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커트 코베인의 아내가 아닌, 코트니 러브 [음악]

그런지 록 밴드 “홀”의 프론트맨, 코트니 러브
글 입력 2021.12.19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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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밴드를 좋아해서 기타 든 사람들을 좋아했다. 록밴드 보컬은 항상 멋진 존재였고, 특히 기타를 든 여자들은 더욱 멋있었다.

 

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커트 코베인을 좋아하는 사춘기 시절을 한 번쯤 거쳤을 것이고, 아마 커트 코베인을 아는 이 라면 그의 아내였던 코트니 러브의 이름을 스쳐 지나가듯 들어 보았을 것이다.

 

도발적인 행동들로 구설수에 많이 올랐던 록스타라고 그녀를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코트니 러브의 음악을 좋아하게 된 이후 나는 이런 사실이 안타까웠다. 코트니 러브는 뛰어난 아티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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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밴드 “”의 앨범 [Live through this (1994)][Celebrity skin (1998)]은 그런지록을 좋아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 중 하나이다. 홀의 사운드는 거칠다. 거칠면서 부드럽고 허스키하다. 허스키한 목소리를 내지르고, 때로는 담담히 내뱉기도 하는 그녀의 음악은 ‘그런지’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코트니 러브와 그녀가 속했던 밴드 “홀”의 음악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너바나와 앨리스 인 체인스 등의 시애틀 그런지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홀의 음악을 좋아할 것이라 장담한다.

 

코트니 러브를 프론트맨으로 내세운 “홀” 미국의 얼터너티브, 그런지 장르의 록밴드로 구분되며, 당시 유행하던 언더그라운드 여성 밴드들 사이의 일명 ‘라이엇 걸’ 열풍을 이끈 밴드로도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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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음악처럼 코트니 러브는 범상치 않은 삶을 살았다.

 

코트니 러브는 히피 부모 밑에서 자랐고, 아버지는 록 밴드의 매니저였다. 청소년기에 마약을 해보기도 하고, 절도를 저질러 소년원 신세를 지기도 했던 코트니 러브는 16살에 독립한 이후 우드스톡 페스티벌에서 록에 매료되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스트리퍼 일을 하기도 했고, 밴드 활동을 하기도 했으며 이후 영화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인생은 로큰롤”이라는 우스겟소리가 있지 않는가. 코트니 러브는 ‘로큰롤’ 스러운 삶을 살았고, 이런 그녀의 다양한 경험은 그녀의 음악에도 묻어난다.

 

홀의 음악은 가사에 집중해야 한다. 거친 보컬과 기타 소리 속에는 삶의 정곡을 찌르고, 여성의 삶을 대변하는 가사들이 있다. 코트니 러브는 가사를 통해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한다. 금발의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빈티지한 원피스를 입은 채로 기타를 강하게 연주하는 코트니 러브는 빛난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홀의 노래들을 모았다.

 


**

2집 [Live through this]

 

 

 

 

Miss world


 

Miss world는 내가 2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2집 [Live through this]의 앨범 커버는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 ‘Miss world’ 대회 수상자의 얼굴 클로즈업이다. 2번 트랙인 Miss world의 가사는 앨범 커버의 여자가 절규하는 것과 같은 가사를 가지고 있다.

 

가사는 마치 표지의 여자가 꺼내는 속 얘기처럼 느껴진다. Miss world의 가사는 코트니 러브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Watch me break and watch me burn, Kill me pills라고 부르짖지만 정작 가사는 이렇게 말함으로써 진짜 자신을, 자신의 공허함을 봐달라는 스탠스를 취한다.

 

 

am the girl you know

I lie and lie and lie

I'm Miss World

Somebody kill me

Kill me pills

No one cares, my friends

My friends

I'm Miss World

Watch me break and watch me burn

No one is listening, my friends

Yeah

I've made my bed, I'll lie in it

I've made my bed, I'll die in it

 

 

 

 

Doll parts


 

Doll Parts는 2집의 다른 트랙들에 비해 담담하다. 시끄러운 기타 리프와 드럼 소리는 거의 없으며, 코트니 러브는 담담하게 노래한다.

 

인형 부속품이라는 뜻의 제목을 가진 이 노래는 다소 서글프다. 이 노래는 코트니 러브가 커트 코베인을 만나고 난 후 그에 대한 관심에 대해 쓴 노래라는 해석이 있고, 유명세를 얻은 이후 사람들이 자신의 이미지만 소비하는 행태에 환멸을 느낀 코트니 러브의 심정을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어떤 계기로 이 곡이 작곡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담담한 이 노래가 좋다. 2집에서 처음 들었던 순간부터 이상하도록 마음이 쓰이는 곡이다.

 

 

I am doll eyes, doll mouth, doll legs

I am doll arms, big veins, dog beg

Yeah, they really want you

They really want you, they really do


I want to be the girl with the most cake

I love him so much, it just turns to hate

I fake it so real, I am beyond fake

And someday, you will ache like I ache

 

 


 

 

violet



 

When they get what they want

And they never want it again

Go on, take everything

Take everything, I want you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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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집 [Celebrity skin]

 

 

 

 

Malibu


 

Malibu는 내가 홀의 모든 노래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남편이었던 커트 코베인의 사망 이야기를 알면 Malibu의 가사는 더욱더 아프게 들린다. Malibu는 서정적인 록 음악이다. 우울감에 빠진 상대방에게 나는 어디든 너를 따라갈 테니, 죽지 말고 다시 살아달라는 내용의 가사는 코트니 러브가 커트 코베인에게 건네고 싶었던 말들처럼 보이기도 한다.

 

노래의 분위기와 알맞게 뮤직비디오 역시 몽환적인 분위기를 가진다. 뮤직비디오에서 흰 원피스를 입은 채 기타를 퉁기는 코트니 러브는 정말 아름답다.


 

Crash and burn

All the stars explode tonight

How'd you get so desperate?

How'd you stay alive?

Help me, please

Burn the sorrow from your eyes

Oh, come on be alive again

Don't lay down and die!

Hey, hey

You know what to do

Oh, baby, drive away from Malibu

 

 

 

 

Celebrity skin


 

3집의 제목과 동명인 곡 Celebrity skin은 홀 3집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곡이다. 전작인 2집 [Live through this]에 비해 3집 [Celebrity skin]은 다소 정제된 멜로디 라인과 기타 사운드를 보여주며, 중독성 짙은 훅이 등장한다. Celebrity skin에는 이런 면모가 잘 드러나 있으며, 편하게 듣기 좋은 얼터너티브 록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oh make me over

i'm all i want to be

a walking study

in demonology

hey, so glad you could make it

yeah, now you really made it

hey, so glad you could make it now

oh, look at my face

my name is might have been

 

 

 

박소현.jpg

 

 

[박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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