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오늘의 그림 운세 – 매일 그림 날마다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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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내 책상에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매일 그림 날마다 여행> 일력이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매 번 다른 그림이 등장하는 이 일력은 내가 다른 일에 집중하는 중에도 언제나 예술적 사유가 함께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그림과 함께 적혀있는 글귀들은 마치 오늘의 운세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매일 그림 날마다 여행> 오늘의 명화는 나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줄지 기대하며 하루를 맞이할 수 있게 한다.
"불안과 근심은 이 눈 쌓인 조용한 마을에 내려놓고, 오늘은 숙면을 취해보는 게 어때요?"
<매일 그림 날마다 여행>은 한 달에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 등을 두루 파악할 수 있는 그림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을 보며 각 문화권의 독특한 정취를 찾아내면서 세계 전반적인 미학에 대한 공부도 할 수 있다. 매일 그림을 보며 상(像) 너머에 어떤 정신이 깃들어 있는지, 작가의 어떤 사유와 고뇌가 녹아 있는지, 어떤 사회적 배경에서 그려진 그림인지 이해해보려 한다.
일력을 받고 처음 든 생각은 그림의 '치유' 효과였다. 전공 도서로만 가득 찬 책상 보다는 한 줌의 아름다움이 더해진 책상에서 공부하는 건 나에게 대단한 치유의 효과를 줄 것이라 생각한다.
일력의 저자 김선현은 역시 미술치료를 주력으로 한 심리학자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치료 효과가 입증된 그림들로 달력을 구성했다고 한다. 그는 그림과 달력을 융합시키는 아이디어로 대중에게 그림이 주는 치유의 효과를 전하고 있다.
11월은 스타니스와프 비스피안스키가 있는 폴란드의 달이다.
오늘의 포춘쿠키를 열어보듯 해당되는 페이지를 펼쳤더니 유제프 헤우몬스키(Józef Marian Chełmoński)의 <눈 속의 자고새>라는 작품이 등장했다. 폴란드의 겨울은 혹독한 날씨 속에서도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는 매력적인 나라이다. 유제프 헤우몬스키 또한 아름다운 폴란드 겨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그림을 그렸다.
<눈 속의 자고새>는 그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이 그림은 특유의 서양화의 분위기가 나지 않아 묘한 느낌이 들었다. 여백이 강조되는 동양의 수묵화를 보는 듯 했다. 중국 미학에서 자고새는 이별과 그리움을 상징하기도 한다. 새하얀 눈이 그리고 있는 여백과 자고새의 상징은 소슬한 늦가을 바람을 맞는 듯한 느낌을 준다.
쉴 틈 없이 빠듯한 일상에도 한 송이의 장미꽃같은 순간이 필요하다. 그 장미꽃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일 수도, 조용한 카페를 가는 것일 수도 있다.
이제 <매일 그림 날마다 여행>을 통해 매일 그림을 보는 장미꽃 순간을 맞이하려 한다.
[임예솔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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