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팬이기에 할 수 있는 진심 어린 걱정 - 아이돌레 5호 'SPECTRUM OF K-POP' [도서]

과연 아이돌 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글 입력 2021.10.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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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 들어오는 공기가 슬슬 가을을 대비하라고 일러줄 때쯤, 기다려지는 것이 있다. 바로 일 년에 한 번 발간되는 ‘아이돌레’ 오프라인 매거진이다.


‘아이돌레’는 내가 유독 애정을 가지고 참여했던 K-pop 문화 매거진 팀이다. 사실 이 팀은 대학 재학 시절 같은 동아리 선후배와 함께 의기투합하여 만든 스타트업 회사였지만, 지금은 대학생들이 재미있게 활동하는 ‘대외활동’으로 맥이 이어지고 있다. 적어도 인생의 절반 이상을 아이돌 가수의 ‘덕질’(어떤 분야에 몰두하는 것)에 바쳤을 회원들이 모여 팬이 바라보는 K-pop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웹진 글과 영상으로 녹여낸다.


10년 넘는 시간 동안 한 아이돌 가수를 덕질해왔다며 팬심을 고백하는 내용부터, 최신 K-pop 트렌드 분석, 신곡 및 신보 리뷰, 문화 현상에 대한 에디터 개인의 긍정적 또는 부정적 의견까지. 말 그대로 ‘아이돌 빼면 시체’인 아이돌레 필진은 본인의 덕질 일상에서 다채로운 이슈를 잡아내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대 가기 전 6개월, 군대 다녀오고 나서 1년, 총 1년 반 동안의 아이돌레 에디터 팀장 활동을 마치고 지금은 다음 목표를 이루기 위해 준비하며 매주 올라오는 아이돌레의 웹진 글과 영상을 챙겨보고 있다. 어느덧 10월이 되었고, 문 앞에 아이돌레 5호, ‘SPECTRUM OF K-POP’이 도착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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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해의 K-pop 소식이 담긴 이 매거진에서 유독 눈에 띄는 내용은 ‘K-pop과 메타버스의 융합’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가수와 팬 모두 예전과 같은 오프라인 활동이 불가능해지자 전염병 걱정이 없는 온라인 세상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물론 바이러스뿐 아니라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 SNS의 확장, 그리고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월드 투어 때나 먼발치에서 겨우 아티스트를 만나야 했던 해외 팬의 급증도 K-pop의 메타버스 창출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렸다.


대표적으로 작년 11월에 데뷔한 SM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에스파(aespa)가 있다. 에스파는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였다. 각 멤버에 대응하는 가상 세계의 ‘ae 멤버’와 중간 지점인 디지털 공간에서 소통하며 연합하고 위기를 헤쳐나간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른바 ‘SMCU(SM Culture Universe)’의 탄생이었다. 현실과 가상의 융합이라는 선구적 콘셉트를 통해 처음에는 적응하지 못했던 기존의 K-pop 팬까지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이제 아예 아티스트들이 확장현실(XR) 세계에서 컴백이나 팬 미팅을 하기도 한다. 콘텐츠 제작사 플레이리스트, 네이버 나우, 제페토가 합작한 케이팝 컴백 페스티벌 ‘아웃나우 언리미티드(#OUTNOW Unlimited)’에 선미가 깜짝 등장했다. 이 공간에서 팬들은 선미가 티저 영상에서 입었던 옷을 직접 입어보고, 특별히 만들어진 맵 안에서 같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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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지금은 K-pop이 한류(韓流)의 가장 큰 흐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이제 미국의 음원 차트에서 BTS가 경신하는 기록은 놀랍지도 않을 정도다. 블랙핑크 등 다른 아티스트까지 고려한다면, K-pop이 창출하는 수익과 그로 인한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소속사가 해외 음악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필수 코스가 되면서, 정작 국내 대중과는 점차 멀어지고 있다. 일례로 한 퀴즈 프로그램에서 문제 화면에 BTS의 무대가 등장했지만, 일반인 출연자 중 그들이 BTS임을 알아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아이돌레 5호’에는 이러한 점을 짚어주는 기사도 다수 실려 있었다.


빅데이터를 통해 음반 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해보면, 팬의 수는 점차 줄어드는 데 반해 음반 판매량은 오히려 늘어나는 ‘음반 인플레이션’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천편일률적 콘셉트의 남용, 우리나라 음악이라기보다 팝송에 더 가까운 멜로디, 아이돌을 조명하는 TV 프로그램의 부재, 지워지지 않는 아이돌 가수를 향한 편견, 국위 선양에 집중된 이미지 소모, 각종 범죄 등은 아이돌 음악이 대중에게서 더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K-pop 산업이 고민하고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대중성 확보에 성공한 최근의 사례가 있다. 위문 열차 영상이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며 인기를 얻은 브레이브걸스, 소형 기획사이지만 탄탄한 라이브 실력과 귀에 쏙쏙 박히는 후크송으로 MZ세대의 취향을 사로잡은 스테이씨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가장 한국적인 것,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자신 있게 어필한 성공 사례는 K-pop의 장기적 발전을 고민하는 모든 사람에게 해결의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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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도 K-pop을 다룬 다양한 글이 올라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음악에 대한 추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법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잘 자라지 않는 새싹에 물도 조금 더 줄 수 있고, 잡초나 잔가지도 쳐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아이돌레 5호’에서는 노래도 좋고 실력도 뛰어나지만,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아이돌 그룹을 소개하는 한편, 오랜 시간 K-pop을 지켜본 팬으로서의 진심 어린 걱정도 심도 있게 다룬다. 과연 아이돌 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인상 깊게 읽었던 글의 일부분을 인용하며 아이돌레 5호의 일독을 마무리하고 6호를 고대하려 한다.

 

*

 

기업 역시 국내에서의 문제와 세계의 흐름 등을 고려해 최선의 선택을 내렸고, 그것이 현재의 케이팝 산업을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방향이 지나치게 해외 시장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정작 원류라고 할 수 있는 국내에서는 점차 힘을 잃어가는 것이 팬으로서 두고두고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지만 점차 팬덤 중심이 되어가는 케이팝 산업에서도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는 그룹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이들 역시 글로벌 팬덤을 고려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가장 기본에 충실한 모습으로 국내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었다. 무작정 ‘보기에 좋은 것’만 좇는 것보다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와서 복기하는 것은 어떨까. 발전에 있어 초심 잡기는 몇 번을 해도 부족하지 않은 법이다.

 

- ‘등잔 밑이 어두운 케이팝, 이젠 ‘한국적’인 것에 집중할 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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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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