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사람] 마음을 따르는 단단한 사람, 신송희

글 입력 2021.04.0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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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의 'Project 당신- 자기소개편'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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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안녕하세요. 마음을 따르는 단단한 사람, 신송희입니다. 사람, 마음, 이야기가 있는 곳을 들여다보기를 좋아하며, 아트인사이트에서 매주 글을 쓰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 임하는 송희님의 마음이 어떤지 궁금하다.

 

처음에는 놀랐다. '나'라는 사람을 이렇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소개할 수 있는 자리가 얼마나 되겠는가. 이렇게 먼저 제안을 해 주어 감사할 따름이다. 무엇보다 '사람'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공간이라니, 특별한 의미로 와닿아 신청하게 되었다.

 

 

 

사람, '신송희'를 소개합니다



본인을 '마음을 따르는 단단한 사람'이라 소개했다.

 

방금 생각났다. 생각해 보니 나는 한결같이 마음을 따르는 사람이다. 무엇이든 마음 가는 대로 행했다. 다시 말해, 마이웨이다. 결정 앞에서 나는 어떤 마음과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했다. 선택의 기로 앞에서 늘 근본 있는 이유가 있었고, 당시에 가지고 있는 마음을 충실히 따랐고, 나의 속도대로 걸어갔다. 필요하다면 나의 길을 새로 만들었다. 그렇게 마음을 따라 점철된 것들이 지금의 단단한 나를 만들었다.

 

 

나의 마음을 따르는 여정, 참 쉽지 않게 느껴진다. 어떤가?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 가끔 주변의 시선보다도 나를 향한 의구심이 나의 앞을 장애물처럼 가로막기도 한다. 가끔은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그래도 그 모든 시련을 이기고 전진하는 사람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지를 스스로 그려보기도 한다. 참 희망찬 생각이지만, 실제로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이렇게 계속 살다 보면 과연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무엇을 해낼 수 있을까 궁금하다. 어차피 한 번만 사는 인생, 마음 가는 대로 살아봐도 되지 않겠나.

  

 

듣고 보니 사람이 참으로 단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의 '단단한 나'를 만든 데 영향을 준 것들 중 중요한 한 가지만 뽑자면 무엇인가?

 

사람이다. '내가 가는 장소, 내가 읽는 책,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나를 결정한다'라는 괴테의 말이 있다. 그중 특히 '사람'이 내게 많은 영향을 준다. 나의 마음과 생각을 거리낌 없이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곁에 두려 한다. 그런 사람들과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다 보니 이제껏 마음에 힘이 없었던 적이 없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기 때문에 늘 단단하게 존재할 수 있음을 느낀다. 늘 축복받은 인생이라 자부하며 감사하게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은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면?

 

'Bleib so, wie du bist' 독일어로 직역하면, 너대로 그렇게 있어라. 나름 의역을 더하자면, '너대로 살라'라는 의미다. 친구 양갱이 작년 나의 생일 편지에 써 준 마지막 문구였는데, 짧지만 강렬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삶을 응원해 주는 것 같아 초심을 다스리는 말로 자주 들이밀기도 한다. 어쩌면 지금의 단단한 내 모습을 대표하는 말이며, 동시에 평생 지키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이번 기회에 고마운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 곁에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 늘 건강하게 행복하게 오래 보자.

 

 


마음을 따르며 살아가는 이야기


 

요즘 바쁘다고 들었다. 주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가?

 

크게는 글을 쓰고 있다. 개인적인 공간인 블로그에서 하루의 단상에 대해 쓰고, 아트인사이트에서는 특별한 자극을 받았던 것들에 대해 더 깊게 그리고 더 긴 호흡으로 쓴다. 그 밖에도 독립 매거진 창간호 제작 준비, 매달 한 번 자발적인 독서클럽 하나, 나 홀로 심층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아, 최근에는 예술경영 커뮤니티 <줌줍>에서 문화예술 이슈 스터디를 하는 중이다.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정말 전형적인 사이드 프로젝터다. 그렇게까지 많은 일을 벌이는 이유가 있나?

