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직 끝나지 않은 '2020 도쿄 패럴림픽' [문화 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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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회 도쿄 비장애인 올림픽 한국방송 KBS의 모든 중계방송을 여기서 마칩니다.
여기는 도쿄입니다.”
지난 8월 8일 도쿄 올림픽 폐막식에 이와 같은 멘트가 흘러나왔다. 이 멘트는 큰 화제가 되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일깨워주는 멘트였고, 비교적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켜주는 멘트였기 때문이다. 이 짧지만 강렬한 멘트가 가진 힘은 컸다. 평소 인식하지 못했던, 너무나 당연시 여겼던 안일한 생각을 깨트리는 계기가 됐다.
패럴림픽은 올림픽에 비하여 큰 관심을 받지 못한다. 패럴림픽 경기는 공중파에서 보기 쉽지 않았을 뿐더러 아주 늦은 밤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정도에 그친다. 조금씩 공식 편성을 확장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올림픽과 확연한 차이가 난다. 패럴림픽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오피니언에서는 패럴림픽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다. 이 글을 읽고 아직 끝나지 않은 2020 도쿄 패럴림픽을 함께 즐겨주었으면 한다.
1. 패럴림픽이란 무엇인가
▲ 스토크 맨더빌 대회의 모습
패럴림픽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주최로 4년 주기로 개최되는 신체장애인들의 국제경기대회로,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올림픽 개최도시에서 열린다. 창설 당시 하반신 마비를 의미하는 'paraplegia'와 'Olympic'를 합성하여 만든 용어였으나, 신체가 불편한 모든 장애인을 대상으로 범위가 확대되면서 '신체장애인들의 올림픽'으로 발전하였다. 이후 Paralympic을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다는 의미에서 동등하다는 의미의 'parallel'로 보기도 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패럴림픽의 시작은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루트비히 구트만 박사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척수가 손상된 병사들을 대상으로 재활 운동을 진행시켰다. 영국 교외의 스토크 맨더빌 병원이었는데, 재활 운동이 점차 양궁 경기로 이어지게 되었고 회를 거듭하며 치러지게 되었다. 1952년에는 네덜란드의 참전병들이 함께 참가함으로써 국제 대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초대 대회는 스토크 맨더빌 대회라고 알려져 있으며, 루트비히 구트만 박사는 선구자로 설명된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는 10개의 장애 항목을 수립하고 정도에 따라 더욱 세분화시킨다. 이는 선수들이 비슷한 조건 하에서 공정한 경쟁을 치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신체적 장애, 시각장애, 지적 장애라는 큰 틀 하에서 분류된다. 이전에는 손상을 진단하고 재활에 초점을 두어 분류되었다면, 지금은 선수들의 장애가 선수 활동과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두어 분류한다. 오늘날 패럴림픽 대회가 장애인들의 장애가 아닌 운동역량을 강조하고자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패럴림픽에만 존재하는 모든 것
▲ 가이드러너와 함께 하는 육상
패럴림픽에만 존재하는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패럴림픽은 2인 1조로 경기할 수 있는 종목이 있다. 바로 ‘사이클-시각장애’, ‘육상-시각장애’다. ‘사이클-시각장애’는 ‘파일럿‘이 앞에서 방향을 조정해준다. 그리고 ‘육상-시각장애’는 선수와 ‘가이드러너’가 끈으로 연결되어 함께 달린다. 이들은 시각장애인 선수들을 이끌어주고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가이드러너는 달릴 때 규정 상 한발 이상 앞설 수 없고 결승선도 먼저 통과해서는 안 된다. 한 몸, 한 마음으로 달리는 이 경기가 패럴림픽 정신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패럴림픽에서만 볼 수 있는 장비들이 있다. 시각장애를 가진 수영선수에게는 ‘장대’를 이용해 턴 시점을 알려주어 원활한 경기를 돕는다. 절단 장애가 있는 육상선수들은 ‘러닝 블레이드’를 사용한다. 러닝 블레이드는 탄소섬유로 만들어 탄탄하고 가볍다. 이처럼 첨단기술과 의족 디자인의 결합은 패럴림픽 육상의 상징이라고 불린다. 또한 보치아 경기에서 손으로 공을 굴리기 어려운 중증 장애 선수들은 ‘홈통’, ‘포인터’를 사용한다. 인간에게 한계란 존재하지 않음을 이들이 직접 증명하고 있다.
