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그의 음악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 시간 - 모차르트 평전

글 입력 2023.08.20 01:4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20230819195109_myczfpga.jpeg

 

 

영화 <아마데우스>는 1980년대 작품이며 무려 3시간의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이다.

 

그럼에도 몰입도가 높고 흥미로우며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모차르트의 마지막이었다. 위대한 작품이자 그의 마지막 곡이었던 '레퀴엠'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곡으로 미처 완성하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렀다.

 

"지금도 '레퀴엠'에서 모차르트가 직접 작곡한 '라크리모사' 8마디까지만 듣는 사람이 적지 않다." p.696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면 살리에르와 모차르트의 라이벌 관계가 주를 이루며, 결국 질투에 눈이 먼 살리에르가 미쳐서 모차르트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이야기를 담고있다. 유령같은 남자가 모차르트에게 다가와 곡을 의뢰하고 모차르트는 점점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병에 들고, 결국 곡을 쓰면서 죽음에 이른다.

 

<모차르트 평전>은 한국인이 쓴 최초의 모차르트 평전이며 무려 8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가지고 있다. 짧다면 짧은 35년간의 인생이 얼마나 대단했기에 이토록 긴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지 놀랐고 신기했다.

 

단순히 천재, 모든 음악가의 우상, 그리고 영화 <아마데우스>의 인상으로만 기억되고 있었기에 이 긴 이야기에서 어떤 장면이 펼쳐질지 기대되었다.

 

저자 이채훈은 음악을 전공하고 싶었으나 여의치 않아 서울대 철학과를 다녔다. 키에르케고르와 도스토옙스키에 미쳐서 대학 시절을 보냈다. MBC 다큐멘터리 PD로 입사, 노조 활동을 열심히 하며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중 '제주 4·3', '여수 14연대 반란', '보도연맹-잊혀진 대학살' 편을 만들었다.

 

클래식 다큐멘터리로는 [MBC스페셜 모차르트] '천 번의 입맞춤', [정상의 음악 가족 정트리오], [21세기 음악의 주역,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 등을 만들었다. "음악이 없는 삶은 오류"라는 니체의 말에 공감하며, 인간과 음악을 관통하는 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모차르트 평전>을 펼치자마자 저자의 모차르트에 대한 사랑을 너무나도 느낄 수 있었다. 모차르트라는 위대한 음악가의 인생을 온전히 한국어로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고 감사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최대한 객관적이고 증명된 많은 자료를 통해 모차르트의 생애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어, 그의 생애를 읽을수록 더욱 흥미로웠다.

 

"딱딱한 작품 분석은 별로 하지 않았다. 모차르트라는 인간의 생애에 방점을 두고자 했기 때문이다." p.19

 

모차르트는 알 수 없을 정도로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니고 태어났다. 그의 천재성을 뒷받침 해 준 아버지의 존재.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의 집념이 지금까지도 기억될 수 있는 모차르트의 모습으로 완성시킨게 아닐까 생각했다. 특히 모차르트는 사랑을 사랑한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에게 사랑을 주는 사람에게 재능을 선보였다고 한다.

 

"그는 음악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기를 삻어한 반면, 마음으로 음악을 느끼는 사람들 앞에서는 몇 시간이고 기꺼이 연주해 주었다." p.38

 

푸가 C장조 K.394(아내 콘스탄체 덕분에 만들어진 곡)처럼 사랑으로 만들어진 음악들. 모차르트의 생애를 듣고, 음악을 감상하는 것도 참 재밌는 경험이었다. 천부적인 재능만을 믿지 않고 노력하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간 모차르트.

 

너무 쉽고 익숙해져서 어느 순간 가볍게까지 느껴졌던 그의 음악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정선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5.01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