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정성과 무한성이 공존하는 공간, 팝업스토어 [공간]

팝업스토어라는 공간이 가진 힘
글 입력 2023.03.2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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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에 대하여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감소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밖을 나서고 있다. 그리고 얼굴의 반을 차지했던 마스크로부터 해방되어, 가뿐한 숨을 내쉬며 활동이 가능해졌다. 식당, 카페, 백화점, 공원 등을 마음껏 다닐 수 있게 되었고, 그동안의 온라인 소비로 답답했던 마음을 오프라인에서 자유롭게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소비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요즘 특히나 인기를 얻고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팝업스토어’이다. 팝업스토어(pop-up store)란 ‘일정 기간 동안 운영하고 사라지는 매장’을 뜻한다. 즉, 브랜드를 홍보하는 동시에 자사 제품 소비까지 이어지도록 임시적으로 여는 공간 마케팅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팝업스토어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일까? 나 역시 팝업스토어를 자주 찾아다니는 한 소비자로서, 그리고 소비문화 전공생으로서 그 이유를 탐구해 보고자 한다.

 

 


한정적 체험



한정기간, 한정세일, 한정판 등 무언가를 제한하는 조건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서두르게 된다. 이 혜택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혜택을 누린 뒤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인지 모르겠다.

 

팝업스토어를 일정 기간 동안, 정해진 공간에, 이때가 아니면 못하는 특별한 이벤트 및 체험까지 있는 ‘공간계의 한정판’이라 부르고 싶다. 그저 판매만 이루어지는 평범한 매장이나 온라인 마켓에서도 그것만의 특별함이 있고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나 팝업스토어는 한정적인 시간과 공간 속에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 바로 ‘체험형 콘텐츠’이다.


체험형 콘텐츠는 사람의 감각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직접 오감으로 참여하고 몰입한 소비자들은 그 경험이 기억으로 남게 된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즐거움과 브랜드 경험을, 기업은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 형성과 메시지 전달이 이루어지는, 말 그대로 일석이조의 효과가 팝업스토어에서 발휘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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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로 며칠 전까지 진행되었던 <두껍상회 강남> 팝업스토어를 살펴보겠다. 2023년 1월 20일부터 3월 19일까지 강남의 한 건물에서 열렸으며, 주류 브랜드인 하이트진로의 캐릭터 두꺼비를 중심으로 공간을 꾸며놓았다. 1층은 주류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방문객들이 게임을 하며 신나게 즐길 수 있도록 게임장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반면 2층은 다양한 두꺼비 굿즈 전시와 함께 판매도 했고, 쏘맥자격증 이벤트를 진행했다.


주류를 다룬 팝업스토어였지만, 정작 그 공간에서는 게임하고 체험하며 바삐 움직인 기억밖에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게임을 하면서 움직였던 동선, 두꺼비 캐릭터의 모습, 팝업스토어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 한정판 럭키박스까지. 평소에 내가 생각했던 브랜드 이미지에서 마인드맵이 그려지듯 새로운 경험들로 가득 찼다.


이 모든 기억들은 내가 직접 안 해봤으면 존재하지도 않았을 기억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 모두가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을 손쉽게 하지 못했고 이를 그리워했다. 그 이유로 외부 활동이 자유로워진 현재는 경험 소비가 더욱 증가하고 있고, 더 나아가 독특하고 경험해 보지 못 한 새로운 콘텐츠를 누리고 싶어 한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특별한 체험을 통해 소비할 수 있는 공간. 바로 이곳이 팝업스토어가 아닐까? 한시적으로 운영되기에 지금이 아니면 못 가는 공간. 그리고 소비자가 브랜드와 가장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한한 범위



팝업스토어의 특성상, 정해진 기간과 공간 속에서 진행되지만 그 속에는 얽매이지 않는 무한한 소재가 담겨있다. 마치 흰 티셔츠에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담아 마음껏 커스텀 하듯이 말이다.


팝업스토어는 브랜드의 메시지와 이미지를 창의적이고 흥미롭게 녹여놓은 공간인 것 같다. 식품으로 같은 분야의 브랜드지만, 어떤 브랜드는 자사 제품을 이색적으로 조합한 신제품 음식을 한정 판매했고 또 다른 브랜드는 가상의 세계관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학교처럼 꾸몄다. 식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음식만을 소재로 사용하지 않았고, 전혀 관련이 없는 소재라도 소비자를 주목시킬 수 있으면 뭐든 가능했다.


또한 홍보를 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곳곳에 다양한 팝업스토어가 자리 잡고 있다. 종류는 셀 수 없이 다양하다. 드라마, 영화부터 시작해 인테리어, 식품, 가전제품, 캐릭터, 연예인, 게임, 화장품 등. 이제는 새로운 콘텐츠가 나올 때마다 팝업스토어도 언제 열릴지 기다릴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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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미디어 콘텐츠를 다룬 팝업스토어는 더 깊은 몰입감을 전달해 주었다. 영화 개봉 전에 찾은 <동감> 팝업스토어는 옛 물건들로 가득한 공간이었다. 이 영화는 1999년과 2022년에 살아가는 인물들이 무전기를 통해 연결되는 이야기로, 영화 속 명장면을 볼 수 있는 코너와 인물들의 방을 꾸며놓은 코너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에 나오는 거북이를 소재로 하여, 거북이 종이접기 후 영화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하였다.


영화를 관람하기도 전에 미리 체험하고 살펴본 공간이었지만, 오히려 영화 결말이 궁금해지고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반대로, 영화를 미리 보고 왔더라도 영화 속 장면들과 사건들을 떠올려보는 회상의 공간이 되었을 것 같다.


미디어 상에 존재하는 콘텐츠들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도록 구현해 내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예전에 한 적이 있다. 이제는 이러한 생각들이 실제로 가능해졌고, 심지어 더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하나의 미디어를 소비하더라도 그저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그 상황에 들어가 체험해 보면서 연속적이고 확장되는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정과 무한. 보통 두 단어의 의미가 상반된다고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팝업스토어에는 두 단어가 공존하고 있는, 어쩌면 이 시대에 발맞춰가고 있는 공간의 특성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팝업스토어라는 공간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또 어떤 참신한 공간이 탄생할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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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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