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원히 그치지 않는, 소금비 [음악]

글 입력 2022.04.10 12:25
댓글 1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크기변환]KakaoTalk_20220406_220959893.jpg

(왼: 소금 / 오: 임금비)

 

 

뮤지션 소금과 임금비의 초록빛 봄, ‘소금비’ 앨범이 3월 3일 발매됐다.

   

싱그러우면서도 자유롭고 사랑스러운 어린 초록 잎이 떠오르는 3개의 곡

 

Waters of March, 소금비(Salt Rain), Kissing

   

초록 잎으로 가득해질 봄과 여름 그 사이인 지금, 그 지금을 가장 닮은 이 곡들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

 

 

 

1. Waters of March 


 


 

 

첫 번째 곡인, Waters of March는 브라질 음악가 안토니우 카를로스 조빔의 ‘Waters of March’를 리메이크한 곡으로, 마일드한 보사노바 무드를 선보인다. 이 곡의 가사는 얼었던 물이 녹아내리면서 강에 물이 불어나고 이리저리 흘러가며 만나는 여러 색과 질감의 풍경 혹은 물건들로, 인생의 시작과 끝 그리고 삶의 희(喜) 비(非)를 잔잔하게 말해준다.

 

 

It’s a silver of glass, it is life, it’s the sun

이건 은색 유리야, 이게 인생이야, 이건 태양이지

 

It is night, It is death, It’s a trap, It’s a gun

밤이야, 이건 죽음이야, 이건 덫이야, 이건 총이야

 

 

‘It’s 단어‘의 문장으로 혹은 그저 단어들로만 되어 있는 가사로, 간결하면서도 아주 직설적으로 인생의 많은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때 굳이 어려운 단어들을 쓰거나 익숙지 않은 단어들을 쓰지 않는다. 그저 우리의 삶에 가까이 있지만 그 또한 삶이고 삶을 상징할 수 있는 것이라는 걸 가사를 따라 부르고 인지하게 되는 순간 느끼게 된다.


또한, 삶에 대해 어렵지 않은 단어들로 하나둘씩 이야기해 주는 가사가, 조그맣던 손을 잡고 거리를 거닐며 주변 사물들을 가르쳐주던 그들의 목소리를 떠올리게 한다. 따스하면서도 인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보사노바라는 장르로 혹은 짧은 길이의 문장으로 무겁지 않게 부르는 것이 이 노래의 매력이기도 하다.

 

반복되는 가사에 운율이 느껴져서 시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어릴 적 외웠던 구구단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곡의 리듬감과 보사노바만의 여유로우면서도 포근한 무드가 4월 중하순의 따스한 봄날의 오후 2-3시를 연상시킨다.

 

싱그러운 어린잎들이 자라난 나무 아래 여린 바람결에 따라 살랑이는 머리칼을 뒤로하고 책을 읽는 일, 친구가 선물해 준 식물에 물을 주고 물이 맺힌 잎들을 바라보는 일, 아오리 사과를 베어 먹는 일.

 

여유로운 초록빛 봄의 선율, Waters of March

 

  

 

2. 소금비 Salt Rain


 

 

 

타이틀과 앨범 제목으로 자리한 '소금비'


두 번째 곡이자 타이틀, 소금비는 두 뮤지션의 활동명인 소금과 임금비를 한데 모은 것으로, 사랑이 연상하게 해주는 감정과 이로 인해 생겨버린 슬픔을 '비'라는 주제로 풀어낸 곡이다.


이 노래는 잔잔하면서도 무질서하게 떨어지는 빗소리로 시작한다. '비'는 대체적으로 '슬픔'이라는 감정에 자주 비유되는데, 이 노래는 슬퍼서 마음에 무수한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청자를 포근하게 안아주는듯한 느낌을 전했다.

