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세계 각지에서 촬영된 삶과 역사의 순간들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글 입력 2022.07.0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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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필름 카메라를 들고 거리에서 찍은 사진을 예술의 반열에 올린 포토저널리즘의 선구자,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 사진작가이기도 한 그의 정수가 담긴 사진집 <결정적 순간>의 발행 7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 결정적 순간>이 열렸다.


“이 세상 모든 것에는 저마다 결정적인 순간이 있다.”

 

레츠 추기경의 회고록에서 발췌되어 『결정적 순간』 서문 첫머리에 인용된 문구다. 작은 필름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다니며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들을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문구가 아닐까 싶다.

 

“사진보다 인간의 삶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하며 일체의 인위성에 반대, 연출이나 플래시 사진을 크롭하는 행위 등을 배제한 그의 사진은 정말 말 그대로 “결정적 순간”을 담고 있다.

 

대상이 형태적으로 완벽히 정돈되면서도 본질을 드러내는 순간에 셔터를 누른 그의 사진은 수많은 순간 중에서 정확히 결정적인 순간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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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에서 촬영된 삶과 역사의 순간들

 

이번 전시에서는 1932년부터 1952년까지 미국, 인도, 중국, 프랑스, 스페인 등지를 종횡무진하며 생생한 현장에서 발굴해 낸 경이로운 삶의 순간들을 담고 있다. 그중에서도 결정적 순간들이 담긴 사진들은 역사의 순간을 담아낸 사진들이었다.

 

독일 데사우에서 나치의 비밀경찰인 게슈타포 정보원이 조사받는 모습, 조지 6세의 대관식, 간디의 장례식 등 중요한 역사의 순간에도 카르티에 브레송과 그의 카메라가 함께였다.

 

그가 포착한 수많은 역사의 순간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앞서 언급한 독일 데사우 에서의 순간이다. 이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군 복무 중 포로로 잡혔다가 탈출 후 끝내 카메라를 되찾아 전쟁포로와 추방자들을 남겼는데, 이 사진도 그중 한순간이다.

 

전쟁포로로 끌려가 자신의 목숨을 잃을 수 있었던 상황을 간신히 벗어났음에도 그는 그 현장을 벗어나는 것이 아닌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는 것을 택했다는 사실에서 사진가로서의 그의 신념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 곁으로 다가갈 때는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다가가야 하고 그들 위에 군림하려 들거나 과격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매 순간 인간적이어야 한다.“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친구들은 그가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며 우스꽝스럽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때론 펄쩍펄쩍 뛰기도 하고 까치발을 하고 살며시 사람들의 곁으로 다가가기도 하며, 없는 사람처럼 구석에 물러나 있기도 한 그의 모습을 본다면 대다수의 사람이 당황스럽긴 할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조심스럽고, 부드러운 자세로 사람들에게 다가갔기에, 그가 사진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졌던 삶을 카메라란 매개체에 담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

 

이번 전시는 사진과 영상촬영이 가능한 전시였다. 하지만 당일 핸드폰 배터리가 부족하여 전시장 입구에서 찍은 사진 외엔 아무런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당시엔 그의 결정적 순간들을 개인적으로 소장하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느꼈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다행이지 않았나 싶다.

 

“내가 좋아하는 사진은 2분 이상 바라볼 수 있는 사진이다.”

 

2분 이상 바라볼 수 있는 사진을 좋아하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찍은 사진이라면 당연히 2분 이상 감상할 수밖에 없는 사진일 텐데, 이를 그저 핸드폰 화면에 담아버리고 나면 보다 짧은 시간을 가벼이 관람하고 넘어갔을 테니 말이다. 덕분이 천천히 오랜 시간 그의 사진을 감상하고 보고 또 보며 그가 남긴 결정적 순간들을 충분히 돌아보았던 것 같다.

 

이번 전시의 리뷰는 오디오 가이드 00번 카르티에 브레송의 내용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2분이란 긴 시간. 이런 사진은 보고 또 보게 되는데 그럼에도 충분치 않다.

2분이란 긴 시간. 보고 또 보고 느끼고 또 느끼며 브레송이 전하는 이야기를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김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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