프 큐레이션을 통해, 그동안의 내 글을 다시 살펴보고 비하인드 썰을 푸는 과정이 꽤나 재밌었다. 42건의 글이 담긴 타임캡슐을 꺼내 보았으니, 다음 큐레이션 때에는 더욱 다채로운 글들이 타임캡슐 속에 담겨있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김유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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