 

 

내 운을 가져다 써도 돼

덤으로 하나 더 쥐어 줄게

아프게만 해도 괜찮아

나 그대 보듬어 줄게

그 무서운 꿈 내게 줄래

아이처럼 곤히 잠든 그대 볼 때

영원했으면 해

나 그대 보듬어 줄게


   

이 곡은 위에서도 언급했듯 '사랑'이라는 감정과 그로 비롯된 '슬픔'을 말한다. 하지만 이는 연인과의 사랑보다는 '가족'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고 나보다 더 나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존재, 부모가 딸 혹은 아들에게, 다 받아내기도 버거울 만큼의 사랑을 준 부모에게 딸 혹은 아들이 해주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자신의 운을 쥐여주고, 아프게 해도 보듬어주고, 무서운 꿈은 자신이 가져갈 테니 곤히 잠을 자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많은 것들을 희생하면서까지 사랑을 주는 부모 그리고 그 사랑을 받으며 자라온 딸과 아들이 어릴 적 저에게 주던 마음들을 떠올려 이제는 부모에게 자신이 그때처럼 사랑을 전부 전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닮았다.


 

마른하늘 참 좋은 날

갑자기 우박이 떨어져 그만

나 행복한데 정말

왜 눈물이 나 자꾸만

 

  

나 행복한데 정말, 왜 눈물이 나 자꾸만


아직 '사랑'이라는 감정, 개념에 대해서 완전히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모순점이 많은 감정이라는 것이다. 사랑을 하게 되면 웃음꽃을 피우면서도 동시에 마음에서 불안이 싹트기도 하고 그로 인해 쉽게 우울해지기도 하듯, 단순하게 하나의 감정만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감정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소금비'에서는 함께하는 순간 함께하는 시간 함께하는 존재를 마음이 벅찰 정도로 사랑하지만, 결국엔 영원할 수 없음을 알기에 지금 이 순간만큼 너무 행복하지만 자꾸만 눈물이 난다는 직접적인 가사로 이러한 사랑이 동시에 주는 모순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무수하게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행복과 슬픔이 공존하며 눈에서 내리는 소금비, 애써 감정을 짓누르지고 말고 이 노래를 듣는 순간만큼은 온몸으로 한껏 이 비를 느껴보자.

 

 

 

3. KISSING


  

 

 

마지막 곡인, Kissing은 타이틀곡이었던 소금비와는 또 다른 무드의 곡으로, 소금과 임금비 특유의 나른하면서도 독특한 음색과 재치와 위트가 잘 느껴지는 것이 매력적인 곡이다. 뮤직비디오 또한, 90년대의 광고 스타일 편집과 화질로 제작해 빈티지하면서도 러블리한 무드를 한껏 자아냈다.

 

 

Falling in love that's not too hard

사랑에 빠지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아

 

You're so perfect to me

너는 나에게 너무 과분한 사람이야

 

...

 

I want to 

K-I-S-S-I-N-G that's what i want tonight

오늘 밤 내가 원하는 건 입맞춤이야

 

 

전체적으로 Waters of March나 소금비처럼 가사가 깊은 의미를 내포하거나 하고 있지는 않다. 그저 오늘 밤은 너랑 입맞춤하고 싶다는 문장이 형태와 위치를 조금씩 바꾸어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때 진한 무드의 재즈나 비트가 아닌 통통 튀는 상큼한 비트가 주를 이루게 되면서, 장난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럽게 고백하는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kiss의 철자를 하나하나 부르거나 웃음소리와 짧은 대화 소리까지 넣음으로써 전체적으로 빈티지하면서도 재치 있는 무드가 소금과 임금비만의 독특하면서도 함께 드러나는 사랑스러움이 잔뜩 느껴지게 해주는 곡이다.

  

Valentine's day give me Some chocolate, Filled with sweet talk, Kiss

 

소금비는 사랑해서 슬프고 슬프지만 행복한 사랑을 표현했다면, Kissing은 달콤하고 찐득한 초콜릿 같은 단 사랑을 표현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풋풋하면서도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솔직한 소금과 임금비의 곡 Kissing의 무드를 완전히 느껴보고 싶다면, 뮤직비디오와 함께 들어보자, 그들만의 독특하고 사랑스러운 감성을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명서.jpg

 

 

[김명서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10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