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보헤미안, 결코 다음을 알 수 없기에 자유롭게 - 트리오 제이드 제4회 정기연주회

글 입력 2022.08.2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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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트리오 제이드 제4회 정기연주회_보헤미안.jpg

 

 

바이올린 박지윤, 첼로 이정란, 피아노 이효주로 구성된 ‘트리오 제이드(TRIO JADE)’는 결성 이후 세계 유수의 콩쿠르를 석권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고 이후 솔로이스트로서도 국내외에서 각광받는 연주자로 입지를 굳혔다. 이번 공연은 16주년을 맞아 ‘보헤미안’이라는 주제로 연주회가 진행됐다. 체코의 작곡가 수크, 드보르작과 이 두 음악가가 존경한 브람스의 음악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Josef Suk / Elegie for Violin, Cello and Piano, Op.23

 

 

가장 먼저 피아노가 조심스럽게 시작하였고, 뒤를 이어 바이올린이 조심스럽게 활을 켜며 합류한다. 그리고 곧장 바이올린이 메인 멜로디가 되고, 첼로가 여기에 더해진다. 피아노의 조가 바뀌는 순간 바이올린이 강렬해지면서 아련하면서도 비애가 느껴지며 음(감정)이 폭발한다.

 

 

Antonín Dvořák / Piano Trio No.3 in f minor, Op.65

 

 

1악장 Allegro ma non troppo. 바이올린의 격동적인 선율로 시작하여 피아노가 그 뒤를 따라온다. 바이올린은 마치 검무나 군무를, 첼로는 승무를 연상시킨다. 그 후 장엄하면서도 비장하고, 그러면서도 경쾌한 멜로디가 진행된다. 첼로는 고민하는 듯한 음률이 주를 이루고, 바이올린은 앞으로 나아가는 듯하게 밝은 음악을 전개한다. 이런 분위기가 서정적이면서도 풍부한 감정을 표현하면서도 동시에 침울한 심경을 느끼게 한다.

 

2악장 Allegretto grazioso–Meno mosso. 피아노가 주 멜로디를 이루지만 전반적인 멜로디는 바이올린이 이끌면서 개선장군과 같은 느낌을 준다.

 

3악장 Poco adagio. 첼로가 메인이 되지만, 전반적으로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그와 비슷하게 연주를 이어나간다. 바이올린과 피아노에 비해 음역대가 낮은 첼로는 조심하고, 고민하는 느낌을 준다.

 

4악장 Finale.Allegro con brio. 바이올린이 리드하며 힘차게 시작한다. 마치 결단이 서서 확신에 찬 발걸음으로 앞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다. 바이올린은 힘참과 망설임 없음을 표현하고 피아노와 첼로도 그러하다. 마치 피아노는 소프라노, 바이올린은 테너, 첼로는 베이스를 연상시키며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며 노래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모든 악기가 고조되며 절정을 이루다가 다시 잔잔해졌다가 나아갔다가를 반복하면서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듯한 이미지가 연상됐다.

 

 

Johannes Brahms / Piano Trio No.1 B Major, Op.8

 

 

1악장 Allegro con brio. 이전의 프로그램보다 안정적이고 풍부한 음악이 주를 이루었지만, 혼란스러운 선율로 마무리됐다.

 

2악장 Scherzo.Allegro molto. 전 악장이 혼란스러운 선율로 끝난 만큼, 긴장감 있게 시작됐다. 다소 혼란스러운 불협화음이 진행되다가 점차적으로 강해졌다. 이는 자유롭게 나비가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게 날아다니다가, 그의 날갯짓으로 인해 그 위로 도약하는 여름의 생명력이 느껴졌다.

 

3악장 Adagio. 바이올린과 첼로의 약간의 불협화음으로 굉장히 조심스럽게 시작됐으며, 그 뒤를 피아노가 따랐다. 떠나야 하는 애처로움과 비애를 첼로가 잘 살림으로써 미련 없이 떠나야 하지만 미련이 남는 아련한 모습으로 악장이 끝났다. 이는 가을날 떨어져야 하는 단풍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4악장 Finale.Allegro. 미련이 끝나고 겨울이 왔다. 자신의 마음을 다 잡는 듯 “괜찮아”라는 말을 건네며 다시 힘차게 나아간다. 첼로가 이끌고, 바이올린이 “가볼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함께 간다. 그리고 피아노가 합쳐져 그들의 시너지는 폭발한다. 그 후 바이올린이 자신 있게 리드하며 첼로, 피아노가 함께 따라간다. 이때 바이올린은 경쾌한 반면, 첼로와 피아노는 부드러우면서도 풍부한 느낌을 주며 마치 친구 따라 강남 갔다가 성공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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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공연이 끝난 후에는 앙코르로 Dvořák의 Piano Trio No.4 in e minor, Op.90 B.166, “Dumky” : VI. Lento maestoso – Vivace와 Humoresque Op.101 No.7 Poco lento e grazioso이 연주되었다.

 

‘보헤미안’이라는 주제에 맞게 모든 프로그램은 한 가지의 감정이나 분위기가 아닌,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감정과 분위기를 표현함으로써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보헤미안(집시)를 연상시킨다.

 

세 명의 연주자는 마치 봄을 떠올리는 듯한 드레스를 입고 힘차면서도 아련한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역동하는 봄이 지나고 만물이 마음껏 뛰어노는 여름의 한 자락에서 관객들에게 잠시 무더위를 잊고 음악을 통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해 주었다.

 

 

[김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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