 

혼자 가만히 있는 상태를 견디지 못한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여러 개라도 뭐든 벌려 놓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변명을 하나 하자면, 벌리는 일들에는 각각의 나름대로 이유가 존재한다. 공통적으로는 때로는 글로, 때로는 말로 사람들과 함께 마음과 생각을 나누는 것들이다. 모두 내가 좋아해서,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 판단해서 주저 없이 시작한 일들이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혼자서 그렇게 많은 일들을 다 해내려면 힘들겠다.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인가?

 

몸과 마음 사이 밸런스를 맞추는 일이다. 정말 쉽지 않다. 다음번에는 절대 일을 벌이지 말자, 생각했다가도 동시에 다시 또 새로운 아이디어와 일을 노트에 정리해 두는 나 자신을 마주하면 헛웃음이 나올 때도 있다. 그렇게 호되게 당하고 흔들리면서도 다시 단단해지는 것도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쯤 되면 그냥 고질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즘에는 나를 위해서라도 '힘 빼기'를 배우는 중이다.

 

 

쉴 틈은 있는지 궁금하다. 무엇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편인가?

 

스스로 '잘 쉬기'를 실천하지 못해서 의식적으로 쉴 틈을 만들려고 한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음식이다. 고생한 나 자신에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소소한 보상을 해 주는 편이다. 떡볶이로 에너지를 수혈하고, 술로 마음을 위로한다. 단순하지만 생각보다 효과가 좋다.

 

 

익히 들었다. 애주가라고.

 

맞다. 술에 진심이다. 주종을 가리지는 않지만 주로 마시면 특유의 술향이 오래 느껴지는 것들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입에 대는 순간 훅 치고 올라오는 소주의 씁쓸한 알코올 향, 쌉쓰름하게 입안을 가득 매우는 와인 향, 조금만 마셔도 단전부터 식도까지 열과 향을 천천히 끌어올리는 위스키까지. 요즘에는 위스키가 자주 생각난다. 가끔 집에서 혼술을 즐기기도 하지만, 술에 진심인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것을 더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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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무엇이 좋은 건가?

 

술은 정말 마음을 풀어내는데 좋은 도구다. 특히 함께 나눌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는 점이 참 좋다. 예를 들면, 공간을 가득 채우는 알코올 냄새가 있고, 특유의 알딸딸한 분위기에 취하고, 평소와는 전혀 다른 깊숙하고도 뜨거운 대화의 온도까지 느낄 수 있다. 소박하지만 원대한 꿈이 있다면, 비슷한 기질을 갖고 있고 비슷한 상태가 될 수 있는 나의 오랜 술친구들과 미래의 술친구들과 오래오래 술 마시면서 살고 싶다.

 

*

 

블로그에 들른 적이 있다. 프로필 사진도 나무가 있고, '나뭇가지에 대한 단상'을 글로 적을 정도로 유독 나무가 자주 등장한다. 나무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가?

 

특별한 인연이 있다기 보다, 특별한 의미가 담긴 상징적인 것이다. 나를 소개할 때 보통 '나무'를 빗대어 표현한다. 나무의 심지는 한 번뿐인 인생 굵직하고 단단하게 살아가려는 나의 내면을 말하고, 불균질한 나뭇가지는 관심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아서 다양한 일들을 동시에 벌이는 나의 사이드 프로젝터 성향을 나타낸다.

 

말하자면, 욕망이 서린 나뭇가지들이다. 굵직한 심지가 있기 때문에 우뚝 서 있을 수 있고, 불완전하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불균질하게 뻗어 나가는 나뭇가지가 있기 때문에 성장한다. 그런 나무의 모습도, 기질도 나와 많은 부분들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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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니 참으로 심오하다. 실제로 나무를 보는 것도 좋아하는가?

