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권, 당연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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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 구원받는다는 것 ; 삶을 파괴하는 말들에 지지않기 / 아라이 유키 / 미음출판사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인권을 가진다. 타인, 크게 본다면 국가가 우리를 침해한다면 저항권이 인정된다.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저 태어나기만 하면 주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토록 당연한 '인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들이 있었다. 그들은 바로 장애나 질병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이다. 책을 보면 "장애인 운동을 둘러싼 절망적인 오해 중 하나는 자기들 비위를 맞춰 달라고 난리라고 보는 오해다."라는 문장이 있다. 이 문장에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들은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요구하지만, 누군가는 눈살을 찌푸린 채 방임한다.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에서는 그들이 스스로를 위해, 또 같은 처지에 서있는 사람들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싸우는 것을 보여준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모욕적인 대우와 시설들의 잔인한 모습, 성하지 않은 몸과 마음을 이끌고 당연한 것을 쟁취하기 위한 현실이 얼마나 팍팍한지 알려준다.
그저 남의 일,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세상은 유기적이며, 우리는 상생하며 살아가야 한다. 언제 어디서 내가 또는 나의 소중한 사람들이 그들과 같은 상황에 놓일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하루를 넘기기 힘들 정도로 삶이 버겁고, 그 누구도 손 내밀지 않는 세상에 혼자 놓인다는 상상만으로도 앞이 까마득하다.
["장애가 있든, 병에 걸렸든, 나이가 어리든, 출신이 다르든 누구에게나 절대로 침해받아서는 안 되는 선이 있다."] - p.135
["우리는 절대로 침해해서는 안 되는 선을 지키는 말을 서둘러 쌓아 올려야만 한다." 누군가의 선을 가볍게 여기는 사회는 결국 누구의 선도 지키지 못할 테니까"] - p.136
우리는 우리를 지킴으로써 사회를 지키고, 사회를 지킴으로써 국가를 지키며, 국가를 지킴으로써 세상을 지킨다. 어차피 후대에 넘길 거라면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고 덜 망가진 모습으로 남겨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예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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