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자유를 위한 투쟁 - 뮤지컬 곤 투모로우

글 입력 2023.08.16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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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뮤지컬 곤투모로우 포스터 [제공=PAGE1].jpg

 

 

*

공연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점 참고해주세요.

 

 

광복절.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찾은 날이라는 것이 참 의미가 있다. 독립이 오기까지 흘러갔던 역사에 참으로 많은 투쟁이 있었을 텐데 이번에 본 뮤지컬 <곤 투모로우>는 그 역사의 일부분을 공연으로 풀어냈다.

 

'김옥균'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볼 수 있다고 했을 때 조금 의아하기는 했다. 새롭게 만든 인물이 아닌 조선에 실제로 존재한 인물이었고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등 외국 뮤지컬 줄거리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한국(조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뮤지컬은 상상이 되질 않았다. 공연에 대한 기대가 없다는 뜻이 아닌 말 그대로 어떤 느낌일지 잘 모르겠다는 의미로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공연 전 그 공연에 대한 정보를 최소화 하는 나에게 이 뮤지컬은 알쏭달쏭함 그 자체였다.

 

 

뮤지컬 곤투모로우 공연사진 1 [제공=PAGE1].jpg

 

 

생소하게 보기 시작했으나 인터미션을 제외하고 공연을 본 시간 동안 나는 무대에 푹 빠졌다. 어떻게 보면 휘몰아치는 역사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 휘몰아친 역사를 지켜보고 그 안에서 숨 쉬고 있는 인물들의 삶을 보고 있자니 그들의 감정이 다채롭게 보였다. 이렇게 휘몰아치는 역사 안에서 인물들의 삶을 촘촘하게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무대 구성이 아주 섬세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갑신정변을 일으켰을 때의 조선, 일본, 불란서, 배 위 등 다양한 장소가 등장하는데 그 장소들 하나하나가 특색 있고 자세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인물들이 어디에 있는지가 한눈에 잘 보였다. 그런 장소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춤으로 보면서 역사의 스토리를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느꼈던 장면은 '한정훈'이 사실 고종의 명을 받고 '김옥균'에게 접근했을 때의 상황을 단순히 장면으로 보여준 게 아닌 그 당시 시간으로 되돌리듯 연출한 장면이다. 영화에서나 볼법한 연출을 관객들이 생생하게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할 수 있다니. 솔직히 좀 놀랍고 신선한 연출이라고 생각했다. 이 외에도 빠르게 설명해야 할 역사를 텍스트와 함께 보여주면서 어쩌면 유튜브로 영상을 보면서 자막을 함께 보는 듯한 느낌을 실시간으로 공연하는 뮤지컬에서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이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에 좋은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군무 등 볼거리가 많아서도 있었겠지만 연출에서 오는 신선함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만큼 나 역시 감탄하고 몰입해서 공연을 봤기 때문이다.

 

 

뮤지컬 곤투모로우 공연사진 7 [제공=PAGE1].jpg

 

 

갑신정변을 향한 의지, 실패했을 때의 좌절, 암살에 대한 두려움, 최후의 선택까지 했던 '김옥균' / 목적이 있었던 접근, 혼란이 있던 선택, 그의 뜻을 실행하고자 했던 '한정훈' / 그를 의지했던 마음, 요동치는 마음속 복잡함, 무력함을 느끼고 힘들어하는 '고종' 외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캐릭터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뮤지컬의 재미 중 하나가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달라질 때마다 그 캐릭터가 조금씩 달라진다는 것이다. 내가 공연을 봤을 때의 '고종'과 달리 조금 더 무게감 있고 낮은 목소리의 배우가 고종을 맡으면 공연의 분위기가 어땠을까 하는 궁금함도 있었다.

 

역사 속 인물들을 향한 평가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내가 가진 가치관에서는 좋은 인물일 수 있는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아닐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내가 실존했던 인물에 대해 맞고 틀리다를 말하기에는 조심스럽다.

 

하지만 공연에서는 실존 인물임에도 그들만의 풍부한 감정과 서사 덕분인지 각자의 행동이 그들에게 최선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새로운 개혁을 꿈꾸는 것도, 자기가 가진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행동하는 것도, 누군가 하지 못했던 일을 용기 내서 하는 것도. 다 그 인물들의 성격에 맞게 행동한 것 같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역사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잊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예술이 계속 만들어진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인 것 같다.  '곤 투모로우' 역시 그 역사를 다시금 알 수 있게 해줬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던 하루였다.

 

공연이 끝나기 전에 더 많은 관객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역사의 한 부분을 뮤지컬로 볼 수 있었고 구성 역시 다채롭기 때문에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의 힘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좋은 공연을 볼 수 있게 해준 아트인사이트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김지연.jpg

 

 

[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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