 

엄청 좋아한다. 특히, 화창한 겨울날 잎은 다 떨어지고 나뭇가지만 그대로 드러나 있는 나무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하늘, 날씨, 나무 이 삼박자가 딱 맞는 날이면 앙상하지만 단단하게 뻗은 나뭇가지 사진을 꼭 찍어댔다. 유독 나무의 잔가지들이 눈에 띄어서 선명할수록 눈길이 간다. 더 자세히 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달까. 어떤 나무도 정해진 똑같은 형태 없이, 자기 주관대로 생겨난 다양한 형태의 나무들이 참 매력적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뻗을 수 있는 대로 뻗은 나뭇가지들이 참 좋아 보인다.

 

 

그 밖에도 생각만 해도 웃음이 지어지는,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있나?

 

음 떡볶이를 먹는 모든 순간, 비가 내린 다음 날 짙게 깔린 땅 냄새 맡으며 걷기, 기차를 타고 넓은 창을 통해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풍경 보기, 넓은 창이 있는 카페에서 작업하기, 술 첫 잔을 따를 때 들리는 꼴록꼴록 소리, 새벽에 좋아하는 음악 들으며 하루 정리하기, 좋아하는 친구와 밤새 통화하기. 지금 생각나는 건 딱 이 정도다.

 

 

좋아하는 것들이 꽤나 구체적이다. 그런 순간들을 기억하는 것인가, 아니면 기록하는 것인가?

 

기억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아니, 어쩌면 좋아하는 순간들을 치열하게 기록하다 보니 기억력을 키우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극적으로 행복한 순간을 맛보면 바로 휴대폰 메모장에 짧게 기록해 두는데,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내가 언제, 어떤 일을 했을 때 행복했는지를 알아두면 나중에 그런 순간들을 스스로 만들고 행복해질 수 있으니 적어두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나를 천천히 알아가는 기분이 들어서 특유의 안정감을 느낀다.

 

 

무언가를 '쓴다'라는 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내가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 중 하나다. 세상에는 아름답고 무용한 것들이 참으로 많다. 쓰는 일은 무언가를 보고, 듣고, 경험하지만 손에도, 눈으로도 잡히지 않는 것들에 '나의 의미'를 더하는 일이다. 그런 식으로 무엇을 느꼈는지, 그것을 보는 나의 마음과 생각을 풀어내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나는 매일 엉킨 생각과 마음을 풀어내는 연습을 해 왔다. 수많은 경험 가운데 기껏해야 우연히 잡힌 하나겠지만 쓰고 나서야 또렷해지는 것들이 있고 막연하게나마 이해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쓰다'와 '살다'는 나에게 불가분한 관계에 얽매여있는 것이다. 그렇게 쓰면서 살고, 살기 위해 쓴다.

 

 

 

마음을 따르는 여정 중 '나'에게 말하다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본 적 있나?

 

있다. 충동적인 몽상가 기질이 있어 틈만 나면 '어떻게 하면 잘 늙어갈 수 있을까' 틈만 나면 상상해보기도 한다. 그럴 때면 구체적인 계획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주 막연하게 그저 나대로 멋지게 살아가고 싶은 생각은 자주 한다.

 

 

나대로 멋지게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마음과 육체 균형 있는 삶을 사는 사람, 기꺼이 흔들리면서도 다시 단단해질 수 있는 사람,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에게 자랑스러운 사람, 다양한 사람들과 '지금'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오래'할 수 있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정진하며 오래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 나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본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서 오늘도 나는 뭔가를 한다..jpg

 

 

인생을 잘 살 수밖에 없는 기본기가 있으면 좋겠다. 그 기본기를 키우기 위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계속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 그렇게 아주 잘 가꾼 비옥한 토양 위에 나는 기꺼이 뿌리를 내릴 것이다. 그리고 불균질한대로 자유롭게 나뭇가지를 뻗어내고, 바뀌는 계절마다 변화무쌍하게 자라날 것이다. 그렇게 나라는 '나무'를 잘 키우고, 잘 가꾸고 싶다.


 

 

아트인사이트 신송희 에디터.jpg

 

 

[신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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