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계절을 즐기는 사람 [사람]
-
어떤 사람은 후덥지근하고 습한 여름의 날씨에 숨쉬기 힘들다 하고, 어떤 사람은 해가 빨리 뜨고 금세 지는 겨울이 오면 살기 힘들다고 한다.
누군가가 피곤하고 지치는 계절이 이렇게 다르다. 환경은 사람을 살게도 하고 살고 싶지 않게도 한다.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는 인위적으로 내가 만들어 내는 환경과 매년 돌아오는 계절과 같은 자연적 환경이 있다. 결국 사람은 두 가지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내 주변을 가꿔나가는 동시에 변하지 않고 돌아오는 계절의 좋은 점을 보며 살면 좀 더 풍요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이는 계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나는 비가 오면 꼭 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아주 뜨거운 차를 마시면서 비를 위해 준비해 둔 플레이리스트를 튼다. 되도록 노래의 소리는 작게 해서 빗소리와 함께 들을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나서도 꽤 오랫동안 비가 그칠 기미가 안 보인다면 방의 모든 불을 끄고 영화를 한 편 튼다. 특별하거나 거창하지 않지만 내가 정해둔 비 오는 날의 루틴을 하고 나면 비가 꽤 반갑게 느껴진다. 날씨는 내 기분에 맞춰주지 않기 때문에 날씨에 맞춰서 기분을 조절하고 균형을 잡아야 한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은 비가 왔는데 내일은 화창하다. 눈이 오다가도 꽃은 피고 장대 같은 비가 쏟아지고 나면 무지개가 뜬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된다. 변화무쌍하면서도 늘 그랬듯 순환하는 자연 속에서 서핑하듯이 살고 싶다. 파도처럼 자연이 시시각각 모습을 바꿔도 균형을 잡고 흐르는 시간 속에 유영하면서.
[김지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