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동네 도서관 이야기 [공간]

쉽게 사랑스러워지는 곳
글 입력 2023.11.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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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교에 다닐 때 학교 시설을 잘 활용하지 않았다. 내 발길이 닿았던 곳은 그저 세 학기 동안 살았던 기숙사와 수업이 있는 강의실 몇 개뿐이었다.

 

다른 건 그리 아쉽지 않았는데, 졸업할 때쯤 생각해 보니 도서관을 자주 가지 않았던 게 아주 약간 아쉽긴 했다. 책을 대출해 본 적도 없고, 그곳에 앉아서 책을 읽어 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냥 가 본 것도 아마 두세 번 (일단 확실히 다섯 번까지는 절대 아니다) 정도일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한 번은, 1학년 때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서관의 맨 위층까지 올라가서, 마치 이 학교 도서관이 이렇게 생겼다는 걸 구경만 하러 온 이 학교 학생의 어린 동생처럼, 그냥 그 층만 한 바퀴를 쭉 걸어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그러고는 아마 학교를 빠져나와 카페로 향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번은 마지막 학기의 언젠가, 내 부전공 관련 책들이 모여있는 쪽으로 가서 (전공도 아니고 부전공 관련이었다) 책등을 쭉 훑어보다가, 또 몇 권은 괜히 살짝 꺼내 보다가 역시 아무런 수확 없이 나왔다. 그러고는 또 아마도 학교를 나와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했던 것 같다.

 

이 두 기억뿐인 걸 보니 두 번이 맞나 보다.

 

 

 

우리 동네 도서관


 

대신 나는 학교 도서관 말고, 동네 도서관으로 갔다.

 

동네 도서관에는 이상하게 내가 관심 있는 책들만 모여있는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 보자니 학교 도서관에는 왠지 학업 관련 책들만 한가득일 것 같은 느낌에 더 가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핑계를 대보자면, 학업 관련 책? 나는 전공 책을 읽는 것도 버거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장소 자체가 나에게 편안한 곳이었다는 게, 내가 동네 도서관만 가는 가장 큰 이유였다.

 

이곳은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에 와서 한 번 책을 빌려 읽게 된 이후로 자주 오게 된 곳이다. 그전에는 책 자체에 관심이 없었는데 그날 이후로 갑자기 이 도서관에 자주 드나들게 된 건,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는 것의 재미와 만족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읽어야 해서 읽는 게 아니라 내 의지로 읽는다는 것의 즐거움을 스무 살 정도가 되어서야 처음 알게 된 느낌이었고, 심지어 여기엔 책이 많고 돈이 필요하지도 않으니, 그 한 번의 긍정적인 경험을 지속해 나가기 쉬웠다.

 

그렇게 자주 와서 익숙해진 장소는 마음이 편안한 곳이 되었다. 나는 책과 편안함은 항상 같이 있는 거라고 생각했고, 학교를 우울하게 다니고 있을 때라 더 그랬다. 책을 고를 때만큼은 좀 여유롭고 싶었고, 불안한 마음과 어색한 느낌이 없길 바랐다. 그런 부분에서 학교 도서관은 (안타깝게도) 갈 마음이 잘 생기지 않았고, 동네 도서관은 당연히 나의 조건에 완벽히 맞았다. 집과 가깝고, 익숙하고, 북적거리지도 않고, 그래서 편안한 곳.

 

그래서 나는 계속, 아니 점점 더 동네 도서관으로 갔다. 어떤 책을 읽고 싶으면 일단 동네 도서관의 홈페이지로 들어가서 그 책이 있는지부터 찾아봤고, 수시로 동네 도서관으로 가서 책을 빌려왔다. 어떨 때는 읽고 싶은 책이 딱히 없더라도 갔다. 일단 가면 읽고 싶게 생긴 책들이 계속 눈에 띄었다. 나는 이런 식으로 동네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읽으며 새로운 작가들의 이름과 작품들을 알게 되고, 그날과 왠지 어울릴 것 같아서 이미 읽은 책을 또 빌려 읽으며 취향을 확고히 해나가기도 하고, 왠지 내가 좋아할 것 같은 책을 열심히 탐색해 보면서 취향을 넓혀가기도 했다.

