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 마음챙김 미술관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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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이 중요한 세상이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외치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려 할뿐 정작 자신의 마음은 돌보지 않을 때가 많다. 여기 바쁘게 흘러가는 시대에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책 하나가 있다. 바로 ‘마음챙김 미술관’이다.
‘마음챙김 미술관’ 이 책은 그림과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곳이다. 그림을 판단 없이 봄으로써 나의 마음을 좀 더 분명하게 알아차리고,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을 목적으로 한 책이라 한다.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은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하는 다양한 선택에 대해, 2장은 우리가 사회적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인간관계에 대해, 3장은 ‘나’라는 존재에 대해, 4장은 자신의 삶을 좀 더 사랑하기 위해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한다.
필자는 책에 나온 총 4개의 장 중 각 장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을 가져와 적어보려고 한다.
1장.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지금, 어디에 있나요.'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다.” - 장 폴 샤르트르
우리의 인생은 태어나고 죽는 것을 제외하면 무수한 선택의 과정이다. 자신이 어떠한 선택을 하며,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는 삶에서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이 모여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또한 모두 자신의 몫이다.
필자 또한 살아온 삶을 돌이켜보면 무수한 선택의 순간과 그 안에서의 고민들이 떠오른다. 선택하고 난 후 그 결과의 성패를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결국에는 내가 선택한 것들로 나의 삶을 만들어갔고 지금의 내가 되었다.
그리고 여기 고갱의 작품<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작품의 설명을 간단히 하자면, 이 작품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오른쪽에서 왼쪽 순으로 태어남과 죽음의 과정을 표현했다. 즉, 오른쪽은 생명의 탄생을, 그리고 왼쪽은 죽음에 대해 순차적으로 그렸다.
필자가 작품을 보며 눈에 들어온 부분은 오른쪽 아래에 위치한 아기의 모습, 가운데 위치한 열매를 따고 있는 사람의 모습, 맨 왼쪽에 위치한 손으로 머리를 감싼 노인의 모습이었다. 특히, 맨 왼쪽 노인의 모습은 점점 가까워지는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표정이 여러 생각을 하게 했다.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언젠가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존재다. 사실, 이미 알고 있음에도 그 죽음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여기 작품 속 죽음을 두려워하는 노인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죽음을 생각하며 두렵다고 만 생각할 수는 없다. 삶을 어떻게 꾸릴 것인지가 더욱 중요하다.
자신이 어떠한 삶을 꾸려나갈 것인가는 작품 가운데 위치한 열매를 따는 사람의 모습처럼 ‘열매를 딸 것인가, 말 것인가’ 혹은 ‘지금 열매를 딸 것인가, 나중에 딸 것인가’ 같은 선택의 과정 속에서 나온다. 간단하게는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서 깊게는 ‘나는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이고, 어떤 배우자를 만날 것인지 등’이 있겠다.
이 장의 말미에 책에서는 심리치료현장에서 삶의 변화를 위해 선택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던지는 질문이 ‘지금 자신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 설명한다. ‘나는 어떠한 사람들이 되고, 이렇게 살고 싶다’는 목적도 중요하지만,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 내가 어디에서 어떻게 출발할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여기(here and now)’, 실존주의 상담에서 쓰이는 상담자가 내담의 모든 문제를 현재로 가져와 다루는 것과도 통한다. 내담자가 과거에 가졌던 중요한 경험들이나 미래의 펼쳐질 일들을 현재로 끌어와서 경험토록 하는 것이다.
이는 필자 또한 상담에서나 스스로에게 사용했던 방법이다. 과거의 일이건 다가올 미래의 일이건 그것이 현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봤고, ‘지금-여기’의 감정에 충실해져 현재를 이끌어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다.
2장. 관계 속에서 자꾸 힘든가요
'타인은 지옥이다.'
필자는 이 장을 펼치면서 몇 년 전 방영되었던 ‘타인은 지옥이다’ 드라마가 떠올랐다. 이 드라마는 상경한 청년이 서울의 낯선 고시원 생활 속에서 타인이 만들어낸 지옥을 경험하는 미스터리물(‘타인은 지옥이다’ 기본정보에서 발췌) 드라마 였다. 필자는 이 드라마 제목을 보며 처음에는 ‘타인이 지옥이라고?’라고 생각하다 ‘타인이 지옥일 수도 있겠다’고도 생각했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샤르트르가 남긴 유명한 문구인 ’타인은 지옥이다’는 희곡 <닫힌 방>에 나오는 대사라 한다. 이는 타인 관계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라는 존재가 나다워지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라 한다. 특히, 나의 존재가 타인에 의해서 부정당할 때 진정 ‘지옥’이 되는 것이다.
