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선인장도 이번 생은 처음이라 [드라마/예능]

힐링 콘텐츠 [이번 생은 선인장]
글 입력 2023.04.2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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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S 인장선?



여느 때처럼 유튜브 알고리즘이 다양한 플레이리스트 영상을 추천해 주었다.


오늘은 무슨 음악들을 들을까 하고 마우스 스크롤을 내리던 중, “힐링이 필요한 당신을 위한 Playlist, 인장선 노래 모음”이 적혀있는 썸네일을 보게 되었다.


‘인장선이 뭐지?’, ‘앨범 커버 속 아련한 표정을 하고 있는 캐릭터는 누구지?’하는 생각에 바로 영상을 클릭해서 듣기 시작했다. 처음 들어보는 <굿바이 서울> 노래를 시작으로 가요, 팝송 등 뮤직비디오 형식의 플레이리스트였는데, 이 노래들을 부르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선인장”이었다.

 

 

 

 

이 플레이리스트를 계속 보고, 듣고 있다 보니 선인장이 노래를 너무 잘해서 놀랐고, 과연 정체가 무엇인지, 뮤직비디오 속 선인장은 무얼 하고 있는 건지 궁금증이 계속 늘어갔다.


유튜브는 궁금증으로 가득한 나의 머릿속을 어떻게 아는지, 다음 추천 영상으로 <이번 생은 선인장> 콘텐츠를 보여 주었다.

 

 


선인장이 브이로그를 찍는다고?



첫 번째로 궁금했었던 “인장선”은 바로 선인장의 이름이었다. 마치 탕수육 게임에서 [탕수육탕수육탕···]을 계속 번갈아 외치다가 음절의 순서가 ‘수육탕’이 되었을 때의 어색함과 재미도 느껴지는 듯하다.


미국 애리조나가 고향인 인장선은 브이로그를 찍은 2021년 당시, 103세였다. 사람 나이 기준에서는 매우 큰 숫자이지만, 평균 수명이 500살인 선인장에게는 그저 숫자에 불과한 청춘의 나이이다.


어렸을 때부터 한자리에 홀로 서서 지내 온 인장선은 대한민국에서 ‘유기농 슬로우 리얼리티 라이프’ 콘셉트의 브이로그를 찍으며, 본인과 같은 1인 가구 혹은 어른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모습은 다르지만 우리의 일상과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함이 공감대 형성에 기여하고 있었다.


아, 인장선의 특이사항이 있다면 매일 아침에 가시 셰이빙을 해야 하고, 높은 키로 인해 버스나 오픈카만 탈 수 있으며 바닷물에 빠지면 안 된다는 점이 있겠다.

 

 

 

  

 

인장선이 삶을 즐기는 방식



시즌 1 중 <3화. 선인장과 바다>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인장선은 바다와 친해지기 위한 방법으로 서핑을 선택하고, 실제로 배워보기도 한다. 그러나 인장선의 길고 무거운 머리 때문에 서핑보드에 엎드리는 것조차 버겁고 자꾸만 코를 박게 된다. 이대로 서핑을 타다간 바다에 빠져 바닷물을 머금게 되고 마는 슬픈 현실.


선인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스포츠임을 깨닫게 된 인장선은 바다와 친해지기 위한 두 번째 도전으로 이어간다. 바로 카약이다.


 

너무 힘든 건 좀 피해가도 되잖아요.

쉽게 가고픈 건 잘못이 아니니까.

카약을 타기로 했습니다.

이거라면 물에 빠질 걱정도 덜고 느긋하게 바다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BGM - 백예린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3화. 선인장과 바다 中]

 

 

인장선은 바닷물이 자신에게 위험한 존재임을 알고 있음에도, 걱정 대신 지상에서 ‘도전’을 택했다. 도전 중 안타깝게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닥쳤지만, 카약이라는 다른 수단을 찾으며 오히려 안정적인 바다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열심히 노를 저으며 카약을 타는 인장선에게 또 다른 어려움이 찾아왔다. 아무리 노를 저어도 앞으로 잘 나아가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또다시 긍정적인 마인드로 균형 잡힌 노를 저어간다.

 

 

한참 온 것 같은데 제자리일 땐 다시 가면 돼

어디인 게 뭐 중요한가요

둥둥 떠서 즐기면 되죠 바다도 인생도

선인장으로 태어나 혼자 배를 탈 수 있다면 살면서 두려워할 게 뭐 있겠어요

 

[3화. 선인장과 바다 中]

 

 

 

 

 

인장선에게 완벽한 하루란?



시즌 1 모든 영상 속 마지막 장면에서 “완벽한 00”이라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3화에서는 “완벽한 서핑”, 홀로 외로운 생일을 보낸 9화에서는 “완벽한 생일”이라고 표기한 것처럼 말이다.


사실, 에피소드별로 약 12분짜리의 영상을 끝까지 보면 그다지 완벽해 보이지는 않는다. 혼자 살다 보니 외로움도 느끼고, 일을 하다가 실수도 하며 쉬운 길 대신 어려운 길을 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왜 “완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일까?


완벽이란 완전무결함을 뜻하지만, 인장선에게 완벽이란 ‘흠을 메우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보기에는 인장선의 행동들이 서툴러 보이지만, 그는 그 과정 속에서 경험을 쌓고 배움을 얻고 있다. 그리고 본인만의 템포로 천천히, 그리고 즐기면서 삶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누구나 완전무결할 수는 없다. 103년이라는 긴 세월을 산 인장선도, 인간으로 살고 있는 우리도 모두 이번 삶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템포에 따라, 성격에 따라 삶에 적응하는 속도와 방식은 다르지만, 완벽한 하루를 보내는 인장선처럼 우리 모두 각자의 ‘완벽의 기준’에 따라 잘 살고 있다고 믿는다.


시즌 2에서는 꽃을 피우기 위해 덕을 쌓아가는 인장선의 하루를 보여준다. 마지막 영업이 처음인 카페 사장님을 위해, 엄마에게 표현을 처음 해보는 딸을 위해. 인장선은 그들의 ‘처음’을 함께 있어주며 완벽한 하루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처음을 보내는 그 순간에는 모두가 어색해하지만, 인장선이 주는 긍정적인 말과 노래에 힘을 얻어 극복해나간다. 인장선 역시 남을 도와주며 덕을 쌓아가고 에너지를 얻어 가며 마음의 크기를 점점 넓혀간다.


<이번 생은 선인장>을 보고 있으면, 라디오를 듣는 듯 편안해지고 동화책을 읽는 듯 순수해지는 기분이 든다.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복잡한 세상을 살고 있는 모두에게, 힐링이 될 수 있는 <이번 생은 선인장>을 추천한다. 그리고 인장선이 끝내 선인장 꽃을 피우게 됐을지 지켜보길 바란다.

 

P.S. 상황에 따른 인장선의 눈썹 변화를 지켜보기를 바란다. 또한 싱어송라이터처럼 노래도 잘 부르고 작곡도 하는 인장선의 정체를 맞춰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힌트: 오랜만에 보트를 탄 인장선이죠.)

 

 

 

에디터 명함.jpg

 

 

[김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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