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디깅모멘텀의 재발견 [사람]

뭔가 적성 하나를 찾은 듯하다.
글 입력 2023.06.0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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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3』에 소개된 키워드 중 “디깅모멘텀(Digging Momentum)”이라는 단어가 있다. 디깅모멘텀이란,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지칭한다. 흔히들 말하는 덕후처럼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에 푹 빠지고, 더 나아가 콘텐츠 소비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나 역시 만만치 않은 디깅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지원서 내용 중 ‘자신을 나타내는 단어’를 작성하는 칸에, “디깅”이라는 단어를 적었을 정도이다. 디깅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은 뒤에 더 자세히 적도록 하겠다.


하나에 깊이 빠져 그것에만 열중하는 생활이 나에게는 일상이기도 했기에, 주변 지인들도 디깅하는 나의 모습에 점점 익숙해져갔다. 그러던 어느 날,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홍보단에 합격하였고, 뮤지션 인터뷰에 함께할 수 있는 기회까지 생기게 되었다. 지금까지 인터뷰 경험은 없지만, 인터뷰이에 대해 미리 알아가고 질문을 준비하는 것은 기본이라 생각해 사전조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내가 전부터 해오던 디깅의 과정이 겹쳐 보이기 시작했고, 인터뷰를 다녀와서 만드는 홍보 콘텐츠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들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인터뷰 전 과정을 맡게 된 것도 아니지만, 해당 인터뷰이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이야기를 듣는 순간들이 그저 좋았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더 도전을 하게 되었다. 아트인사이트 문화초대 중 하나인 'Project 당신 - 지인 인터뷰'를 신청한 것이다. 최근 뮤지션 인터뷰 때 참여하고 홍보 콘텐츠를 만든 것보다 훨씬 규모가 커졌다. 지인 섭외부터 질문지 작성, 인터뷰 진행, 글 기고 등 모든 과정을 혼자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역할과 책임은 더 늘었지만, 그만큼 재미도 배로 늘어났다.


그리고 동시에 ‘아, 이런 일이 내 적성에 맞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디깅 방식



디깅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루어진다. 우선 음악을 대표적으로 살펴보자면, 시작은 우연히 들은 노래 혹은 친구의 추천일 때가 많았다. 그리고 취향 저격인 음악을 만나는 순간 디깅이 시작된다.


기본적으로 그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한 뮤지션의 또 다른 앨범도 들어본다. 그다음, 뮤지션의 프로필과 인터뷰를 정독하고, 그동안 출연했던 영상들을 찾아본다. 그리고 SNS에 들어가 그동안의 기록들도 훑어본다. (그러다 단순히 콘텐츠 자체가 재밌으면 다른 에피소드를 연달아 시청한다거나, SNS에 태그 된 계정을 들어가고 또 들어가며... 길을 잃을 때도 많다.)


처음에는 노래로 시작했던 디깅이 어느새 뮤지션 자체로 이동하며 팬이 되고, 공연 티켓과 앨범 소비까지 하며 진정한 디깅모멘텀에 흡수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꼭 문화 예술 분야로만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도 디깅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학과 수업에는 팀플이 많다 보니, 역할 분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역할을 나눌 때면, 항상 자료 수집과 정리 또는 피피티를 맡곤 한다. 누구보다 디깅을 많이 해왔고 좋아해서 그런지, 세세한 정보들을 잘 수집하게 된다.

 

 


디깅과 인터뷰의 교집합



앞서 말했듯 요즘 인터뷰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면서, 점점 인터뷰의 매력에 빠지고 있다. 인터뷰어가 왜 나의 적성이라고 느끼게 된 것일까?


그 이유에는 디깅과 인터뷰의 교집합에서 찾을 수 있었다. 첫 번째 교집합은 바로 ‘호기심’이다. 지인들뿐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도, 나는 호기심이 많은 것 같다. 하나를 알게 되면 하나 더 알고 싶어 하는, 마치 마인드맵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을 선호한다. 그래서 무언가에 꽂히면 끝까지 파고들며,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까지 흡수하는 디깅을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호기심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 대해 자꾸만 궁금증이 생겨야 하고, 그래야만 독창적인 질문과 색다른 답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인터뷰란 결국 사람과 사람 간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이기에, 인터뷰이를 얼마나 파악했는지에 따라 인터뷰의 양과 질도 달라지는 것 같다.


두 번째 교집합은 ‘성취감’이다. 디깅을 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내가 빠져있는 콘텐츠 혹은 사람을 더 깊이 알아가면서 행복과 만족감을 얻는 것이다.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수만은 없다. 디깅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나의 시간을 투자하고 직접 찾는 만큼, 성취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아직 많은 인터뷰 경험은 없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성취감을 얻었다. 고민해서 던진 질문에 인터뷰이가 답할 때마다, 커뮤니케이션으로 관계가 맺어진 것만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일까? 또한 준비되어 있는 질문 밑에 인터뷰이의 말을 기록하면서, 잘 경청했고 열심히 공감했다는 성취감도 든다.


조만간 있을 지인 인터뷰에서도 나의 디깅 실력과 현장 경험으로 원활하게 진행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내 인생에 인터뷰어 경험도 생기다니. 이게 다 디깅모멘텀의 재발견인 것 같다.

 

 

[참고문헌]

김난도, 전미영 외 8명, 『트렌드 코리아 2023』, 미래의창, 2022,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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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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