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꽃보다 먼저 봄을 알리는 신호탄, 사운드베리 씨어터Soundberry Theater

글 입력 2024.03.2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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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페스티벌은 흔하지 않다. 봄과 겨울의 경계에서 바람이 가시지 않고 꽃도 채 피지 않은 때, 사람의 마음이 고양되기는 꽤 어려우니까. 대다수의 페스티벌과 콘서트가 봄과 여름 사이 개최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사운드베리 시어터가 올해에는 3월, 그것도 중순에 개최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는 살짝 놀랐다. 작년에는 7월에 진행됐던 페스티벌을 3월로 앞당긴 이유가 뭘까 궁금해 하기도 했다.

 

과연 누가 나와서 공연해 주려나, 의구심에 라인업을 확인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생각했다.

 

음, 봄이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봄을 부를 셈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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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먼저 봄을 알리는 신호탄


 

2015년, 사운드베리는 국내 최초 실내 뮤직 페스티벌인 ‘SOUNDBERRY FESTA(사운드베리 페스타)’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어느덧 9년째 행사를 이어오고 있는 브랜드다. 이들은 매년 ‘사운드베리 씨어터’를 통해 2팀 이상의 실력 있는 아티스트를 조망하여 객석 중심의 새로운 무대를 연출해 왔다.

 

올해는 보다 특별하게 국내 페스티벌 시즌 포문을 여는 시기인 3월에 KBS 아레나 실내 무대에서 사운드베리 씨어터를 개최해 관객들이 여러 장르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색다른 막을 열게 되었다.

 

 

 

매년 바뀌는 SOUNDBERRY 라인업, 올해는?


 

사운드베리 씨어터는 매년 다른 라인업으로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조망한다는 점에서 유명한데, 올해 라인업으로는 10CM, 멜로망스, 하현상, 적재 등 인기와 음악성을 모두 사로잡은 독보적인 색채의 아티스트들이 이름을 올렸다.


첫째 날인 16일에는 10CM, 김뜻돌, 나상현씨밴드, 너드커넥션, 다섯, 하현상, 원위가, 둘째 날인 17일에는 김수영, 스텔라장, 죠지, 적재, 멜로망스, 로이킴으로 일자별 공연자들이 구성되었다. 청춘을 대변하는 가사를 쓰는 싱어송라이터와 한창 씬에서 주목받는, 이미 다수의 페스티벌과 공연 등에서 실력이 입증된 모두가 모여 각자의 이른 봄을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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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트는 설렘, 그대의 울림


 

사운드베리는 3월에 우리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한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은 꽃이 피어나듯 아름다운 선율과 소통을 선물하고, 모두는 음악과 하나 되어 뛰고, 노래하고, 손 흔들고, 감탄하며 시간을 보낸다. 음악과 연대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 그 덕분에 나는, 페스티벌에서 슬퍼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봄은 꼭 따뜻하지만은 않다. 각자의 사정마다 계절이 오는 체감 속도도 달라서, 누군가에게는 봄이 더 빨리 올 수도, 남들에게는 다가온 봄이 나에게는 정말 느리게 굴러오는 듯한 기분을 받을 수도 있다. 우린 각자 다른 두께의 외투를 껴입고 자기만의 속도를 산다.


하지만 그럼에도 봄이 언제나 ‘희망’이라는 관념으로 가득 찬 이유는, 봄을 핑계 삼아 새로운 시작을 도모할 수 있어서리라. 부정적인 마음도, 망설였던 기억도, 괴롭게 쥐고 있던 모든 것은 객석에 떨쳐 버리고 음악과 함께 피어오르는 희망과 또 다른 무한의 가능성을 안을 수 있는 것이다.

 

 

괜한 걱정은 하지 마

오늘을 또 살아갈 뿐이야

하루하루 모든 게

고요하게

이뤄질 테니까


그대,

뭘 망설이는가

 

- 적재, '그대' 中

 

 

 

우리만의 작은 영화관


 

공연은 시혜적이지 않다. 그날의 공연 흐름은 무대에서 노래하는 공연자 개인이 모든 것을 조율할 수 없다. 적절한 조명, 밴드의 역량, 아티스트의 컨디션 모두가 조화로워야 좋은 공연이 성립될 수 있으리라 믿겠지만 다름 아닌 관객이 그날의 공연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청중의 박수 소리, 호응 정도, 즐거운 표정 등이 공연의 성패를 좌우한다. 관객의 참여에 따라 달라지는 결론, 그리고 그 사이사이 즐거운 결말을 향해 달려 나가는 과정이 짜릿하게 흘러간다. 가수마다 주어진 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하여 공연을 즐겼다. 우리는 사운드베리 씨어터에서 한 편의 인터랙티브 영화를 감상하듯이 그 과정과 결과에 모두가 신나게 참여했다.

 

그리고 우리가 만든 결론은 대성공. 해피 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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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만의 매력 


 

콘서트가 아닌 페스티벌의 매력 중 하나는, 아티스트 개인의 팬보다 일반 청중의 비율이 훨씬 많다는 점이다. 아티스트는 인상 깊은 공연을 통해서 자신을 알리는 기회로도 페스티벌을 쓸 수 있다.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노래, 라이브 스타일 등 자신의 매력을 종합적으로 어필하여 많은 팬층을 확보할 수 있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유명한 노래,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꼭 들려주고 싶었다던 노래, 최근 잘 부르지 않는 노래 등 폭넓은 세계를 보여준 덕에 많은 이들에게 팬이 되어 공연장을 빠져나왔다. 앞으로 신보를 내고, 개인 콘서트를 하고, 아직 알려줄 수 없는 일들을 기획하는 아티스트들의 행보들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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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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