물론 끌리는 책이 딱히 없을 때도 많았다. 그럴 때는 왠지 읽어야 할 것 같은 책들을 빌려왔다. 클래식이라고 불리는, 이번 생에 읽어 봐야 할 것 같은 책들이나, 평소에 읽어야지, 읽어야지, 해놓고 여러 이유들 (두껍거나, 전에 딱 한 번 읽어봤을 때 내 취향이 아니었던 작가의 책이지만 시도해 보고는 싶은 다른 작품이라던가, 그냥 그때마다 끌리지 않았다던가)로 결국 집어 들지는 않았던 책들. 그렇게 빌려온 책을 끝까지 읽는 것에 성공하면 미션 같은 걸 해낸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고,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게 된 경우도 많았다.

 

중간에 아니면 심지어 한두 장 읽다가 중단한 책들도 많다. 내 취향일 것 같아서 빌려온 책이 예상을 깨고 전혀 내 취향이 아니었던 적도 있고, 반면에 그냥 한 번 빌려와본 책이 너무나도 좋았던 적도 있다. 그래서 나는 책을 고르는 일에 굉장히 집중했다. 최대한 나와 잘 맞는 책들로만 선별해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이번에는 이 책들이 다 나와 잘 맞을 것인가, 아니면 이번에도 몇 개는 중간에 탈락하게 될 것인가, 하면서.

나는 방학 때는 물론이고 학기 중에도 우리 동네 도서관에 갔다. 당연히 졸업을 한 후에는 더 자주 갔고, 여전히 자주 간다. 자주 가다 보니 익숙해졌고, 내가 우리 동네의 익숙함 덕분에 그 사랑스러움을 더 잘 느낄 수 있게 된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 도서관도 그렇게 되었다. 분명 사랑스러운 구석이 있는 이 동네의 한 부분으로서, 심지어 내 일상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장소로서, 그렇게 더 사랑스러워졌다.  



이곳의 장면들


 

동네 도서관의 장면들은 소중하다. 익숙함 덕분에 더 애정을 주게 되는 것도 있지만, 일단 그전에 이곳에는 편안해서 사랑스러운 장면들이 있다. 

우선, 책장에 빼곡히 꽂혀 있는 책들이 그렇다.

내가 가장 자주 왔다 갔다 하는 문학 쪽부터, 예술, 역사, 과학, 사회, 철학 등 장르 별로 각각 정해진 자리에 놓여있는 책들은 세상에 여러 종류의 이야기, 여러 종류의 책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한다. 아마도 내가 다 읽지는 못할 많은 책들. 다들 뭐든 네가 읽고 싶은 걸 꺼내서 읽으면 된다는, 읽다가 별로면 날 다시 꽂아놓고 다른 책으로 가보면 된다는 표정으로 책장에서 조용하고 여유롭게 쉬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단조롭기만 한 건 아니다. 천천히 걸으며 각각 개성 있게 다른 디자인의 책등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그러다가 제목이나 디자인 자체에 관심이 가면 괜히 한번 책을 빼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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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람들.

 

먼저, 항상 사서 선생님들이 계신다. 책의 대출과 반납과 연기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사람들이 반납한 책들을 제자리에 놓기도 하고, 저 깊숙한 창고 같은 곳에 있는 책을 찾아다 주시기도 하고, 또 내가 알 수 없는 여러 일들을 할 것이다. 언젠가부터 무인대출반납기가 들어와서 이분들과 대화를 나눌 일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내가 가는 종합 자료실에 항상 이분들이 자리에 앉아 계시면 왠지 안심이 된다. 이곳도 다른 곳들처럼 시간이 지나며 더 개인적이고 자유로워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뭔가를 도와주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때문일까?

 

사서 선생님들도 항상 계시고, 나 같은 사람들도 항상 있다. 도서관을 이용하러 온 사람들이다. 그중 누군가는 여기에서 공부를 하고(아마 매일 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컴퓨터를 사용하고(컴퓨터 자리는 거의 항상 만석이다), 책을 구경하다가 몇 권 빌려 가고(내가 해당된다),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나는 경험이 없지만 아마도 내가 주로 이용하는 종합 자료실 외의 공간에는 이곳에서 열리는 문학 행사에 참여하러 온 적극적인 문화생활 향유자도 있을 테고, 아이들을 데리고 아동 자료실에서 같이 책을 읽으러 온 아이 보호자들도 있을 테고, 사서 선생님들처럼 도서관 일을 하러 온 직원들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다른 동네에서 이곳을 잠깐 구경하러 온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이렇게 책과 함께인 사람들이 있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에 있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이 공간 자체의 작은 부분들도 그렇다.

