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안전운전 [사람]

글 입력 2023.03.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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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를 취득한 지 11년 차지만 최근 10년간 운전대 한번 잡아본 적이 없다. 공식 장롱면허가 되었다는 뜻이다.

 

물론 능숙해지기 위해 시도를 안 해본 것은 아니다. 운전면허를 딴 직후 아빠의 손에 이끌려 여러 번 운전 연습을 하러 나갔다. 하지만 매번 채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내 입이 댓 발 나와 들어왔고, 그 뒤로는 운전대를 잡지 않았다.


그런 내가 다시 용기를 냈다. 이제 서른이 넘었으니 혼자 차를 끌고 한강 드라이브를 하고, 멋있게 주차를 한 뒤 마트에서 장을 보는 그런 어른의 삶을 누릴 때가 되지 않았나. 이번에는 돈을 내고 전문가에게 운전을 배우기로 했다. 학원에 최대한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가르쳐 주시는 분을 요청했고, 중년의 여강사님이 배정됐다.


2시간씩 총 4번의 수업을 받기로 했다. 첫날 강사님은 가장 먼저 내 몸에 맞춰 사이드미러와 체어 높낮이 등을 조절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원래 뭐든 기본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기본 설정은 뒤차와의 거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브레이크와 엑셀을 쉽게 교차해 누를 수 있도록 돕는다.


몇 번의 수업으로 이제 도로 운전에 재미가 붙었다. 더 이상 뒤편에서 ‘빵빵’ 경적도 들리지 않고, 보통의 차주들 사이에 끼어 자연스럽게 운전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아직도 유일하게 힘든 점이 있다면 ‘차선 맞추기’다. 옆에서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내 차가 중앙으로 달리고 있는지 확인이 어렵고, 자꾸만 한쪽으로 치우친다. 두 번째 수업까지는 차가 자꾸만 왼쪽으로 쏠린다고 지적받았는데, 이걸 신경 쓰고 달렸더니 이번에는 차가 오른쪽으로 치우친단다.


강사님은 내가 차선 맞추려고 땅만 보고 달려서 그렇다고 했다. 시선이 앞에 가는 차만 따라가도 같은 현상이 생긴다고. 운전할 때는 멀리 봐야 한다. 적어도 두 개 앞 신호만큼 길게 보면 알아서 균형이 잘 맞춰진다고 했다.

 

그렇다고 앞쪽만 보면 안 된다. 양 사이드미러, 백미러까지 골고루 살펴봐야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썸네일.jpg
직접 촬영한 사진(조수석에서)

 

 

꼭 운전이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지를 향해 계속 달려야 하는데 앞만 보고 돌진하면 안 된다. 속도를 조절하고 앞차와의 적정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또 운전에 익숙해졌다고 긴장을 늦추지 말고 끊임없이 좌우를 살펴야 한다. 어떻게 알게 됐냐면, 지난 주말 미용실에 신나게 차 끌고 갔다가 주차장 기둥에 차 모퉁이를 박았다. 나도 알고 싶지 않았다.


가끔 배려도 필요하다. 길이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 차선을 변경하려는 차를 앞에 두고 조금 속도를 줄이며 여유 공간을 만들어준다. 앞 차량이 비상등을 깜빡깜빡 켜 고마움을 표시하면 이제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마냥 강한 자만 살아남을 수 있는 도로 위 같았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사소한 배려와 고맙다, 미안하다 표현할 줄 아는 따스함도 존재한다.


이번 운전부터는 안전한 선 안에 들어와 있나 살피기에 급급해 멀리 보는 걸 잊지 않아야지. 불안감 대신 여유 가지기. 앞서가는 차량만 쳐다보지 않기. 나무에 연연하지 않고 숲을 보는 연습. 주위를 살피고 챙기며 가끔 배려도 하기. 시동 걸기 전에는 기본부터 장착! 이번 주부터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운전하는 법을 익혀야겠다.

 

 

[김민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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