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사색 ; 제 2장

날 것의 이야기 VOL.2
글 입력 2023.07.29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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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존감'이란 무엇일까.

 

사전을 찾아보니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라는 정의가 나온다.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하곤 한다. 많은 자기 계발서에서는 거울을 보고 '너는 멋진 사람이야, 네가 최고야' 등의 말들을 하며 자아를 고취시키라고 하기도 한다.

 

모두들 나를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말한다. 자아가 단단하고, 어떤 말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 거라 믿는 이들도 존재한다.

 

말하고 싶다. 나는 그런 사람이 결코 아니라고.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는 것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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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검도장에서 운동을 하다 처음으로 두 번이나 넘어지고 말았다.

 

창피하다기보다는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 더 컸다. 스스로가 초라해지는 기분이랄까. 오른발 엄지발가락이 빨갛게 부어올랐고, 결국 파스를 뿌려야 했다.

 

그러고도 한참 기분 나쁜 통증이 이어졌고 오늘의 운동은 그렇게 발짓 몇 번에 끝나버리고 말았다.

 

대체 왜 넘어진 걸까. 오는 길에 생각이 너무도 많은 탓이었나.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린 건가. 나는 가끔 이상한 것에 물음을 던지곤 한다. 다른 사람 같으면 '오늘 조금 컨디션이 좋지 않았나보다'라고 넘길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이 나오기를 바란다.

 

확실하지 않은 애매모호함이 싫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애매모호함의 결정체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사주나 타로에 관심을 가지는 건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3


 

울고 싶지만 눈물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차라리 펑펑 울어버리고 감정을 털어내버리고 싶다. 그러지 못해 이렇게 활자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마음을 비우는 중이다.

 

나 자신의 행동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자책하면서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다독인다.

이런 마음을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건, 내가 자존감이 낮아서일까?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콕 집어 누구의 탓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면서, 그 상황 안에 내가 있다고 가정했을 시 조금이라도 죄책감을 느낀다면, 내가 자존감이 낮은 걸까?

 

남들이 하는 일은 사소한 것이라도 대단해 보이면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지 않은 걸까?

   

어렵다. 생각은 끝이 없어 나를 즐겁게도, 괴롭게도 한다. 누구라도 답을 내려주길 바라지만, 이 답을 찾아가는 것 또한 내 몫인 걸 알기에 가만히 내버려 둔다.

 

생각이 다른 생각으로 덮여 서서히 침잠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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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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