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대체할 수 없는 휴먼터치, SHINDRUM - 'Who I Am' [음반]

휴먼터치로 장르를 관통하는 드럼
글 입력 2021.02.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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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drum.PNG

instagram@_shindrum

 

 

밴드의 시대에서 드러머는 필수적인 존재였다. 드럼은 음악의 기본적인 리듬을 담당하는 악기이기 때문이다. 1930년대 드럼세트가 정착된 이후 드럼은 장르를 불문하고 대중음악 전반에서 사용됐다. 당연하게도 드러머는 대부분의 대중음악 녹음과 라이브에서 빠질 수 없었다.

 

하지만 가상악기(VSTi)가 등장한 이후로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컴퓨터만 있다면 실제 악기를 연주하지 않아도 음악을 만들 수 있었다. 드럼 킷이 없어도 누구나 편리하게 음악을 만들었고, 기술이 점점 발달해 무심코 들어서는 실제 악기와 가상악기를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드럼머신의 등장 또한 음악 장르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롤랜드(Roland)의 TR-808이 출시된 이후, 많은 일렉트로닉과 힙합 음악은 실제 드럼이 아닌 드럼머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드럼머신의 입지는 점점 넓어져 실제 드럼을 연주하던 밴드도 드럼머신을 이용해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전자드럼이 드러머의 역할을 점점 대체하는 것일까? 누군가는 '이러다 드러머가 사라지는게 아니야?'라고 걱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드러머의 역할과 존재 이유는 분명하다. 드러머는 리듬의 창작자이자, 대체할 수 없는 휴먼터치를 만들기 때문이다. 전자드럼과는 분명히 다른 어쿠스틱한 소리, 그리고 가상악기에서 미쳐 담아내지 못한 디테일은 드러머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전자드럼과 가상악기가 보급될수록 실력 있는 드러머는 더욱 중요해진다.

 

드럼의 '휴먼터치'를 제대로 담아낸 앨범을 소개하려 한다. 드러머 SHINDRUM(신드럼)의 'Who I Am'이다.

 

 

SHINDRUM - MATRIX, MUZES 유튜브

 

 

신드럼(SHINDRUM)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신이삭은 일명 '특급 세션' 드러머다. 그의 지난 활동을 천천히 따라가 보면 그의 음악적 배경과 작품세계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신드럼은 오랜 기간 동안 유명 뮤지션들과 탄탄한 인맥과 인지도를 쌓아왔다. 그는 2013년 세션 활동을 시작해 김바다의 밴드 아트 오브 피스(Arts of piece), 2AM, 진보, 죠지, 샘김, 딘, 잔나비 등 많은 아티스트와 함께했다. 또한, 월간 윤종신, 블락비, 고상지의 녹음에도 참여하며 장르를 뛰어넘는 활동 영역을 보여줬다.

 

신드럼의 작품활동 또한 흥미롭다. 그는 '신드럼과 김기타'로 팀을 결성해 2016년 첫 EP를 발매했다. 이후 '월간 신드럼'과 함께 'Next Step' EP을 발매, 2020년에는 프로듀서 비앙(Viann)과 앨범 'via drum'을 작업했다.

 

신드럼의 디스코그래피는 다양한 영역에 걸쳐있다. 드럼의 역할이 부각되는 재즈를 시작으로, 블랙뮤직을 거쳐 알앤비와 힙합까지 다룬다. 신드럼은 전자드럼과 비트가 익숙할 법한 장르에서도 디테일한 휴먼터치를 보여줬다. 장르를 불문하고 리듬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는 현재 음악 씬에서 드러머의 역할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Who I Am_ 커버.jpg


 

'Who I Am'은 신드럼의 첫 정규앨범이다.

 

아티스트의 '첫 정규'는 의미가 크다. 음악가로서의 색깔과 정체성을 처음으로 정의하는 행위이고, 이전까지의 활동을 정리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이기 때문이다. 정규앨범은 분량과 퀄리티 면에서 EP보다 더욱 발전한다. 동시에 앨범에 내포된 의미와 개인적인 서사는 더욱 깊어지며, 많은 해석과 감상의 여지를 낳는다.

 

신드럼은 첫 앨범을 '나는 내 자신에게 솔직한가?'라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그래서 제목도 자아성찰적인 'Who I Am'이다. 신드럼은 힙합엘이와의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는 잔나비와의 투어 준비과정에서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느꼈고, 스스로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떠올렸다.

