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글을 쓴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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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들여다보면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보는 세상을 보는 시각, 평소 생각, 가치관, 평소 어투가 보인다고 한다. 이런 특징들이 있어 비슷한 이야기라도 다른 사람이 썼다면 읽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글의 매력은 단순하게 보자면 글이 전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글 전개의 스타일, 어휘 등 또한 글을 선택하게 만드는 요소로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도 꾸준히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이렇게도 쓰는 방법이 있구나 하고 배우는 편이다.
누군가 나에게 주로 어떤 종류의 글을 쓰냐고 묻는다면 쉽게 고르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부분에서 글을 쓰는 편이다. 오랫동안 소설 장르에 큰 관심이 있었기에 창작에 관해서 또한 공부를 해왔고 꾸준하게 도전하면서 글을 작성했다. 또, 평소 많은 작품을 감상하고 있기에 이를 잊지 않기 위해서 짧더라도 감상·비평을 쓰기도 하며, 개인적으로 많은 보고서와 에세이, 레포트를 작성해야 하는 환경에 놓여 있기에 이러한 종류의 글 또한 꾸준히 써오는 편이다.
이번에는 이러한 다양한 종류의 글 중에서 여기 ‘아트인사이트’에서 사용하던 글 작성 방법을 적어볼까 한다. 자신의 창작 습관을 되돌아보며 불필요한 부분을 고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앞서 말한 것처럼 누군가 창작에 있어 고민이 있을 때 내가 다른 사람의 글에서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나의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남겨본다.
0. 소재 선정하기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 활동 하면서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바로 ‘글의 소재 선정’이었다. 그동안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웹툰, 웹소설, 만화, 드라마를 소재로 선정해서 작성해왔다. 평소 워낙 이러한 작품들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긴 했지만, 단순하게 소재를 ‘재미’ 위주로 고르는 것이 아닌 ‘이유’를 이야기할 수 있는 작품을 골라야 했기 때문에 소재 선정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작품이 재미있다는 이유만으로 글을 쓰는 것은 읽는 이들을 설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칫 글이 깊은 내용 없이 돌고 돌 수 있는 위험이 있기에, ‘예술적으로 향유 할 수 있는가.’와 ‘어떤 측면에서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었는가.’를 충족할 수 있는 작품을 우선하여 선별해왔다. 작품을 선정하였다면 그다음으로 ‘다시 보기’를 하는데, 한번 본 것으로 작품에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없으며, 다시 봄으로써 작가의 의도가 보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1. 글 구성하기
이렇게 작품에 대한 어느 정도 파악이 끝났다면 이제 글을 조직해야 할 차례인데, 조금 특이하게도 전체적인 구조를 먼저 짜지 않는 편이다. 처음에는 큰 틀을 조직하고 세부 내용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글을 써보았는데, 그렇게 되면 글이 너무 정제되어 막상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생각해 역으로 시도해보게 되었다.
먼저 내가 글에 담고 싶은 이야기나 내용, 해석, 작품의 특징적인 부분 등을 모두 마구잡이로 적어낸 다음 비슷한 유형끼리 묶어 틀을 조직했다. 이때, 단순히 단어로 나열하는 그것보다 한 문장으로 구성하는 것이 나중에 실제 초고를 작성할 때 글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쓰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초반부터 너무 형식에 집착하게 된다면 정작 글을 쓰는 단계에 가서 지쳐 글에 힘이 빠질 수 있기도 하고, 틀에 갇혀 글을 쓰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용적인 측면으론 어떤 것을 채울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너무 감상만을 채우면 글이 너무 편파적이게 된다고 생각해 다양한 것을 섞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하는 편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이야기의 구성을 먼저 다루고, 그 이후 작품 시장의 특징을 다루거나, 창작 기법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은 ‘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가.’라는 이유를 다루는 부분인데, 이는 내가 다루는 작품들이 독자들의 반응에 예민한 시장이다 보니, 성공 요소를 파악하는 한편으로 개인적으로 추후 작품 창작을 하는 데 있어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2. 글 다듬기
초고를 작성하는 것은 ‘글 구성하기’를 충분히 하였다면 어려움이 없을 것이기도 하고, 개개인의 스타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다루지 않았다. 그 대신 초고 작성만큼이나 중요한 ‘퇴고’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어찌 보면 글 작성만큼이나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지루한 작업이니만큼 힘들기도 하고 이미 익숙해져 버린 글 속에서 잘못된 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에 완성되는 글은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퇴고는 정말 중요한 작업이다. 그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흐름을 잘 유지했는가.’이다. 사실, 이건 아직도 익숙해지지 못하고 잘 하지 못하는 작업으로 글의 흐름이 어색하지 않으며, 마지막까지 글에 힘이 빠지지 않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이건 명확하게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결국엔 많이 경험해볼 수밖에 없다. 많이 경험해서 자신만의 글 쓰는 전략을 확보하거나 자신만의 개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개인적으로 작법서나 다른 사람의 글을 참고하여 초반에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도움이 되었던 작법서를 추천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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