또한 올림픽과는 다른 규칙도 존재한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테니스 종목의 경우, 공이 지면에 두 번 튀기는 투 바운드를 허용한다. 휠체어를 이용한 움직임이 발을 이용한 움직임보다 느리기 때문에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규칙을 적용한 것이다. 그리고 휠체어를 사용하는 배드민턴 경기는 단식경기에서 코트의 한쪽 면에서만 경기를 치른다. 이 또한 움직임과 속도를 고려한 것이다. 이들의 경기를 보며 올림픽 규칙의 절대적 기준이 아님을 다시금 깨닫는다.
3. 2020 도쿄 패럴림픽 현황
▲ 국제패럴림픽위원회 마크 '아지토스'
그렇다면 2020 도쿄 패럴림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8월 24일부터 9월 5일까지, 총 13일간 열리게 된다. 181개국이 참가하며 22개 종목으로 구성되었다. 이번 패럴림픽에서는 태권도와 배드민턴이 새롭게 신설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58명이 14개 종목에 참가한다. 8월 말 기준 현재까지 13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순항하고 있다.
탁구 경기에서는 우리나라 선수들 주영대, 김현욱, 남기원 선수가 금·은·동메달을 모두 석권했다. 태극기 세 개가 동시에 올라간 모습은 뛰어난 경기력을 입증하는 바였다. 뿐만 아니라 사격, 유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메달을 쟁취했다. 뿐만 아니라 보치아, 수영, 사이클, 역도, 농구 등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주며 다음 패럴림픽을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4. 패럴림픽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
▲ 마리케 비르보트의 모습
2016년 9월 런던 패럴림픽의 금메달리스트 마리케 비르보트(Marieke Vervoort)는 리우 패럴림픽 이후 선수 은퇴와 안락사를 고려한다고 밝혔다. 선수가 뛰어난 스포츠 역량을 선보였기에 대중들은 그의 고백에 놀라움을 표했다. 마리케 선수는 척추질환을 앓는 장애인으로, 10분을 잠들기가 어렵다고 할 정도로 큰 고통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휠체어 스프린터 종목에서 금메달을 손에 쥔 선수의 모습은 패럴림픽의 의의가 무엇인지 깨닫게 했다.
패럴림픽은 그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많은 깨우침을 준다. 장애를 극복하고 투혼을 불사르는 이들의 모습은 인간 승리가 무엇인지 체감하게 한다. 타인과 겨루어 메달을 따내는 모습도 물론 멋있지만,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모습이 더욱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패럴림픽은 이 점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경기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힘든 과정을 반복하고 무수한 훈련을 거쳤을지 생각해보면, 메달보다 더 값진 가치가 무엇인지 느끼게 된다.
고통을 인내하면서도 포기할 수 없었던 스포츠에 대한 열망은, 그 어떤 열망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겁다. 이 숭고한 경기는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주었고,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경계를 허물었으며, 인간의 잠재력을 증명했다. 패럴림픽이 전달하는 가치를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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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올림픽 폐막식에서 언급했듯이 세상에는 비장애인과 장애인 그저 같은 사람만이 존재할 뿐, 그 외의 모든 잣대는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사람의 도전과 노력의 가치가 무엇인지 전달하는 것이 올림픽‧패럴림픽의 궁극적인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2020 도쿄 패럴림픽은 아직 막이 내리지 않았다. 모두 함께 끝난 경기에 환호와 축하를, 남은 경기에 관심과 애정을 쏟아주기를 바란다.
[고지희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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