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아시스’에서 ‘펄프’까지, 역대 최고의 브릿팝 앨범 5선 [음악]

1990년대 전성기를 향유한 앨범들
글 입력 2023.11.3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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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7일 저녁 8시,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브릿팝의 전설 노엘 갤러거가 이끄는 밴드 ‘노엘 갤러거 하이 플라잉 버즈’의 내한 공연을 갔다. 올해 특히 많은 콘서트를 갔었지만 올해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간 모든 콘서트를 통틀어 손에 꼽을 정도의 황홀하고 감동적인 콘서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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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도 녹슬지 않는 완벽한 라이브와 이를 증폭시키는 밴드사운드, 그리고 이와 같은 공연을 진정으로 즐기는 관객들의 떼창까지 어느 하나 빠질게 없이 모든 게 완벽한, 살면서 처음 경험해 보는 감동을 느끼게 해 주었다.

 

어떻게 보면 노엘 갤러거는 90년대 최전성기 오아시스 출신 록스타이기에 지금의 세대가 태어났을 때 최전성기를 맞은 스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음악은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듯이 공연장을 찾은 관객은 20~30대가 주를 이뤘고 다양한 연령대를 대통합하는 공연을 보여주며 경이로움을 느꼈다.

 

벌써 이틀이 지났지만 공연의 여운은 아직까지도 가시지 않았고 출근, 퇴근길 모두 노엘 갤러거 내한공연 셋 리스트만을 주야장천 듣고 있다. 오랜만에 브릿팝 앨범들을 다시 찾아 듣게 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4번째 아트인사이트 주제로 되었다. 이번 4번째 아트인사이트 주제는 개인적으로 엄선한 역대 최고의 브릿팝 앨범 5선이다.

 

 

 

브릿팝에 대하여


 

우선 브릿팝에 대하여 간략히 소개해보려 한다. 브릿팝은 'Britpop', 'British Modern Rock'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1990년대 초반 영국에서 생겨난 락 장르에서의 움직임을 의미하며 얼터널티브 락처럼 하나의 장르 이상의 의미를 갖는, 영국에서 발생한 음악적인 움직임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사실 브릿팝을 장르적으로 분류하는 데는 다양한 의견이 있고 단순히 비틀스에 대항하기 위한 언론의 인위적인 산물로 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당시 미국의 너바나(Nirvana), 펄 잼(Pearl Jam)으로 대표되는 얼터너티브 록/그런지 장르에 대항하여 영국 언론이 60, 70, 80년대를 바탕으로 한 소위 영국색 짙은 음악들을 띄워주기 시작했고 그렇게 브릿팝이라는 용어가 음악사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최초의 브릿팝 밴드는 더 라스(The La's)로 보고 있으며, 이후에 등장한 오아시스(Oasis), 블러(Blur), 스웨이드(Suede), 펄프(Pulp)가 브릿팝 4대 밴드라 불렸다. 브릿팝의 전성기는 오아시스의 전성기와 궤를 같이 하는 1990년대였다. 이 당시 전성기를 향유했던 브릿팝 앨범 중 대표적이고 의미 있는 앨범 5가지를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5위 Elastica – Elastica (1995)


 

앞서 소개한 4대 브릿팝 밴드만 보아도 브릿팝 씬은 철저히 남성 중심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브릿팝 씬에서 ‘크리시 하인드(Chrissie Hynde)’ 이후 가장 쿨한 프런트우먼으로 불리는 저스틴 프리쉬만(Justine Frischmann)이 이끄는 밴드 ‘엘라스티카(Elastica)’가 혜성 같이 등장하며 남성 중심의 브릿팝 씬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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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스티카는 1993년 데뷔 싱글 < Stutter >를 시작으로 많은 주목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데뷔를 하였다. 그 후 18개월이 지나 그들의 이름을 딴 첫 번째 앨범 < Elastica >를 발표하며 브릿팝 역사에 남을 명반을 대중에게 선사했다. 앨범 < Elastica >는 1995년 발매 당시 비평가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은 앨범 중 하나였다. 발매하자마자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당시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데뷔 앨범 기록을 경신하며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100만 장 이상 판매되었다.