 

나는 자료실 안에 중간중간 앉을 수 있는 푹신한 소파가 소소하게 있는 것도, 아주 작게 나 있는 창문으로 조그맣게 보이는 나뭇잎 같은 것도 좋아한다. 또, 계단을 올라갈 때 볼 수 있는 통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바깥의 풍경은 내가 이곳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뒤에 아파트가 살짝 보이고 그 앞으로는 공원의 모습, 특히 나무들이 보이는데, 공원을 담은 그림이 크게 걸려있고 그게 사계절마다 바뀌는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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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동네 도서관


 

나는 우리 동네 도서관만 다니다가, 올해 초에 처음으로 우리 동네와 근접해 있는 이웃 동네의 새로 생긴 도서관에 가봤다. 걸어서 40분 정도가 걸리는 곳이다.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이 도서관(우리 동네 도서관은 2009년에 지어졌는데, 이 도서관은 2021년에 지어졌다)은 우리 동네 도서관보다 훨씬 크고 편의시설이 잘 되어있다. 우선 아직 그 넓은 공간이 아직 완전히 채워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책이 많고 (점점 더 채워지고 있기도 하다), 길게 있는 책상이든 그 공간의 중앙에 있는 책상이든 곳곳에 사람들이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다. 중간 층에는 카페와 그 옆에 매거진이 모여있는 공간도 있고, LP를 듣는 공간도 있고, 종종 열리는 행사를 진행하기 위한 공간들도 크게 있다. 

확실히 우리 동네 도서관과는 다른 분위기를 가진 곳이다. 우리 동네 도서관이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에 연륜이 있는 공간인 느낌이라면, 이 이웃 동네 도서관은 좀 더 현대적이고 세련된 다재다능한 공간인 느낌이었다.

 

또, 이렇게 표현하면 더 전달이 잘 될까? 한창 에릭 로메르 영화들을 하나씩 돌아가면서 반복해 보던 따뜻한 계절에, 난 우리 동네 도서관은 <봄 이야기>에서 ‘잔느’가 수시로 갈 것 같은 곳이고, 이웃 동네 도서관은 <내 여자 친구의 남자 친구>에서 ‘블랑쉬’가 사는 동네에 있을 것 같은 곳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두 곳 다 좋아한다. 우리 집에서 더 가깝고, 익숙하고, 마음이 편한 우리 동네 도서관을 훨씬 더 자주 가긴 하지만, 가끔 도서관 홈페이지의 ‘내 서재’에 담아 놓은 책들 중에서 이웃 동네 도서관에 있는 책이 읽고 싶다거나, 좀 멀리 산책하는 느낌으로 걷고 싶다거나, (내가 정한) 블랑쉬 동네 같은 분위기를 느끼고 싶을 때면 이웃 동네 도서관으로 행선지를 정한다. 

 

가끔 두 도서관 중 어디를 갈지 고민하는 날도 있다.

 

나는 이런 사소한 것에 괜히 우유부단할 때가 꽤 (많이) 있는데, 심지어 어느 날은 이런 적도 있다.

 

나는 그때 각각의 두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이 집에 몇 권씩 있을 때였고, (이웃 동네 도서관에 가게 된 이후로 가끔 이럴 때가 있다) 그 책들을 이제 다 읽어서 반납하면 되는 상태였다. 하지만 두 쪽 다 아직 반납일이 며칠 남아 있어서 어디를 먼저 급하게 가야 하는 상태는 아니었다. 어쨌든 그날은 도서관에 가고 싶은 날이었고, 그래서 먼저 가까운 우리 동네 도서관부터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이쪽의(우리 동네 도서관의) 책들을 가방에 챙겨 넣고 나왔다.

