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강재훈 트리오가 선사하는 “Gershwin Songbook" [공연]

글 입력 2023.07.1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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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 베이스, 그리고 피아노 선율이 만들어 낸 클래식 재즈와 모든 요소가 섬세하게 증폭된 조화.

 

강재훈 트리오의 거슈윈 송북을 감상하고 왔다.

 


강재훈 예당 포스터 작업-Master.jpg

 

 

우선 나와 같은 재즈 입문자를 위해, 포스터가 가르키는 Gershwin(거슈윈), 즉 조지 거슈윈은 누굴까?


조지 거슈윈(George Gershwin)은 20세기 미국의 작곡가로, 재즈와 클래식 음악을 접목하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1898년에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1937년에는 세상을 떠났다. 거슈윈은 작사가인 그의 동생 아이라와 공동 작업을 하며 음악적인 재능을 발휘하기도 하였다. 그는 클래식 음악과 재즈 음악을 접목해 새로운 음악 양식을 창조하는 데에 탁월한 업적을 이루고, 화려하고 감각적이며, 재즈의 리듬과 화음을 활용한 독창적인 작품들로 유명하다.


조지 거슈윈 (1898~1937) 탄생 125주년을 기념하며 기획된 본 공연은 "Gershwin Songbook"이라는 이름으로 제작된 여러 재즈 명반 중에서도 전설적인 비르투오소 재즈 피아니스트 오스카 피터슨이 남긴 1959년 동명의 작품을 모티브로 하여 재즈 피아노 트리오의 깔끔하고 세련된 음향, 기분 좋은 스윙감이 스며든 담백한 즉흥 연주, 그리고 보다 섬세하고 균형감 있는 피아노-베이스-드럼의 인터플레이를 선보인다.



강재훈 트리오 (1).jpg

왼쪽부터 최무현(드럼), 강재훈(피아노) 박진교(베이스) 순

 

 

이번 거슈윈 송북 프로젝트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강재훈은 한국인 최초로 줄리아드 음악대학의 재즈과 (Jazz Studies)에 합격 및 졸업한 재즈 피아니스트로, 현재 자신의 리더 활동을 비롯하여 웅산 밴드, 김주환 밴드, 서수진 컬러리스 트리오 등 다수의 그룹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영국의 EFG Festival을 비롯해, 국내의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서울재즈 페스티벌 등에서 초청 연주를 하였다.


또한 그와 함께,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고 묵직하며, 이지적인 베이스라인을 연주해 ‘한국의 론 카터’로 평가받는 베이시스트 박진교와 재즈 씬에서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젊은 드러머 최무현이 함께하였다.

 

 

Gershwin Songbook Program

거슈윈 송북 프로그램


I Was Doing Alright

Strike Up The Band


The Man I Love

Who Cares?

Oh, Lady Be Good

Somebody Loves Me


- Porgy & Bess : Medley -

It Ain't Necessarily So

Summertime

I Loves You, Porgy

Bess, You Is My Woman Now


Liza

How Long Has This Been Going On?

Nice Work If You Can Get It

Soon



거슈윈 송북 프로그램은 다음 순서에 따라 많은 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4곡 정도가 있다. The man I love(1924)는 거슈윈의 대표작 중 하나로 듣고 있으면 사랑과 그리움, 희망에 대한 감정 등을 느낄 수 있다. Somebody loves me(1924)은 특히 피아노 선율이 인상 깊었던 곡으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 자의 행복감을 표현한 곡이다.

 

Summertime(1935)은 미국의 팝 아티스트인 Lana Del Rey(라나 델 레이)의 곡으로 먼저 알고 있었는데, 조지 거슈윈의 곡을 자신만의 버전으로 해석해서 만들었는지는 알지 못했었다. Lana Del Rey의 버전만큼이나 조지 거슈윈의 원곡 또한 너무 좋았고 깊이감과 경쾌함이 덧붙여진 색다름 또한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Nice work If you can get it(1937)은 제목부터가 유쾌하다고 생각했는데 위 4곡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곡으로 화려한 연주가 돋보였다.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인데, 다른 업무를 할 때 유튜브 즐겨듣기 목록으로 랜덤한 재즈를 듣긴 하지만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있거나 재즈에 흠뻑 빠져 있지는 않은 상태인, 말 그대로 재즈 하면 '쳇 베이커' 밖에 모르는 재즈 입문자의 상태로 해당 공연을 감상했다.


피아노 선율과 베이스, 드럼의 섬세하게 증폭된 조화가 무엇보다 인상 깊었는데, 각자의 개성을 인정하고도 그 무엇도 언발란스하게 튀지 않고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 재즈의 매력인 듯싶다.


이는 음악 속 각각의 악기들의 독주에서도 느껴볼 수 있다. 피아노, 베이스, 드럼 각각 독주가 펼쳐지는 곡들이 있었는데 피아노의 경우 전문가는 아니지만 예전에 피아노를 연주해 본 사람으로 정석적인 클래식 장르의 주법과 코드와는 달리, 재즈는 지금 이음이 잘못 된 건 아닌가 싶었는데도 곡의 흐름이 다치지 않고 원활하게 이어지는 느낌이라 인상 깊었다.


또한 드럼 스틱 중에 끝이 여러 갈래로 갈라진 스틱이 있었는데, 찾아보니 이의 명칭은 와이어브러쉬라고 한다. 와이어브러쉬로 치고 문지르고 털어대며 만들어 내는 음악. 그 음악과 처음 느껴보는 드럼의 부드러움에 녹고 싶은 욕구가 생겨났다.

 


강재훈 트리오 (2).jpg

 

 

요즘 같은 장마 시즌에 참 잘 어울리는 공연을 하나 감상하고 온 것 같아 좋다. 왜 재즈와 빗소리가 잘 어울린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드럼과 와이어브러쉬를 찰랑이면서 철썩이는 소리가 빗소리, 바닷소리를 연상케 하였고, 자연의 소리와 비슷해 더욱 좋았다. 또한 공연에서 감상한 클래식 재즈곡들이 모두 리드미컬하고 청자를 음악에 녹아들게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음악을 듣는 내내 춤추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이런 나와, 아마도 같은 생각을 하는, 누구보다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여서 더 좋았다.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의 관객들은 강재훈 트리오의 거슈윈 송북 공연을 자유롭게 느끼고 몸을 흔들면서 자신만의 방법들로 곡의 흐름을 즐겼다. 또한 솔로 연주가 끝나거나 곡이 끝날 때면 누구보다 열렬히 환호해 연주자들에 대한 존중을 표했다. 관객뿐만 아니라 연주자들도 서로 시선을 마주치고 가끔 웃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러한 요소 전체가 곡을 연주하는 것과 감상하는 것의 즐거움을 나타내주었다.


공연이 끝날 때쯤, 강재훈 피아노 연주가가 대표로 관객들에게 '다음번에도 해당 무대나 다른 무대에서 공연한다면 와주실 거냐?' 물어보셨고, 한치에 망설임도 없이 즐겁게 그럴 것이라고 대답했다. 재즈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보냈고, 많은 이들과 감정을 공유하며 보낼 수 있는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컬쳐리스트 김하영 태그.jpg

 

 

[김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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