 

 


 

 

성공적인 첫 번째 앨범의 기세를 몰아 글래스톤베리, 롤라팔루자 같은 대형 록 페스티벌에도 참가하며 기나긴 투어를 돌기 시작했고 이 투어기간 동안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팀은 점점 와해되었다. 그 후 1집이 발매된 지 5년 만인 2000년 4월 3일에 두 번째 앨범 < The Menace >를 발표했고 1년 뒤인 2001년에 해체를 하며 브릿팝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장의 앨범만을 남긴 상태로 그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아직까지도 그들의 데뷔는 중요한 브릿팝 역사이며 여전히 그들의 음악은 존재감을 잃지 않고 영국 브릿팝의 위상을 드높여준다.

 

 

 

4위 The Verve – Urban Hymns (1997)


 

버브(The Verve)는 1990년대 중반에 난해하지만 실험적인 시도를 적용한 사운드로 비평가의 찬사를 받은 사이키델릭 슈게이즈 장르의 데뷔 앨범 < A Storm In Heaven >을 시작으로 브릿팝 내 입지를 다져갔다. 그 후 몇 년 동안 그들의 사운드는 기존의 난해한 스타일에서 좀 더 차트 친화적인, 대중적인 스타일로 변형되며 본격적으로 브릿팝씬에서의 간판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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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버브는 영국 밴드의 장르적 한계에 도전하며 이를 개척한 앨범으로 평가를 받는 < Urban Hymns >를 발매하며 서서히 쇠퇴하는 브릿팝 운동에 부활을 이끌었다. 특히 < Urban Hymns >는 이들의 메가 히트곡이자 브릿팝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 < Bittersweet Symphony >가 수록되어 있다. 해당 곡의 제목은 몰라도 40초의 전주를 들으면 어디선가 한 번은 들어봤을 버브의 대표곡으로 이 곡 만으로 영국 브릿팝 역사에 이름을 올리기에 충분한 임팩트를 주었다.

 

 


 

 

해당 앨범에는 히트 싱글 〈 Bittersweet Symphony 〉 뿐만 아니라 당시 영국 차트 1위였던 〈 The Drugs Don't Work 〉와 〈 Lucky Man 〉이 수록되어 있는 앨범이며 버브의 앨범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1,000만 장 이상이 팔리는 등 상업적 성공까지 이루며 1998년 베스트 브리티시 음반을 포함한 두 개의 브릿 어워드(Brit Awards)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3위 Blur – Blur (1997)


 

비틀스와 롤링스톤즈 사이의 경쟁을 부추겼던 1960년대 미디어처럼 1990년대 영국 미디어는 인기 밴드였던 오아시스와 블러를 그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라이벌 구도로 설정을 하며 소위 ‘브릿팝 전쟁’이라 선동을 하며 연일 두 밴드를 엮었다. 이와 같은 미디어의 선동에 보답(?) 하듯이 두 밴드의 멤버들은 독한 설전을 벌이며 음악 차트뿐만 아니라 축구 경기장에서도 대립각을 이어가는 등 팬들을 양극화시키며 브릿팝의 전성기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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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에 발매된 블러의 밴드이름과 동일한 5번째 앨범인 < Blur >는 유명한 ‘브릿팝은 죽었다’라는 선언 이후 나온 앨범이다. 역설적이게도 해당 앨범은 브릿팝으로부터 최대한 멀어지는 방향을 선택하며 나온 결과물로 미국 그런지나 노이즈 록의 영향을 받았으며 힙합이나 트립합과 같은 타 장르에서도 영감을 받은 곡들이 주요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마냥 본래 뿌리에서 멀어진 것은 아닌 브릿팝 특유의 사운드는 여전히 남아있어서 상당히 중독적인 훅을 자랑한다.


