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행복과 사랑을 이야기하다 - 세르주 블로크 KISS

글 입력 2023.11.27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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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주 블로크(Serge Bloch).

 

프랑스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국경과 장르를 초월해 활동 중이며 타임지(Time Magazine),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 월스트리스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 더 뉴요커(The New Yorker), 르 몽드(Le Monde), 리베라시옹(Libération) 등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여러 신문과 잡지에 삽화를 그리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 에르메스(Hermès), 코카 콜라(Coca-Cola), 알스톰(Alsthom), 쁘띠 바또(Petit Bateau), 퍼블리시스 그룹(Publicis Groupe), 런던 지하철(London Underground), 프랑스 환경부(Ministry of Ecological Transition), 프랑스우정공사(La Poste) 등 세계 정상급 기업 및 공공 기관의 의뢰를 받아 세계적인 광고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작업 역시 이어가고 있다.


2005년에 미국 일러스트레이터협회에서 수여하는 금메달과 프랑스 몽트뢰유 도서전에서 수여되는 바오밥상을 받았고 2007년 «세상을 뒤흔든 31인의 바보들(L'encyclopédie des cancres, des rebelles et autres génies)»로 이탈리아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세계 3대 그림책 상의 하나인 라가치상의 영예를 안았다.


언제나 번뜩이는 재치와 아이디어로 무장한 세르주 블로크는 프랑스와 뉴욕을 거점으로 활동하며, 최근 순수 미술의 영역으로도 작품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어 "거침없는 크리에이터"로서의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런 그의 국내 첫 개인전 전시를 만나볼 기회게 생겼다.

 

이 날은 타이밍이 굉장히 좋았어서 전시관에 입장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도슨트를 바로 들을 수 있었다. 이렇게 유명한 작가이지만 나는 사실 처음 만나게 된 거라, 아마 도슨트가 없었다면 그의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 했을 것이다. 만약 나처럼 작가나 작품에 대해 아는 것이 잘 없다면 도슨트 듣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이번 세르주 블로크의 전시 타이틀은 바로 '키스KISS'. 사랑하는 사람과 입을 맞춘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 하지만 전시를 쭉 보면 연인이나 가족을 향한 사랑만이 아니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편적인 사랑의 의미를 담아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감정은 동물들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이고, 사람이 아닌 동물이나 물건에 대해서도 사랑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또는 박애와 같이 모든 인류를 사랑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조형물-키스ⓒSerge Bloch.png


세르주 블로크는 어렸을 적에 국적이 네 번이 바뀌기도 했고, 유대인이어서 신분을 숨기고 살아갔던 적도 있다고 하니 꽤나 험난한 시절을 살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을 휴머니스트라고 칭할 정도로 행복, 웃음, 사랑을 중요시 여겼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을 보면 전쟁과 같이 인간의 이기심에 비롯된 슬픔이 아니라, 사람이 온당 느낄 수 있는 슬픔이나 행복, 기쁨, 웃음 등을 표현했다. 바로 키스처럼 말이다.


세르주 블로크의 작품은 간결하다. 다채롭고 화려한 화풍과는 다소 많이 반대다. 선 하나로 작품을 만들어 냈다. 그럼에도 무엇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인지 어느정도 감이 오고, 절제미가 느껴진다. 또, 그렇게 단순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언어가 통하지 않는 다른 곳에서도 그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우정국 콜라보 기념우표ⓒSerge Bloch.png


그리고 그는 작품에 잡지나 신문의 일부를 붙이는, 콜라주 방식을 많이 사용했다. 단순한 선과 현실감이 느껴지는 물품 일부를 붙인 작품들은 분명 여백이 넘치는 캔버스임에도 비어보인다는 느낌을 주지 못 했다.


계속해서 전시를 둘러보던 와중에 우리나라 자기를 직접 구매해서 그 위에 아트를 입힌 작품도 만나볼 수 있었다. 해설자분의 말씀으로는 오자마자 바로 구매해서 그렸다고 하던데, 이 작가가 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지 알겠고, 나 역시 작가에 대한 호감도가 조금 상승하기도 했다.


세르주 블로크의 전시는 단순하게 이야기해서 정말 재밌었다. 앞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해내고 어쩌고 어렵게 느껴질 것만 같은 말을 사용했는데, 어떠한 함축적인 의미 없이 정말로 1차원적인 감정을 볼 수 있다.

 

행복해서 웃고, 슬퍼서 울고, 또는 기뻐서 울기도 하고. 여기에 간결한 그의 화풍이 더해지니, 유머를 사랑하는 사람답게 전시가 즐거웠다. 이러한 감정의 표현 역시 전부 사랑이란 게 그 안에 담겨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보통 예술 전시라는 것이 워낙 난해할 때도 있고, 사람에 따라서 "그래서 이걸 보면 뭐가 좋은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니 보통 추천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이 세르주 블로크의 전시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누어서, 팍팍한 사회를 좀 더 생기있게 만들 수 있으면 좋을 것만 같다.

 

 

유명 매거진 삽화ⓒSerge Bloch.png

 

[배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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