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화 속 장면을 일러스트로 만나다 -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 에피소드 2

일러스트로 표현된 명작들
글 입력 2023.07.0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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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달튼 ep.2)포스터_전달용-01.jpg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들을 뒤로하고 마주한 주말. 쨍한 햇살이 구름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게 모처럼 날씨가 좋은 날이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이와 함께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 에피소드 2> 전시를 관람하러 여의도로 향했다.

 

이 전시가 열리고 있는 미술관인 63아트는 서울의 상징적 랜드마크인 63빌딩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울을 한눈에 전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서 그 역할을 해왔다. 2008년부터 60층에 미술관을 개관하여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하였고, 서울에서 국내외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는 전시공간이 되었다.

 

맥스 달튼의 이전 전시인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은 마이아트 뮤지엄에서 개최했으며, 5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동원하여 많은 사랑을 받았다. 63아트에서는 이 전시를 에피소드 2로 새롭게 리뉴얼하였는데, 작년 12월부터 6개월간 무려 17만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제1막 : 영화의 순간들 


 

이 전시는 총 3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맨 처음 1막에서는 1970년 ~ 2010년대까지의 영화 역사속 다양한 장르의 명작들을 맥스 달튼만의 감성으로 재구성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그와 영화 취향이 맞는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의미를 찾아가며 관람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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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그나마 친숙했던 영화, 007 시리즈. 글씨를 보니 5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포스터 같았다. 영화 속에서 포스 넘쳐 보이던 제임스 본드가 맥스 달튼의 감성을 만나 귀여움 한 스푼 담긴 듯이 표현된 점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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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비디오테이프 시절부터 봤던 영화 <이웃집 토토로>. 그만큼 영화 포스터도 나에겐 익숙했는데, 무언가 특별한 점이 있었다. 바로 토토로 옆에 서 있는 남자였다. 원작 포스터에는 사츠키 아니면 메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는데, 아마 새롭게 재구성한 모양이었다.

 

맥스 달튼 본인의 모습을 표현한 걸까? 내심 궁금해지는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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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에서 가장 깊게 와닿은 작품이다. 아마도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를 인상 깊게 시청한 영향이 크지 않나 싶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던가, 정말 그랬다. 게임을 진행하는 진행 요원들도, 공간의 화려한 색감도, 똑같은 옷을 입고 있는 게임 참가자들도, 모든 게임을 지켜보고 있는 VIP들도. 마지막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내내, 사람이 죽어갈 때마다 늘어났던 천장의 돈 바구니도. 드라마의 모든 장면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듯했다.

 

이를 하나의 일러스트로 표현해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제 2막 : 웨스 앤더슨 컬렉션 


 

제2막에서는 영화감독 ‘웨스 앤더슨’의 작품을 오마주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흔히들 사람들은 작가가 끊임없이 상상력을 발휘해 온갖 에피소드와 사건들을 머릿속에 떠올려 스토리를 창조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사실 정반대죠. 주변 사람들이 작가에게 캐릭터와 사건을 제공한답니다. 작가는 그저 잘 지켜보고 귀 기울여 들으면서 스토리와 소재를 주변인들의 삶 속에서 찾아내는 거죠. 작가는 타인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동시에 타인의 이야기를 듣죠. 지금부터 여러분께 전혀 상상도 못할 이야기들 제가 들은 그대로 토씨 하나 빼지 않고 온전히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 맥스 달튼

 

전시회 벽 한편에 적힌 글귀였는데, 지금 글을 쓰는 입장에서 많은 부분이 공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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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전경을 묘사한 작품. 영화를 보지는 않았으나 이 영화의 색감이 강렬하고 독특하다는 점은 알고 있었다. 여기에 맥스 달튼의 시선이 더해져 감성 가득한 일러스트로 탈바꿈했다. 핑크빛 호텔의 전경이 까만 밤하늘과 대비되어 더욱 아름다웠다. 이 영화를 꼭 관람해야겠다는 다짐이 일게끔 하는 작품이었다.

 

 

 

제3막 : 맥스의 순간들 


 

제3막은 작품 세계를 형성하게 한 맥스 달튼의 오랜 취향과 영감이 반영된 LP 앨범 커버, <화가의 작업실>, 그림책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들어왔던 작품은 바로 화가의 작업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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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구스타프 클림트, 키스 해링, 쿠사마 야요이 등 여러 작가들이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묘사했는데 작가마다 작업 환경이 달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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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마지막 부분에 있던 일러스트였는데, 굿즈샵에 가보니 실제로 이 책을 판매하고 있었다.

 

같이 갔던 일행과 궁금한 마음에 동화책을 다 읽었는데, 읽고 나니 일러스트 속 꼬마 요리사가 훨씬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영화에 대한 지식이 풍부했더라면 훨씬 더 깊이 향유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거의 아는 작품이 없었던 필자도 재밌게 즐겼던 전시이기에, 무더운 여름날 소중한 이와 함께 관람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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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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