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가 결국 소설 작가가 되고 싶은 이유 [문화 전반]

9살때 부터의 꿈
글 입력 2022.02.2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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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an shake off everything as I write; my sorrows disappear, my courage is reborn."
 

 

이번 에디터 활동이 끝나가고, 활동 연장을 위해 컬쳐리스트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자유질문' 카테고리가 있었다. 지원하는 내가 나 자신에게 하고 싶은 자유질문 하나를 던지고, 그 대답을 쓰는 방식이었는데, 그때 내가 정한 질답할 주제는 '내가 왜 문화 예술을 좋아하는가'였다.

 

이번 오피니언 글에선 그 질문의 확장 버전이라 할 수 있는 '나는 왜 창작하는 작가가 되고 싶나'에 대한 답을 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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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부터 소설 작가가 되고 싶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쓴 일기와 타임머신 편지 (학교에서 이런 걸 쓰게 했었다)를 보면, 나는 그때부터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때의 이유는 '내가 만든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적혀 있다.

 

어렸을 때부터 매우 낯을 많이 가렸고, 친구들과 노는 것보단 집에 가서 소설 (영어 소설) 읽고 영화 보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 짜릿한 즐거움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느끼게 해 주고 싶었고, 그 즐거움의 원천을 내가 만들었으면 했다.

 

그렇게 소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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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서는, 그냥 상상하는 것이 좋아서 소설 작가가 되고 싶었다.

 

나는 무엇을 읽든, 소설에 쓰이지 않은 뒷이야기가 매우 궁금했다. 해리, 론, 헤르미온느는 소설의 사건들에 휘말리지 않았을 때, 일상생활에선 어떻게 지냈을까? 퍼시잭슨의 일반적인 Camp Half Blood의 생활은 어땠을까? 캣니스가 74회 헝거게임을 이기고 돌아온 후, 1권과 2권이 시작되기 전 그 사이엔 게일과 무슨 일이 있었을까?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마리아가 대령의 집에 오기 전, 아이들의 관계성은 어땠을까? 만약 같은 사건을 대령의 일곱 아이들 중 다섯째인 영특한 '브리기타' (그렇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아이의 이름도 기억 못함) 눈으로 보았다면 어떻게 서술되었을까?

 

이렇듯 '오피셜' 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너무 궁금했고, 그 궁금증을 풀고 싶어 상상했고, 이걸 글로 쓰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다. 물론... 생각한 것만큼 예쁘게 써지지 않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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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내가 위에 언급한 소설 작가가 되고 싶은 두 이유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소설을 1주에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쓰면서 알게 된 것인데, 소설의 창작은 내가 유일하게 모든 걸 컨트롤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원래 인생이라는 것의 본질이 그렇기도 하지만, 특히나 나는 그리 똑똑하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돌아봤을 때 오판이라 여겨지는 결정들도 많고, 이성적이지 못해 더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던 일을 감정이 그르친 경우도 많다 느꼈다.

 

결론적으로 인생은 정말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기에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너무 제한적이라 화가 난 적도 많았다.

 

난 내가 모든 상황을 한걸음 뒤에서 다 파악하는 것을 좋아한다.

 

체스판의 말이 어떻게 움직일지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는 걸 좋아하는데, 현실에선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내가 파악하고 있다 생각했던 판도 알고 보니 전혀 내 생각과 다른 적도 많고. 이래서 생각이 많아지고 속상한 일들도 많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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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설을 만들 땐 내가 모든 걸 컨트롤할 수 있다. 내가 만드는 소설의 상황, 배경, 인물, 인물들의 성격과 과거와 관계성 모두 내가 만든다.

 

이야기의 모든 요소들을 연필로 그렸다가 싹 지우고 다시 재구성할 수도 있다. 그들의 기승전결은 내가 전부 꾀고 있고, 그들의 행동은 나 혼자 양쪽 체스판 말들을 움직이는 것과 같기 때문에 다 내 손바닥 안에 있다. 내가 짠 판 안에서 모든 게 다 놀아난다는 것이다. 이 즐거움이 참 큰 것 같다.

 

소설을 쓰고, 서사의 기승전결을 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 안에서 내가 큰 즐거움을 찾고, 궁극적으로 인생의 목표를 '이야기, 소설, 서사'를 쓴다는 것으로 내가 결정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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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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