정말 그렇다. 인간관계는 늘 어려운 숙제 같다. 내가 어떻게 사람들을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타인은 ‘지옥’이 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천국’이 되기도 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필자는 나의 존재를 타인이 바꾸려 한다거나 압력을 행사하는데 상당히 민감하다. 그러한 탓인지 대인관계를 맺는 것을 상당히 복잡하게 생각하고 그 안에서 나를 잃지 않기 위해 본연의 그대로의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상당히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때로는 이러한 일들이 괜한 힘을 빼는 일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쉽사리 타인의 의견이나 다수가 생각하는 의견에 동조하고 휩쓸려야 하는데 나의 생각이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그 순간 타인의 의견을 참고만 하고 소수의 의견에서 선다. 이 때문에 종종 사람들로부터 배제 받는 경험이 일쑤다. 주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내 모습을 보면 변함없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필자의 말이 항상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주체성은 갖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의견을 말할 때도 있었다. 이 때문에 언젠가부터 나의 주장을 먼저 내세우기보다는 상대방 의견을 들어보고 종합적으로 생각한 후에 내 생각에 결론을 내리고 말하는 습관이 생겼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라면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우리는 좋든 싫든 타자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가수 스텔라장 노래 중 ‘빌런(villain)’이라는 곡 가사에 ‘네가 제일 미워하는 누군가는 사랑받는 누군가의 자식 Say’가 있다. 즉, 내가 그토록 미워하는 사람이지만 그 사람 또한 누군가에게는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내가 될 수도 있다.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는 ‘지옥’같은 사람일 수 있기 때문이다.
3장.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지는 않나요
'나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경향성, '생득적 자기파괴''
‘생득적 자기파괴’. 이 말을 몰랐던 예전의 나는 그저 ‘나는 참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하는 나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즉,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과 스스로를 파괴시키려는 마음이 공존했다. 하지만, 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마음이었다.
책에서는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심리치료 접근인 인지행동치료를 소개한다. 인지행동치료의 대가 아론 백(Aron Beck)과 알버트 앨리스(Albert Ellis)의 관점에 따르면, 인간은 커다란 성장 자원이 내재되어 있기에 개인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지만, 그와 동시에 해를 끼치려는 선천적 경향성 즉, 생득적 자기파괴(self-sabotaging) 경향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은 인생 대부분을 타인의 기대와 기준에 맞춰 자신의 가치감을 찾으며 살아가지만 동시에 자기 스스로를 파괴하는 비합리적인 신념을 끊임없이 만들며 불행을 자처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필자는 생득적 자기파괴에 매몰된 사람 같았다. 수없이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고 성과를 내기도 했으나 이상하게도 너무 잘 되는 나의 모습이 어색해져 목표의 종점에 다다를 때 포기한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성공 공포증처럼 말이다. 이를 몇 번이나 반복했고 그 과정에서 생긴 것들은 비로소 나 자신을 바로 보게 했다.
그리고, 이를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받아들이면서 다시 자기파괴의 순간을 맞이할 때마다 감정을 인지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필자는 이러한 모든 것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서 애쓰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스스로 위로하며 치유해갔다.
4장. 덜 불행해지는 연습을 해볼까요
내가 느끼는 주관적인 충만함, 삶에 '만족감' 갖기
이 장에서는 밝고 희망적인 이미지를 담아 그리는 캐나다 작가 '모드 루이스(Maud Lewis)'의 삶과 그의 작품을 소개했다. 가난했고 장애를 가진 몸에 원룸에서 거의 움직이지 못한 채로 그림을 그렸지만 그의 그림에는 항상 ‘희망’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보며 르누아르 작가가 떠올랐다. 그 또한 불행한 삶을 살아온 것과 다르게 자신의 작품만은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불행한 상황과 환경 속을 이겨내고 성장한 사람들을 롤모델로 삼는 편이다. 그 과정 속에서 겪었을 무수한 고뇌와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은 정말 대단한 힘이기 때문이다. 모드 루이스가 어떻게 자신의 삶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었는지를 보았더니 이는 스스로 느끼는 삶의 ‘만족감’으로부터 왔다.
타인과 비교해서 채우는 만족감이 아니라 과거 자신의 모습과 현재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삶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며, 만족감을 느끼며 살아가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면 좋을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타인과 자신과의 명예, 성공, 돈을 비교하며 자신의 본래 가치를 망각하곤 한다. 하지만, 이렇게 타인과 비교하는 일은 이를 다 얻는다고 할지라도 그 급의 사람들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기에 끝이 없다.
자신의 삶에서 만족감을 얻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비교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어제와 오늘을 비교하며 지금 이 순간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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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0가지 키워드로 그림 치유의 시간을 가지며 잠시 복잡하고 지친 마음을 위로했다. 또한, 작품의 이면과 작가의 삶과 함께 보니 책에 대해 몰입할 수 있었고 읽으면서 나의 삶과 적용시켜 여러 생각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거리에서 마주하는 신호등처럼 인생 또한 언제나 초록 불이거나 주황 불이라거나 빨간 불일 순 없다. 인생은 초록불일 때도 있지만 때론 빨간불일 때도 있다. 달림과 멈춤을 조절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마음챙김 미술관’을 통해 초록불로 달려왔던 시간들을 잠시 멈추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정윤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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