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삶에 대한 긍정으로 가득한 마티스의 세계 - 앙리 마티스, LOVE & JAZZ

하늘과 나무, 꽃에서 기쁨을 찾고, 언제나 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
글 입력 2023.08.1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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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 Matisse Museum

 

 

2017년, 나를 니스로 데려다 놓은 건 오로지 마티스였다. 마티스 뮤지엄에 가기 위해서.

 

처음 마티스의 작품을 직접 본 이래로 그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중 한 명이다. 파리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새벽빛을 맞으며 도착한 니스는 마티스의 작품 같은 도시였다. 그 도시를 여행하는 모든 순간이 마티스의 작품 속을 걸어 다니는 것 같았다. 마티스 뮤지엄 또한 그의 작품처럼 사랑스러운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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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 Matisse Museum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의 작품을 처음으로 본 것은 2009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린 <퐁피두 센터 특별전> (2008.11.22 - 2009.3.22) 애서다. 친구가 표가 한 장 남는다고 해서 별 기대 없이 방문한 그 전시에서 마티스의 "폴리네시아, 바다"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큰 미술관 벽면을 가득 메운 하늘색과 파란색. 그 색 사이로 물고기, 새와 해초의 형상을 한 생물들이 춤을 추고 있다. 거대한 크기의 작품 가까이 서면 온 시야에는 파란 바다가 가득해서 마치 금방이라도 바다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다. 실제 이 작품은 마티스가 타히티 (남태평양에 위치한 프랑스령의 섬)를 여행하고 제작한 작품이다. 같은 시리즈로 "폴리네시아, 하늘"이 있다.

 

이 작품은 캔버스에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전통적인 회화 기법이 아닌 "컷 아웃"기법으로 제작한 그림이다. 컷 아웃 기법이란 말 그대로 종이를 잘라서 붙이는 방법으로 십이지장 암과 폐 질환을 앓으며 건강 상의 이유로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된 마티스 찾은 새로운 기법이다. 조수들이 종이에 색을 칠한 뒤 물감이 바짝 마르면 마티스가 종이로 잘라 형태를 만들고 캔버스에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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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 Matisse Museum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작품이 컷 아웃 기법을 활용한 작품이었다 보니 이후에도 자연스레 마티스의 후기 작품들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LOVE & JAZZ 앙리 마티스 (마티스 서거 70주년 특별전, C&C Art Museum)에서는 이러한 컷 아웃 기법을 활용한 마티스의 후기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판화, 아트북, 전시 포스터 등 150여 점의 작품들과 마티스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로사리오 성당의 모습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마티스의 후손이 설립한 "메종 마티스"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는데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면 얼마나 마티스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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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마티스를 사랑한다. 밝고 해피한 무드. 사랑스러운 색감. 마티스의 작품은 사랑에 빠지기 너무나 쉽다.

 

작품만 본다면 그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만 살았을 것 같다. 유복한 집안에서 사랑을 받고 햇살 가득한 집에서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면서 일생을 보냈을 것 같다. 그의 대표작 제목처럼 그의 작품에는 "삶의 기쁨(La Joie de vivre, 1906)" 넘쳐흐른다.

 

하지만 실제로 그의 말년은 건강 악화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암 수술을 받고 몸이 굉장히 쇠약해졌고 심해진 관절염으로 붓을 들기도 힘들었고, 폐 질환으로 물감 냄새도 맡기 어려웠다.

 

실제로 후기 마티스의 작품 창작 과정 사진을 보면 침상에 누워서 기다란 붓으로 벽면에 그림을 그리거나 휠체어에 앉아서 가위질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신체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는 본인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작품을 창조했고 그렇게 탄생한 컷 아웃 방식은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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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 Matisse Museum

 

 

Trouver la joie dans le ciel, dans les arbres, dan les fleurs.

하늘과 나무, 꽃에서 기쁨을 찾아라.

Il y a des fleurs partout pour qui veut bien les voir.

꽃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꽃은 언제나 그곳에 있다.

 

JAZZ (1947), Henri Matisse

 

 

하늘과 나무, 꽃에서 기쁨을 찾고, 언제나 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은 삶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마티스 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창조한 알록달록한 희망의 세계. 아이처럼 행복해지는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삶에 대한 긍정을 배운다.

 

언제나 꽃을 보고 기쁨을 찾을 수 있도록. 꽃은 언제나 그 곳에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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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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