 

그렇게 몇 걸음 걸었나? 자꾸 그날의 날씨가 신경 쓰였다. 그날은 햇볕이 따뜻하고 하늘에 하얀 구름이 아주 적게 떠있는 아주 맑은 날이었는데, 이런 날은 보통 이웃 동네 도서관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그 날씨 때문에 이웃 동네 도서관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버렸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그쪽의(이웃 동네 도서관의) 책들을 가방에 챙겨 넣고 나왔다. 또 그렇게 몇 걸음 걸었나? 꽤 뜨거웠던 햇빛을 이마에 쬐이며 걷고 있자니, 꽤 걸어야 하는 그곳까지 가기에는 지금의 내가 좀 피곤한 상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미칠 지경이었다. 이건 좀 너무 우유부단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나는 결국 또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돌아가는 걸 택했고, 그렇게 다시 이쪽의 책들을 챙겨 밖으로 나와 평화롭게 우리 동네 도서관으로 갔다.

 

결과적으로는 우리 동네 도서관도 그날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기 때문에 ‘이왕이면 저기 갈걸’ 같은 아쉬움도 없었고, 많이 걸어서 피곤한 시간이 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만족했다. 어딜 가든 만족했겠지만. 어쨌든 그때 나는 우리 동네 도서관으로 걸어가며, 이렇게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도서관이 두 개가 있다는 건 참 행운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행복한 갈등을 하면서 언제든 도서관 책들을 구경하러 가는 것뿐만 아니라 각 장소의 분위기를 느끼러 갈 수 있으니. 어떤 날은 잔느같이, 어떤 날은 블랑쉬같이. 무엇보다도 다양한 책을 구경하고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한곳만 있어도 충분한 행운이다. 

 

 

 

어느 동네의 도서관



가끔 다른 동네의 도서관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한다. 내가 사는 도시에는 공공 도서관이 17개가 있는데, 가 본 곳은 딱 두 곳뿐이다. 그래서 각각의 동네의 도서관은 얼마나 작거나 크며 어떤 책들이 있고 어떤 분위기인지, 또 어떤 사람들이 오곤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 이 궁금증이 지금보다 더 커져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 시기가 온다면, 그때 한 번씩 다른 동네의 공공 도서관들을 가볼 생각이다. 아니면, 이제부터 다른 동네나 지역에 갈 일이 있으면 그곳의 공공 도서관에 가보는 걸 계획에 넣거나.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드는 생각이 또 있다. 내가 만약 우리 동네가 아닌 다른 곳에서 살게 되면 여전히 이 동네에 있을 우리 동네 도서관(을 갈 수 없는 나의 아쉬움)은 어떻게 하지? 그 다른 곳의 도서관이 어떤 곳이어야 내가 만족할 수 있을까?

 

내가 만약 언젠가 다른 곳에서 살게 된다면 가장 아쉬워할 부분이 우리 동네 도서관을 자주 갈 수 없다는 사실일 것이다. 나에게 그 어떤 불안함이나 불편함 같은 걸 준 적이 없는, 오히려 그 공간 안에서 차분함과 안정감을 준 장소, 많은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게 해준 장소, 그리고 일상의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게 해준 장소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익숙해져서 사랑스러운 장소.

 

그래도 새로운 것이 오면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것이 사람이니, 나도 그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아마 그 새로운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 나설 테고, 그 도서관을 왔다 갔다 하다 보면 그곳이 곧 나의 일상에 새로이 자리를 잡을 수도 있는 일이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만 있던 익숙함과 편안함을 새로운 동네에서 새롭게 만들 수 있을 테고, 이런 식으로 나에게 또 하나의 사랑스러운 장소가 추가되는 셈일 것이다.

 

동네의 도서관은 쉽게 익숙해지고 편안해질 수도, 그래서 쉽게 사랑스러워질 수도 있는 장소이다. 나와 당신이 어느 동네에 살고 있든, 책과 책이 모여있는 장소에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더.

 

*

 

가끔 도서관 밖으로 나오다가 어르신들이 한 손에 책을 들고나와 같이 걸어 나오는 걸 보곤 한다. 그때마다 왜인지 이 장소가 더 멋있게 느껴지고, 더 사랑스러워짐을 느낀다. 그리고 동시에 공공 도서관이 없어지지 않는 한, (물론 그 동네에 도서관이 있다면) 나도 그 정도의 나이에 어디에서 살든 나의 동네 도서관에서 수시로 책을 빌려 읽곤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지금 동네 도서관을 향한 나의 애정에 대해 이만큼의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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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xels

 

 

[강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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