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런 생각, 한 번쯤 안 해보셨나요? [사람]

한 번쯤 떠올려봤던 이런 생각, 그리고 대답
글 입력 2023.04.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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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1. 캘린더의 끝은 몇 년도일까?



 A1. 2898년 그리고 2899년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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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그냥 이유도 없이 캘린더의 끝이 궁금했다.


‘지구가 멸망할 것이다’, ‘미래에는 이러한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다’, ‘100년 뒤 지구의 모습’ 등 지구의 미래에 대한 많은 추측과 연구를 많이 접하고, 관심도 있다 보니 떠오른 것 같다. 

 

이 생각이 내 머릿속을 떠돌아다니자마자 핸드폰을 켜서 확인했다. 캘린더 앱을 눌러 2023년을 1월부터 12월까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화면을 조정한 후, 오른쪽 검지로 화면을 마구 쓸어 올렸다.


화면의 밑에서 위로 10번을 쓸었더니 2206년이 나타났고, 이를 계속 반복하다가 2898년까지 이동을 했다. 사실 미래의 끝은 없었다. 그저 내 팔이 힘들어서 2898년에 머문 것뿐이다.


매일 보는 캘린더 속 익숙한 숫자들이, 생경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핸드폰 속 캘린더도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앞으로 무수히 많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먼 훗날’이라는 막연한 세 글자가 조금은 수치화돼서 다가온 것 같기도 하다.


약 800년 전에도 이렇게나 발전된 오늘날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내가 단 1분 만에 다녀온 2898년에는 어떤 모습이 펼쳐질지 감히 상상도 안 되고 무섭기도 했다.


단순한 호기심에 캘린더를 열어, 말도 안 되는 숫자의 무게에 압도당한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나 혼자 너무 멀리 갔다 온 이유 때문일까? 현실을 자각하고 하던 일을 이어서 했다. 지금 궁금해봤자 그 시대에 나는 없을 텐데,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서나 열심히 살자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Q2. 남은 모르고 나만이 아는 행복감은 무엇일까?


 

A2. 소소하게 있긴 있다. 하지만 나만 알고 있을 것이다.

 

 

화면 캡처 2023-04-04 030336.jpg

(유튜브 - 빠더너스 BDNS)

 

 

빠더너스 유튜브 채널에는 코너 속의 코너로 <오지 않는 당신을 기다리며>라는 영상이 있다.

 

준비한 술과 어울리는 배달 음식을 주문한 뒤, 음식이 도착하기 전까지 자신의 생각과 에피소드들을 공유하는 콘텐츠이다. 빠더너스의 다른 코너들은 아직 다 못 봤지만, <오당기> 만큼은 새로운 영상이 올라오기까지 기다리며 볼 정도로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정말 다양한 에피소드와 평소에 나 혼자서 떠올리지 못했을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나 감명 받은 질문이 있었다. 바로 “남은 모르고 나만이 아는 행복감은 무엇일까?”였다.


영상 속에서 예시로 들어준 대답들은 정말 단순하고도 소소한 문장들이었다. ‘R이라고 적힌 양말을 오른발에, L이라고 적힌 양말을 왼발에 맞춰 신었을 때’, ‘회사 가기 전 이불 정리를 깨끗하게 하고 나와서, 퇴근하고 집 가면 바로 점프해서 누울 수 있을 때’. 정말 누군가에게 일부러 말을 꺼내지 않는 이상, 아무도 알 수 없는 나만이 아는 행복감이었다.


그렇다면 나에게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나 또한 단순히 생각해 봤다. ‘그냥 시간을 딱 봤는데 내 생일일 때’, ‘자주 가는 카페를 갔는데 내가 좋아하는 자리에 아무도 없을 때’. 한 번 생각해 보니 끊임없이 생각나고 있다.


하지만 이 행복감을 다 나열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생각한 행복감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기는 하지만, 누군가가 알게 되는 순간 더 이상 ‘나만이 아는’ 타이틀은 소멸되고 말기 때문이다.


나만이 알고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을 하루에 하나씩 찾아보려고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복이 아니더라도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따뜻해진다면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자신만이 아는 행복감을 찾아보며 하루를 보다 기분 좋게 보냈으면 한다.

 

 

 

에디터 명함.jpg

 

 

[김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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