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구와 더 가까워지는 법, '새활용' [패션]

글 입력 2024.01.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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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우리 사이를 수치로 표현한다면 어떤 사이일까요? 가까워지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더 멀어졌을까요? 지구는 자신의 몸을 빌려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큰 선물을 보냅니다.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풍부한 자원들과 좋은 에너지를 받은 인간들은 이것으로 지구의 많은 산물을 만들어내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매번 더 획기적이고 효율적이게 삶을 만들어가는데요. 하지만 지구를 생각하지 않고 이러한 발전이 계속된다면 지구는 점점 지속 불가해질 것이고 지구와의 공생이 끝나는 순간, 인간이 초래한 모든 것들은 다시 인간에게 치명적인 영향으로 와닿을 것입니다.

 

필자도 업사이클링과 지속가능성 환경에 대해 생각은 하고 있지만 모순적인 부분과 반성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타인에겐 각박하고 스스로에게는 조금씩 관대한 부분들이 괜스레 부끄럽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온전히 지구를 위해 살기엔 원시적으로 사는 것이 옳을 수도 있지만, 공생의 삶이라 생각하니 같이 안아주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환경을 지속 가능성으로 가득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지구를 살펴보며 한 번 더 생각하고 위하는 것. 만들어진 모든 만물들에 감사하며, 오래도록 쓰는 것이 지구와 가까워질 수 있는 법이 아닐까요?

 

전부터 현재까지도 꾸준히 떠오르고 있는 제품 트렌드가 있는데요. 이는 '업사이클링'입니다. 우리말 표현으로는 '새활용'이라 칭하는데,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많이 보이는 '프라이탁', 'RE;CODE', '누깍'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라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필자는 이외에도 같이 향유하고 싶은 새활용 브랜드의 제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타몬 (Thamon)

"목재를 만들 때 버려지는 나뭇잎을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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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친환경 사업 부문에서 다양한 업적을 세운 East Anglia 대학의 M&M 연구원들은 버려지는 나뭇잎을 친환경적이고 아름답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프로젝트에서 접시, 테이블보 등 나뭇잎으로 간단한 생활용품을 만들어 사용하는 인도의 한 원주민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그리곤 나뭇잎 특유의 질감과 가벼움 그리고 물이 잘 스며 들지 않는다는 성질을 살려 잎섬유 연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오래도록 연구한 끝에 잎섬유는 개발이 되었고 '순수함'을 뜻하는 발리어인 'Thamon'이라는 이름의 끝으로 다양한 제품이 탄생했습니다.

 

타몬은 여러 형태의 지갑들과 가방, 노트 커버 등 생활에 필요한 패션 소품을 만드는데요.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볼 수 있는 것은 소재마다 지닌 잎 고유의 무늬와 색상으로, 그 제품만이 지닌 특별한 가치에 대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착한 소비를 추구하는 타몬은 염색 및 제작 과정에서 자연에서 추출한 염료만을 사용하며, 동물성 소재는 사용하지 않음을 내보였는데요. 제품들은 소량만 수작업으로 생산이 되어, 준비한 제품이 소진되면 다시 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자연 속 우리가 무심코 밟고 지나가는 작은 '나뭇잎'에서 시작된 생각은 지구 자원에 '잎섬유'라는 새로운 가치를 가져다주었고, 물에 잘 스며들지 않고 가볍다는 이점이 담겨 새활용이 되었습니다. 

 

'타몬'과 함께, 우리가 지닌 무거운 가죽과 회색빛 금속 기계 속에서 벗어나, 조금은 느리지만 가볍고 산뜻해진 자연의 질감과 가치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119 레오(REO)

"일상을 용기 있게 만드는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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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를 지킨다." (Rescue Each Other) 이는 119 Reo의 이승우 대표가 브랜드에 추구하는 가치를 평한 말입니다. 119 Reo는 2014년 고인이 되신 '김범석' 소방관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데요. 소방관으로 재직 중 '혈관 육종암'이라는 희귀암을 얻었지만, 발병 원인이 분명하지 않아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유족 측의 소송은 법원에서 기각되며 재판은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이를 본 이승우 대표는 재판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며, 소방관에게 꾸준히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많은 생각 끝에 지속적인 지원을 위해 창업을 선택하게 되었고 그렇게 '119 Reo'가 탄생하게 됩니다.

