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Love is all [문화 전반]

사랑이 모든 것을 이긴다.
글 입력 2023.10.15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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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사랑 타령을 하는 미디어에 얼마나 신물이 났었는지 모른다. 가게 앞 홍보용 풍선 인형에 공기를 밀어 넣듯이 노래, 드라마, 각종 매체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나에게 사랑의 중요함을 주입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사랑하지 않으면 무언가 빠진 것처럼, 강제적 외로움을 느끼게 되었다. 사실 사랑이라는 단어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무 추상적이지 않은가.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이 뭐냐고 물으면 절반 이상은 대답하지 못한 채로 나를 쳐다봤다. 그래서 나는 반항이라도 하듯, 사랑이라는 단어를 보면 도망치듯 피했다. 책 소개에서 '사랑'을 발견하면 구매하지 않았고, 노래 가사에서 절절하게 '사랑'을 말하면 듣지 않았다. 영화에서, 드라마에서도 로맨스 주제는 덮어놓고 피했다. (어쩌면, "사랑"이라고 했을 때 연인 간의 감정만을 떠올렸었기 때문에 지금보다 부족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 그런 걸지도 모른다.)

 

이제는 안다. 우리 인생에서 사랑을 뺀 채로 산다는 것은 너무 아득하다는 것을. 삶 전체가 사랑으로 촘촘하게 이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부터.

 

사랑으로 바라볼 때 우리 모두는 가장 반짝이는 존재가 된다는 것을.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을 피해 다른 길로 도망쳤지만 알고 보니 입구와 출구가 같은 미로였다.

 


다운로드.jpg

(사진 :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中)

 

 

과거의 내가 무색하게 지금의 나는 사랑으로 삶을 바라보는 작품을 좋아한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는 매 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우주는 여러 가지 차원으로 쪼개지고, 현재 세계의 주인공이 실패의 길을 택했기에 다른 선택의 세계에 살고 있는 주인공은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삶의 허무 앞에서 무너지는 이에게 영화는 다정하게 손을 내민다. 끝내 베이글이 우리를 삼킬지언정 이번 세계에서 함께 행복하자고.

 

가수 검정치마는 노래 'Love is all'을 통해 말한다. 한껏 치장해도 우리는 모자라지만, 변화가 필요하지 않고 완벽하지 않아서 기쁘다고. 내가 모자란 만큼 너는 조금 모나있기도 하며 이건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이런 우리는 사랑하며 산다는 것을.

 

정세랑 작가의 '보건교사 안은영'에서는 저마다 크고 작은 상처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맞잡은 손으로 서로의 흉터를 보듬으며 유쾌하고 경쾌하게"


만약 누군가 나에게 사랑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삶을 대하는 태도'라고 대답할 것이다. 사랑을 묻고 대답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래도록 다정하게 살고 싶다.

 

 

[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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