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웡카 - 달콤함의 비법 [영화]

달리기와 나누기
글 입력 2024.02.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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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의 아버지 윌리 웡카는 어떤 젊은 시절을 보냈을까.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본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호기심을 가질 법하다. <웡카>는 프리퀄로 윌리 웡카의 과거 분투기를 다룬 영화이다. 그가 성공할 것을 이미 알고 있어서인지 여러 고초를 겪는 웡카가 안쓰럽기보다는 그에게 확신의 눈빛을 보내게 된다. 무엇이든 끝에서 앞을 보면 여유롭구나. 움파룸파 둠파디디,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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웡카는 디저트의 성지인 달콤 백화점에 초콜릿 가게를 오픈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런던으로 향한다. 순수하다 못해 순진한 그는 도착하자마자 돈을 잃고 나쁜 세탁소 주인의 계략에 빠진다. 빚을 갚을 때까지 세탁소에 묶인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동료들과 친구가 된다. 자포자기할 수도 있지만 웡카는 포기하지 않고 나갈 궁리를 하며 초콜릿을 생산한다. 친구 누들을 설득하여 동물원에서 기린의 젖을 짜는 등 최상의 맛을 내기 위한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꿈에 미쳐있다.

 

웡카의 노력과 정성이 담겨서인지 그의 초콜릿을 먹은 사람들은 춤을 추고, 하늘을 날고, 꿈같이 행복한 느낌을 받는다. 길거리에서 몰래 파는 초콜릿이지만 사람들은 상품의 가치를 알아보고 그를 찾는다. 런던의 초콜릿 연합이 방해하고, 부패한 경찰서장이 쫓아오고, 움파룸파가 초콜릿을 훔쳐 가도, 웡카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위기를 모면한다. 확고한 목표가 있기에 그는 흔들리지 않는다.

 

뚜렷한 방향성이 그를 붙잡은 것도 있지만 위험에 처할 때마다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어 그는 버틸 수 있다. 혼자만 웃긴 코미디언,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전화 교환원, 엄청난 비리를 알고 있는 전직 회계사, 탄생 비화가 있는 책벌레 고아 누들, 잊을만하면 나타나 웡카를 곤란하게 만들거나 도와주는 움파룸파 등. 친구 맺기 어려울 것 같은 그들이 끈끈한 친구가 되는 과정은 초콜릿 보다 달다.

 

풍파가 지나고 드디어 어머니가 남기신 초콜릿을 열어보는 웡카. 누들 덕분에 글 읽는 법을 배운 웡카는 어머니의 유언이 담긴 메모를 읽는다. “중요한 건 초콜릿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란다.” 맛을 내는 최고의 비법이 담겨있다. 웡카는 아껴뒀던 어머니의 마지막 초콜릿을 한 조각씩 떼어 친구들에게 준다. 그 한 입에서 웡카는 어떤 맛을 느꼈을까.

 

오전에 본 <웡카> 후유증인지 오후 내내 움파룸파 멜로디가 들리고 초콜릿이 머릿속에 떠다녔다. ‘웡카처럼 누군가 초콜릿을 뿌려주면 좋겠다. 달콤함이 필요해.’ 하던 찰나, 어떤 분이 감사하다며 큰 초콜릿을 주고 가셨다. 꿈같은 상황에 멍해졌다. 아껴 먹을까 하다가 웡카처럼 주변에 초콜릿을 나눠줬다. 어색한 사이였던 사람과도 초콜릿 덕에 인사를 하며 대화를 나눴다. 거절할 것 같던 사람들도 즐거이 초콜릿을 받았다. 한 조각씩 나눴을 뿐인데 달콤함이 배가 된다.

 

다들 이런 달콤함을 원하고 있었을지도. 인생의 비법은 한 입 거리에 있을지도.

 

젊은 웡카처럼 달리기도 나누기도 잘 하고 싶다.

 

 

 

김윤 에디터 명함.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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