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낮은 칼바람

글 입력 2023.11.0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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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밑바닥에서의 생존 게임


연극적 판타지의 극치,

1930년 만주 객점의 사람들을 무대에서 만나다

 

 

지난해,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 관객을 만나지 못하고 공연기록으로만 남아 깊은 아쉬움을 남겼던 2022년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낮은 칼바람>을 드디어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낮은 칼바람>은 '창작산실 대본공모'와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최종 선정된 수작으로, 대본 창작 이후 약 5년의 기다림 끝에 관객을 찾아간다.


작가(신안진) 외조부의 실제 이야기와 '나카무라 신타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낮은 칼바람>은 픽션이 따라올 수 없는 논픽션만의 진정성과 생생함으로 무대를 1931년 만주로 순간이동시킨다. 입체감 있는 캐릭터들은 이 극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역사임을 알리고 몰입감을 높인다.

 

"아이고, 아배요. 뭐 빨아 묵을 기 있다고 이 추운 땅까지 우리를 끌고 왔소." 공연은 마치 미국의 서부극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만주를 배경으로, 마적과 일본군, 독립군, 협객들이 판치는 무법지대를 그리는 '만주 웨스턴'. 만주 웨스턴에서는 정통 서부극과 달리 선과 악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정의감에 바탕을 둔 영웅 같은 주인공도 등장하지 않는다.

 

<낮은 칼바람>은 그 시대의 영웅이 아닌 가장 아래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날카로운 칼바람을 이겨낸 민초들의 신화이다.

 

작가 신안진은 우리에게 작가보다는 배우로서 더 익숙한 인물이다. 배우로서 20여 년간 무대를 지켜온 신안진은 그의 희곡 <낮은 칼바람>을 통해 극작가로서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오랜 배우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살아있는 듯한 캐릭터들을 완성하였다. 1930년대가 현재 2022년에 재현된 듯한 생생한 감각은 관객으로 하여금 환상의 시간 여행으로 이끌어 척박한 시대의 민초들의 삶을 경험하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외조부님의 파란만장한 삶이 녹아있지만, 결국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밑바닥 삶을 사는 사람들의 생명력에 대해서이다. 역사적으로는 주목할 만한 큰 사건만 전면에 나타나지만 한 번도 나서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역사적 사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 신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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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 1930년 만주 하얼빈 북쪽 대흥안령 아래 외딴 객점.

 

객점 주인 '용막'과 건달 '종수' 그리고 '수염'은 한족 지주들과 어울려 며칠째 투전과 아편에 빠져 있다. 객점의 일꾼 '금석'은 용막의 눈을 피해 글 배우기에 여념이 없지만, 어떤 꿈을 가지기에는 너무나 척박한 환경이다. 비밀 임무를 띠고 있는 '야마모토' 중위와 '마에다' 하사, 돈으로 팔려 온 어린 신부 '부근'과 '맹포수'들은 늑대들의 하울링과 칼바람을 따라 작은 객점으로 몰려오고, 객점에 모인 다양한 사람들은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각자의 생존을 위한 투쟁을 시작한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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