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K-pop은 예술이 될 수 있는가 [문화 전반]

글 입력 2022.03.07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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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특정 계급이 주로 향유하던 과거와는 달리 현대에는 관심만 있고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든지 예술을 쉽게 즐길 수 있다. 마니악 한 예술 장르와 더불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장르의 예술이 늘어난 것이다.

 

앞서 계속해서 예술을 언급했지만 나는 예술이 뭔지 모른다. 예술이라는 단어는 ‘사랑’, ‘사회’ 등의 단어만큼이나 모호하기 때문이다.

 

동일한 작품을 보고도 누군가는 예술이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예술이 아니라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 고등학생이 장난으로 놓은 안경을 보고 왈가왈부했던 것처럼 말이다. 결국 받아들이는 사람 나름의 해석과 느낌이 있다면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누군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곡과 안무로 노래하고 춤추는 K-Pop이 예술일 수 있는가? 예술은 창작에 그 바탕을 둔 다는 생각 아래서 한 물음일 것이다.

 

K-pop은 길거리, 카페, 식당 등 어디서나 공기만큼 흔하게 접할 수 있다. 흔하게 소비되다 보니 K-pop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 그저 ‘오락’, 내지는 ‘딴따라 음악’으로 자리매김했을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데 K-pop은 분명 이런 비난을 넘어서는 ‘예술’이다.

 

대부분의 K-pop 가수들이 작사, 작곡된 곡을 받아 노래를 부르고 안무가가 짠 안무에 맞추어 춤을 추는 것은 사실이다. 힘이 없는 신인 아이돌이나 가수들은 소속사의 입맛에 맞추어 생산된 꼭두각시 같기도 하다. 그러나 공산품과 같더라도 그것을 표현해내는 것도 예술이라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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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태연은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K-pop을 처음으로 좋아하게 했고 소녀시대가, 그리고 태연이 펼쳐온 다채로운 음악적 스펙트럼 덕분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그의 선호를 따라 새로운 문화, 취미에 관심을 갖게 됐다. 문화생활을 처음 즐기게 된 것도 어쩌면 그녀 때문이다.

 

처음으로 콘서트라는 곳을 가봤고 그곳에서 팬과 가수라는 무언의 유대감을 느끼게 되었다. 삶에서 가장 경이로운 순간을 느끼게 되었고 그 감정과 여운은 가끔 꺼내 맡을 수 있는 몸속 향수가 되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응원하며 노래와 무대로 위로받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깨달았다.

 

군에 입대하고서는 오마이걸을 좋아했다. 후임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아침, 저녁으로 오마이걸 노래를 메들리로 들으며 주입식 교육을 시켰다. 그녀들을 좋아한 이유는 한 가지였다. 노래를 듣고 무대를 보고 있으면 힘이 됐다.

 

누군가와 이런 얘기를 나누던 중 ‘여자 없으면 죽냐’는 말을 들었다. 자신의 편견으로 나를 재단한 것이다. 가수를 좋아하고 그로부터 힘을 얻는다는 것은 단순히 이성적 매력 때문만이 아니다. 언급했듯 그들이 뿜어내는 밝은 에너지와 노래가 주는 힘이 가장 큰 요소이기 때문이다.

 

작품을 감상하는 이에게 어떤 느낌과 생각, 영감 등을 가져다준다면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준 태연은 나에게 예술가다. 힘들었던 시기, 내게 밝은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 오마이걸은 예술가다.

 

어떤가? 작사, 작곡도 하지 않는 이들이 하는 음악은 여전히 예술이 아닌가? 나는 가벼운 예술을 향유하는 사람인가? 내가 예술이라고 향유하는 것은 여전히 오락인가?

 

 

 

컬처리스트 명함.jpg

 

 

[박도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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