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루드비히 컬렉션 -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 [전시]

글 입력 2023.04.01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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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은 마이아트 뮤지엄에서 한국, 독일 수교 140주년을 기념한 루드비히부부의 컬렉션 전시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모던아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주요한 예술 사조와 거장들의 작품들을 아우르는 컬렉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독일 표현주의와 러시안 아방가르드부터 미니멀리즘까지 특히 20세기 격변의 시대에서 태동한 예술운동과 그에 영향을 받은 현 세기의 독일 예술을 조망했다.

 

20세기부터 현시대까지 어떻게, 어떤 영향을 받았을지 꽤나 궁금해지는 전시였다. 피카소와 워홀을 한자리에서 본다면 무얼 느낄 수 있을까.

 

전시의 첫 시작은 독일 표현주의와 러시안 아방가르드였다. 독일 표현주의에서는 거친 붓 자국이 인상적이었으며 러시안 아방가르드는 광선주 의, 절대주의를 포함하고 있었다. 특히 독일의 표현주의 화가 [프란츠 마르크의 '소들']에서 그 특유의 거친 붓 자국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알렉산더 로드첸코의 '매달린 공간구조 5번']은 놀랍도록 현대적이고 기하학적인 재미를 줬다. [이반 클라운의 '삼색 절대주의 구성']은 마치 혜성 같기도 한 노란색의 타원형을 한참을 쳐다보게 만들었다. 갈색, 검은색, 노란색으로 구성된 조합은 어딘가 따뜻한 공간을 연상케 했다.

 

2부 피카소와 동시대 거장들에서부터는 피카소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는데 특히 루드비히 부부가 처음 피카소에게 반했던 작품 <아티초크를 든 여인>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루드비히 부부는 이 작품부터 피카소가 연구한 모든 표현법과 장르의 작품들을 찾아 헤맬 정도였다고 한다. 루드비히 부부는 1944년 90점의 피카소 작품을 루드비히 미술관에 기증했으며, 2001년에는 774점의 피카소 작품을 추가로 기증했다.

 

나 또한 피카소의 작품을 접하는 것은 이번 전시가 처음이었기에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루드비히 부부가 느꼈던 그 기분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기에.

 

처음 <아티초크를 든 여인>을 마주하였을 때 거대한 크기에 압도되어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다시 찬찬히 감상해야 했다. 얕은 식견이라 미술을 어떻게 관람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 하나만은 확실했다. 눈을 사로잡는 작품이라는 것. 이목구비의 해체, 거친 붓놀림 등은 피카소의 생각은 무엇이었을지 한참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3부는 초현실주의부터 추상 표현 주의까지 다뤘는데 유독 나무와 모래를 쓰는 기법이 많았다. 3부에서는 [장 뒤뷔페의 '대초원의 전설']을 볼 수 있었고 특히 [잭슨 폴록의 '흑과 백 15번:분노'] 작품에서는 눈이 오랫동안 머물렀다.

 

잭슨 폴록은 추상 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적 대표자다. 그는 초현실주의자들과교류하면서 인간의 잠재된 무의식과 무작위적이고 즉흥적인 표현에 관심을 가졌는데 바로 그런 점들이 아주 잘 드러나있는 작품이었다.

 

이 부분에서는 전쟁을 다루는 작품 위주로 전시되었기 때문에 그 당시의 분노 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4부부터는 조금씩 현재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팝아트와 일상을 보여주며 일상적인 이미지들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다. [리처드 에스테스의 '식료품점']이나 [앤디 워홀의 '브릴로박스']는 미치도록 간결하며 자본주의와 소비주의를 비판하면서도 그 매력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5부는 미니멀리즘이었다. 이미지의 2차원성과 재현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현실과 작품과의 괴리를 최소화하고자 했던 것에서 탄생한 미니멀리즘. [블링키팔레르모의 '방위']는 정말 지독한 미니멀리즘이었다. 이렇게 단순한 색 조합에서 나오는 파괴력이란. 

 

6부에서는 그 모든 것에 영향을 받은 독일의 현대 예술을 볼 수 있었다. [볼프강 마트 호이어의 '이젠 어떻게 해야 되나요']는 많은 영감을 줄 정도로 그림하나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 보는 재미가 있었다. 

 

아무래도 예술 사조에 대한 이야기다 보니 특정 주제를 찾는 것은 조금 힘들었다. 그러나 한 전시에서 다른 시대의 예술가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전시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예술 사조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도 굉장한 도움이 됐다.  한 번보다는 두 번 정도 왕복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 다른 감동을 줄 것이다. 

 

마이아트 뮤지엄은 옛날부터 전시에 진심인 듯해서 이번 전시도 큰 기대를 안고 봤다. 노루 페인트와 협업하는 이 전시장은 특히 배경 색채가 좋다. 전시장 마지막즈음에는 루드비히 부부의 컬렉션에 대한 인터뷰 영상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 외에도 벽 하나를 채운 예술의 역사, 다양한 예술 책 등을 배치하여 다채로운 공간이 구성되어 있어 절대 지루할 틈이 없었으며 루드비히 컬렉션이 추구하는 점을 엿볼 수 있었던 전시였다.

 

포스터_최종_루드비히.jpg

 

[박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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