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는 영화관에서 [문화 전반]

무대인사, N차 관람과 굿즈
글 입력 2023.05.0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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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에게 영화관이란 놀이공원, 경기장 같은 곳이었다. 1년에 한두 번 갈까 말까 하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를 안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영화관 대신 집에서 보고 싶은 콘텐츠를 편히 골라 볼 수 있는 OTT를 이용했을 뿐이다.


영화관을 가는 날은 이유가 딱 두 가지였다. 영화 개봉을 기다릴 만큼 보고 싶은 작품이거나 팝콘을 먹고 싶을 때.


그러나 이제는 영화관을 일부러 자주 간다. 바로 “무대인사, N차 관람과 굿즈”를 위해서이다.

 

 

 

영화계 작은 팬미팅, 무대인사



무대인사는 예전부터 흔히 해오던 영화 홍보 이벤트이다. 처음으로 무대인사를 보러 가던 날을 잊을 수 없는데, 그 영화는 <부산행>이었다. 영화가 끝이 나고 깜깜했던 영화관 내부가 점차 밝아지는데, 조금 전까지만 해도 KTX에 타 있던 배우들이 내 눈앞으로 나타나는 신기하고도 믿을 수 없는 날이었다.


이처럼 영화 속 인물들을 실제로 만나 인사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무대인사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대인사는 배우들이 직접 참석하는 이벤트이다 보니 일정상 많은 영화관에 찾아가지 못하고 주로 서울에 있는 영화관에서 많이 이루어졌다. 학생이었던 나는 무대인사를 보기 위해 먼 거리를 혼자 가기 힘들었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영화관에서 행사가 열리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20대가 되면 많은 무대인사를 찾아다닐 거라고 기대에 부풀은 나는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에 그 꿈을 이룰 수가 없었다. 바로 코로나19 때문이었다. 영화계에 큰 비상을 불러온 코로나19로 인해 무대인사는커녕 영화관을 찾아가는 것도 어려웠고, 영화관보다 집에서 OTT 플랫폼으로 영화 보는 것이 더 익숙해졌다.


다행히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영화관에 찾는 관객이 조금씩 늘어났고, 예전처럼 무대인사 일정도 많아져갔다. 나 역시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어디든 혼자 갈 수 있는 나이가 되었기에, 어릴 적 꿈이었던 무대인사를 마음껏 보러 다녔다.

 

무대인사를 보러 가는 가장 큰 이유는 배우들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페스티벌이나 콘서트처럼 비교적 자주 공연을 하는 가수들과는 달리 배우들을 실제로 볼 기회가 많이 없다. 팬들 역시 좋아하는 배우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이기에, 그만큼 예매 경쟁률도 만만치 않다.


무대인사는 영화에 대한 기억을 보다 선명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게끔 해주고, 짧은 시간 동안 전하는 인사와 이벤트로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준다. 요즘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개봉함과 동시에 무대인사 일정도 매주 쏟아지고 있다. 영화 관람뿐만 아니라 배우들과 미니 팬미팅을 가지며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는,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이라 생각한다.

 

 


N차 관람과 굿즈의 반복



무대인사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기도 하지만, 보고 또 본 영화를 더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고 있기도 하다. 1년에 영화관도 한두 번밖에 안 가던 내가 똑같은 영화를 보기 위해 예매를 반복하고 있다니.


그러나 ‘N차 관람’이 익숙한 요즘 관객들을 보면서, 어쩌면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첫 N차 관람은 <상견니>였다. 드라마 원작 때부터 팬이었기에, 영화로 상영된 <상견니>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큰 상태였다. 그러나 첫 번째 관람했을 때는 솔직히 내용 이해가 힘들었고, 드라마와는 다른 전개로 흘러가서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는 한 번만 봐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었지만,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재관람이 필요함을 느꼈고, 매주 영화 관람 후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굿즈를 받기 위해 한 번 더 영화관을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신기하게도 재관람의 효과는 대단했다.


스스로에게 스포일러를 하며 뒤에 일어날 사건의 단서가 될 만한 요소들을 미리 알아차릴 수 있었고,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디테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미 결말까지 알고 있는 상태였음에도 첫 번째 관람보다 더 재미있고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영화가 끝이 나고 한정판 굿즈까지 받으며 여운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어서 3차 관람까지 도전했다. <상견니> 배우들이 내한한다는 소식을 봤기 때문이다. 친구의 도움을 얻어 티켓팅에 성공했고, 무대인사를 보기 위해 서울을 갔다. 세 번째로 본 영화였지만 역시나 재밌었고, 거기에 배우들까지 직접 만날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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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N차 관람이 돈 낭비이며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영화 개봉을 기념할 수 있고, 이때가 아니면 가질 수도 없는 다양한 한정판 굿즈를 얻기 위해서라도 N차 관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영화를 진심으로 바라보고 이해하고자 하는 팬들의 마음임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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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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