앨범 < Blur >에는 이들의 메가 히트곡이라 할 수 있는 < Song 2 >가 수록되어 있으며 < Song 2 >의 엄청난 위용에 묻혀 있지만 평론가와 블러 헤비 팬들 사이에서 종종 블러 최고의 곡으로 꼽히는 < Beetlebum >*이 수록되어있는 등 블러의 대표 앨범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 Bettlebum은 당시 데이먼 알반이 여자친구였던 저스틴 프리쉬먼과 약을 한 후의 느낌을 곡에 담았다고 한다. 왕년의 라이벌 노엘 갤러거가 2008년에 이 곡을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2위 Pulp – Different Class (1995)


 

1995년에 발매된 펄프의 < A Different Class >는 당시 영국 음악 중 가장 ‘영국 스러운 앨범’이라는 평과 함께 브릿팝의 정점에 올랐다. 펄프는 4집 앨범 < His ‘n’ Her’s >로 대 성공을 거둔 후,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 < Different Class >로 또 한 번 평단과 팬들의 극찬을 받으면서, 데뷔 원년부터 브릿팝을 지배했던 오아시스와 블러의 명성을 무색하게 했다. 해당 앨범을 통해 펄프는 일상에서 낭만적인 느낌을 찾는 느낌을 구현하며 브릿팝을 포함한 영국 음악의 새 역사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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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는 < Common People >, < Bar Italia >, < Sorted For E's and Wizz >와 같은 트랙을 통해 당시 죄의식 없이 쾌락주의에 빠진 영국의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영국 사회의 복잡한 사회상을 주시하며 영국 사회에 큰 메시지를 던졌다.

 

가사면에서 불륜, 원나잇 스탠드와 관음증을 다루던 전작의 내용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전작에 비하면 트랙 이름이 < Common People >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영국 계급 문제를 건드리는 등 정치적이고 날카로운 면모가 많아졌다.

 

 

 

 

앨범 제목은 프런트맨인 자비스 코커가 자주 들렀던 클럽에서 직관적으로 떠올랐다고 한다. 앨범 뒷면에 “우린 어떤 문제도 일으키고 싶지 않다, 우린 단지 다를 수 있는 권리를 원한다. 그게 전부”라는 설명을 덧붙였다고 한다.

 

 

 

1위 Oasis – Definitely Maybe (1994)


 

이번 노엘 갤러거 콘서트의 영향이 없지 않아 있지만 브릿팝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1994년 오아시스는 데뷔 앨범 < Definitely Maybe >를 1위로 꼽아 보았다. 해당 앨범 발표 당시 한 세대를 뒤흔들며 오아시스와 브릿팝 전성기의 시작을 알렸다. 90년대 초반 건설회사에서 노가다를 뛰며 일하던 노엘 갤러거가 파이프에 발을 깔려 다치면서, 창고에서 보다 덜 험한 일을 하는 동안 수많은 곡들을 작곡했는데, 그 정수가 이 앨범에 수록되어있다. (그래서 노엘은 그 창고를 'Hit Hut(대박창고)'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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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앨범의 대성공으로 밴드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작품성은 뛰어났지만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한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My Bloody Valentine)’의 를 제작하면서 발생한 앨런 맥기(Alan McGee)의 크레이션 레코즈(Creation Records)의 재정난 해소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해당 앨범에는 오아시스를 상징하는 < Supersonic >, < Shakermaker >, < Live Forever >, < Cigarettes and Alcohol > 등 4개의 메가 히트 싱글들을 수록한 채 영국 맨체스터 출신의 밴드이자 브릿팝의 시조 격으로 평가받는 매드체스터* 씬의 밴드인 스톤 로지스 등이 제시한 매드체스터의 시대정신을 이어받아 음원 차트를 폭격하고 다녔다.

 

* 매드체스터: 1980년대 후반 영국 맨체스터에 생성된 음악 씬.

 

 

 

 

1994년 발매 당시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데뷔앨범이라는 기록을 얻었으며, 영국 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약 800만 장 이상이 판매되는 등 상업적 성공과 그들의 다음 앨범이 본격적으로 미국에 진출하는데 초석을 만든 앨범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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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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