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서사를 창작한다는 것에 대하여 [문화 전반]

스토리텔링의 매력
글 입력 2021.11.2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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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최근에 가장 즐거움과 생산성을 느끼면서 심리적 풍족감을 느꼈던 일은 저번 학기 때 영문 창작 글쓰기 교양 수업의 교수님이 나에게 넌 재능이 있다고 말했던 때였다. 많이 알려진 분은 아니지만, 현직 소설계에 몸을 담고 계신 분께 들은 말이라 감회나 의미가 색달랐다.

 

20대의 지금까지의 내 인생은 성공보단 실패가 훨씬 많았고, 지금까지 그런 종류의 칭찬을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이 없었기에, 더욱더 의미 있었으며, 교수님 쪽에선 빈말이었을지언정 상관없이 참 뿌듯했다.

 

난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가 좋았다. 벌이 꽃에게 끌리듯, 나는 이야기에게 끌렸다. 어릴 적, 친구들과 밖에서 노는 것보다 어린이용 소설 오디오북이나 영화가 더 좋았고, 시험이 끝나면 친구들과 노는 약속을 잡기 전에 도서관에서 읽을 소설을 먼저 찾아보곤 했던 아이였다.

 

예전부터 많이 좋아했던 스토리텔링과 관련이 깊은 분야에서 칭찬을 받은 건, 참으로 감사하고 신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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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를 소비하는 것과 서사를 창작하는 것


 

서사를 소비할 때는, 마치 내가 주어진 정교한 미로의 길을 걸어가는 느낌이다. 어디로 가야지 밖으로 나가는 길인지 끊임없이 생각하며 나아가는 기분이다.

 

로맨스 서사가 가장 단순한 형태의 미로에 속하고, 로맨스에 포함된 이해관계가 복잡해질수록, 혹은 장르성이 강한 서사일수록 복합적인 심리들이 겹겹이 쌓여 있기 때문에 미로의 복잡성 또한 더해진다.


반면, 서사를 만들 때는, 내가 미로를 직접 창조하는 느낌이다. 3D 마인드 게임과 해리포터 영화에서 미로를 만드는 마법사가 느끼는 기분과 가깝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하면 미로에 들어올 사람들이 시시하지 않게 밖으로 나갈 수 있을지 구상하는 느낌이 든다.

 

배경의 한 부분, 인물의 한 부분, 인물관계의 한 부분, 대화 한 줄을 쓸 때마다 건축가가 된 느낌이다. 어떻게 하면 가장 창의적이고 복잡하면서도 깔끔한 미로를 만들지,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며 건물과 구조물을 만드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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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 창작에는 거창한 목표나 수익 목표가 없어도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다


 

종강하면서 나름대로 소설계 현장에서 일을 하고 계신 교수님께서 피드백 멘트로 넌 재능이 있으니, 이 재능을 썩히지 말고 영어권 공모전이든, 개인 출판이든, further studies 든 어떤 방식으로든 너의 재능을 썩히지 말라는 말이 자존감을 높여주긴 했지만, 그보다 이번 기회에 피드백들을 들으며 내가 그렇게 즐겨 읽는 픽션, '만들어낸 이야기'라는 장르의 구조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그런 걸 조금 더 분석적으로 접근하면서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보고, 음악을 듣는다면 더 재미있게 문화작품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만큼 더 내 오랜 꿈인, '직접' 서사를 창작하는 일에 다가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내 계획을 글로 실천해 보고자 이곳 아트인사이트 에디터에 지원도 하게 되었고, 영어권 creative writing 강의로는 명강의로 알려져 있는 브랜든 샌더슨의 creative writing 강의를 저번 방학부터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듣고 있다. 심지어 유튜브에 전 강의가 올라와 있으니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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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든 샌더슨의 BYU 창작 글쓰기 Introduction 강의 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말이, 결국 어떤 사람들에겐 스토리텔링, 즉 '내가 이야기를 만든다'라는 행위 자체가 본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누군가는 그들은 돈이 안되는 일을 한다며 한심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냥 이 사람들에게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야기를 섭취한다는 사실 자체가 돈과 상관없이 취미처럼, 자아 만족감을 주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이 사람들은, 그 자아 만족에서 글을 쓰는 원동력을 얻는다고 했다.

 

다시 말해, 브랜든 샌더슨은 단순히 서사 창작이 즐거워서 이야기 창작을 시작해도 절대 현실을 모르는 한심한 사람의 행동이 아닌, 생산적인 일이라고 말을 했고, 그 말이 나를 참 신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딱 나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재능이 있지는 않지만, 서사 창작이 즐겁기 때문에 글을 쓰고, 문화를 분석하는 일을 쫓고 있다는 것에 큰 불안감이 있었는데, 많이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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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nclusion


 

이야기가 좋기 때문에, 능력과 상관없이, 서사 창작을 업으로 삼는 모든 사람들이 참 부럽다. 글로 스토리텔링 하는 사람들, 미술과 디자인으로 스토리텔링 하는 사람들, 노래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들, 작가, 배우, 그리고 이 사이에 있는 모든 사람들. 각기 다른 방식이지만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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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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