 

 

'인생은 언제나 질문을 등에 맨 채로 짧은 커피 타임에도 궁금증을 지어서 내게 줘 근데 해결점은 밖이 아닌 내 안에 대답하는 자신이 누군지 모르면 무엇을 대답해'

 

- Everywhere but nowhere(Feat. Khundi Panda)

 

 

치열한 고민의 결과였을까, 신드럼은 규칙과 완벽함보다 솔직함과 자연스러움을 택했다. 그는 'Who I Am'의 녹음을 실수하면 실수한 대로 진행했다. 완벽하지 않은 디테일이 오히려 휴먼터치의 자연스러움을 만들었다. 또한, 신드럼은 곡의 제목과 가사에서도 모태신앙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수록곡 제목의 첫 글자들을 이어보면, 'JESUS LOVES YOU'가 된다.

 

재미있게도, 앨범의 자아성찰은 아트워크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앨범 커버에서 보이는 그림은 이전에 발매한 EP인 'Next Step'을 오마주한 작품이다. 과거의 작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자아성찰적인 앨범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SHINDRUM - Soul's Jam, MUZES 유튜브

 

 

'Who I Am'은 드럼만 들어도 즐겁다. 사운드 전체적으로 드럼이 부각되는 모습으로, 경쾌한 스네어와 하이햇 소리는 어떤 장르에서도 드럼의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신드럼의 드러밍은 그루브를 만들고, 곡의 분위기를 전환하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신드럼은 첫 트랙 'Jungle of the City'에서 역동적인 편곡을 보여준다. 곡의 초반은 그루브가 넘치는 테마를 시작으로, 일렉기타가 돋보이는 강렬한 락 사운드를 지나, 브릿지에서는 따뜻한 재즈 사운드를 사용한다. 그의 드럼 플레이는 수시로 변하는 스타일을 더욱 뚜렷하게 구분 짓는다. 격렬한 편곡에서 완급조절을 이끌어내는 다재다능한 플레이가 인상적인 곡이다.

 

신드럼의 그루브도 앨범의 감상 포인트다. 두 번째 트랙인 'Empty'는 반복되는 베이스 리프 위에서 단순한 리듬을 얹는다. 그는 단순한 리듬에서도 다양한 패턴을 조합해 테마를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간다. 앨범의 소울 넘버인 'Soul MAK ! (feat.Jinbo)'에서도 그의 플레이가 돋보이는데, 반복되는 테마에서도 디테일한 플레이로 그루브를 살린다.

 

'Who I Am'의 피쳐링 라인업은 상당히 다양하다. 앨범은 그동안 신드럼과 친분을 쌓아왔던 많은 아티스트의 참여로 만들어졌다. 이전부터 함께했던 진보(Jinbo), 라이브 세션으로 함께했던 샘김이 참여했으며, 힙합 트랙에서는 래퍼 손심바와 쿤디판다가 참여했다. 이 앨범을 시작으로 참여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디깅해도 정말 많은 음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신드럼은 많은 아티스트의 색깔을 한 앨범 안에서 조화롭게 녹여냈다. 덕분에 앨범은 다양한 장르를 담아낼 수 있었다. 알앤비와 소울 사운드가 앨범의 중심을 이루고, 'Soul's Jam'과 같은 퓨전재즈 연주곡과 힙합트랙들이 앨범을 꾸몄다. 더불어 'You just wanna be (feat.Shyun)'과 같이 존 메이어 스타일의 트랙도 수록되었다. 수록된 곡들은 서로 멀어 보이는 장르의 사운드지만, 신드럼은 휴먼터치가 가득한 드럼으로 다양한 장르를 관통했다.

 

그의 솔직함과 음악에 대한 열정은 앨범의 드럼소리로 기록되었다. 힙합엘이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창작에 대한 집요함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아침 10시에서 새벽 2시까지 작업에 몰두해도 스스로의 실력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게다가 그는 이번 앨범을 스스로 평가할 때 10점 만점에 3점을 주기도 했다. 그의 음악에 대한 태도는 작품에서 들리는 퀄리티에 크게 기여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Who I Am'은 휴먼터치로 장르를 관통하는 앨범이다. 리얼 사운드가 점점 사라지는 시대에, 신드럼은 다양한 장르에서 드럼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Who I Am'은 드러머의 앨범이라는 의미를 넘어 리얼 사운드를 고민하는 프로듀서의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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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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