 

이승우 대표가 선택한 가치는 '폐방화복'입니다. 방화복은 생명을 구하는데 필연적으로 필요하지만, 매년 폐기되는 방화복의 양은 약 70톤인데요. 이를 이용해 가방과 지갑, 액세서리 등으로 새활용을 시도했습니다. 방화복의 특징은 특수 섬유인 아라미드 (Aramid)로 만들어 뜨거운 고온의 불속에서도 쉽게 타거나 녹지 않으며 쉽게 찢어지지 않아 가방이나 여러 생활용품을 만드는데 용이한데요.

 

여기서 필자는 어떻게 폐방화복을 가져와 고객에게까지 제품이 닿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폐방화복이라도 의상이 있는 직업에는 혹시 모를 사칭의 위험성이 따를뿐더러, 공공재이기에 쉽지 않았을 거라 예상했는데요. 이 부분은 업무협약 (MOU)을 맺은 인천소방본부, 광주소방안전본부, 서울 10개 소방서 등에서 직접 현장을 찾아 수거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폐기 시 발생하는 비용과 소각 매립에 대한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하지만 제품이 고객에게 닿으며 새활용 제품이다 보니, 세탁과 임가공을 거쳐도 어쩔 수 없이 남아있는 흔적들에 대해 불만을 지닌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세탁과 임가공은 저소득 주민의 자활, 자립을 지원하는 지역 자활센터분들과 함께 하며, 공정에서도 여전히 지속 가능한 삶을 더불어 가고 있는데요. 이렇게 판매된 119 Reo의 제품 수익은 매년 영업 이익 50%를 소방관 권리 보장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119 Reo는 매년 5월 4일 (국제소방관의 날)과 11월 9일 (소방의 날) 전시 팝업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며, 소방과 관련한 많은 이야기들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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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부터 현재까지 119 Reo는 스포츠 브랜드 '미즈노(Mizuno)'와 협업하여 여러 제품을 선보였는데요. CPR을 시행할 때 어느 곳에 압박을 가해야 하는지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적힌 티셔츠가 인상 깊었습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심정지로 갑자기 쓰러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CPR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 상황에서 한번 대중들에게 각인하고 알릴 수 있는 좋은 영향을 주는 제품인 것 같습니다.

 

늘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대한 감사함과 경의를 표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직업의 사명감과 사회에 대한 정의를 생명의 끈으로 삼아, 주저 없이 위험에 뛰어드는 모든 소방관님들이 존경스럽습니다. 직업 특성의 환경으로 인해 몸이 성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매번 위험에 처한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위험으로 들어간다는 점이, 똑같은 인간으로 태어나 누구나 무서울 불속으로 직접 들어가기까지의 생각은 범접할 수 없는 영역 같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119 Reo' 이승우 대표의 철학처럼 서로가 서로를 지키는 세상이 더 와닿게 도래하길 바랍니다. 누군가에게 새 희망의 삶을 선물했을 소방관들에게, 우리는 다시 끔 새활용 된 '119 Reo'의 제품과 함께 그 현장을 잠시나마 느껴보며, 소방관의 삶을 새로이 지켜주는 것은 어떨까요?

 

이처럼 두 개의 새활용 브랜드를 소개하고 이외 여러 브랜드와 제품을 찾아보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지속 가능성과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을 살펴보았는데요. 작은 생각에서부터 시작되어 좋은 가치로 창출된 모든 시도와 노력들은, 지구에게 와닿아 함께 공존하여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꿈꾸게 해줄 것이라 소망해 봅니다.

 

 

[황수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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