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21년에 대두되는 인권에 대해서

글 입력 2021.01.2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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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해를 맞이한 지 이제 막 20일 차에 접어들고 있다. 매년 1월 1일이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디스패치의 열애설 보도는 언젠가부터 사생활 침해라는 이유로 대중의 비판을 받기 시작했고, SBS의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올해 첫 방송으로 '정인이 사건'을 취재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AI 챗봇으로 야심 차게 출시된 이루다는 동성애, 장애인 혐오 및 개인정보유출로 인해 잠정 운영 중단을 알린 상태다. 이제 인권은 나이와 직업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보장받아야'하는' 의무적인 권리로써 행사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서 계속해서 직면할 사안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이 우리에게 보장된 인권이 오류 없이 어느 곳에서든 적용되도록 각종 법안들이 개선되고 있는 과도기인 만큼, 이전에는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던 사안들이 하루가 다르게 제기되고 있다. 새로이 논쟁거리로 떠오른 인권 문제에 대해 우리가 심도 있는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해당 사안의 전체를 보지 않고 부분적인 문제들만 가로채 의견을 주장하는 일부 네티즌의 행보를 보면 걱정스럽기는 매한가지다. 이 부분에 대해 무척이나 할 말이 많았던 나는, 감사하게도 아트인사이트를 빌려 내 의견을 자유롭게 적어보고자 한다.

 

한동안 RPS (이하 알페스) 문제로 시끌벅적했던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내 주변에서도 알페스 청원을 올린 사람이 있었고, 나도 그 문제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었다. 국내 힙합 판에서 공론화된 이 문제는 래퍼 심바자와디의 청원을 시작으로 빠르게 퍼져나가 현재 청원 동의자 수가 20만명이 넘었으며, 청원이 제기된 지 열흘도 채 되지 않아 수사에 착수했다.

 

그렇다면 알페스가 뭘까. 나는 이 부분에 초점을 꼭 맞추고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해외에서 유입된 개념인 알페스는 Real Person Slash의 줄임말로 본래 두 남성 연예인을 동성 커플로 묶어낸 관계성 기반 콘텐츠를 뜻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특정 성별만을 다룬 음지성 문화를 의미하는 단어가 아닌 성별과 성향에 구분없이 둘 이상의 연예인을 묶어 관계성을 토대로 제작된 콘텐츠로 통용된다. 이는 성별과 직업을 불문하고 모든 연예계 판에 존재하는 팬 문화의 일부이며, 그렇기에 알페스를 곧 성희롱 팬픽으로 치부하기에는 알페스의 의미를  너무도 좁은 시각으로 바라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알페스 문화 자체를 성범죄 문화로 묶어 판단하기에는 논리적 비약이 있으며 성희롱 콘텐츠의 제작과 유포에 관련해 남성 아이돌의 수위성 콘텐츠만을 처벌하기보다, 두 성별 모두에게 적용되어야 할 사안에 가깝다. 이 문제를 제기한 이유가 진정으로 '남성 아이돌'의 인권 보호를 위해서 제기가 된 것이라면 말이다.


알페스 문제가 대두되면서 일각에서는 '평범한 남성 둘을 동성애자로 둔갑하며 만들어내는 건 문제가 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관계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에서 둘 이상의 연예인을 동성애적 코드로 엮어내는 것 자체에 불편함을 겪는다면 동성애 및 양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것과 다르지 않다. 커밍아웃하지 않은 성소수자를 '당연히' 이성애자로 인식하여 만들어내는 헤테로적 콘텐츠에는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기는 했는가. 한 개인을 당연스레 이성애자로 인식하고 있는 의식적 차원에서도 개선해야 할 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물론 이성애자를 동성애자로 둔갑하여 제작되는 콘텐츠에 대해 당사자의 모욕감이 존재할 수 있을 거라는 의견에는 동의하나, '남성 및 여성 둘을 동성애자로 취급하여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 의견은 동성애 혐오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것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또한 알페스 논란과 더불어 일부에서는 n번방 사건과 알페스 논란이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가 지적했듯이 피해자를 성 노예로 삼아 착취한 n번방과 실존 인물을 가상 캐릭터로 빌려 만들어낸 알페스 콘텐츠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함이 분명하다. 알페스 콘텐츠에 성적 묘사, 실존 인물의 성적 대상화 등은 실존 인물의 명예훼손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건전한 팬 문화를 위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함이 맞지만, 이 사태는 진정으로 남성 아이돌의 인권을 존중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기 보다, 알페스 논란을 n번방 및 이루다 사건의 백래시로 사용되어 성별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앞서 언급한 모든 문제가 진정으로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제안된 문제들이라면 보다 성숙한 관점으로 논의하여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

 

그동안 연예인의 인권은 일반인보다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일상을 방해하는 일부 이기적인 팬들의 행동 때문에 정신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는 기사는 수십 년이 지나도 쏟아져나오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여성과 남성 가리지 않고 짧은 옷을 입고 민망한 춤을 추거나 과한 애교를 개인기로 삼아 귀여운 모습을 강조하는 기괴한 현상 또한 지적받아온 바 있다. 이렇듯 연예인을 철저히 상품으로 인지해 갑을 관계를 만들어내는 악습은 뿌리부터 뽑아야 하며 특히 이번 사태에서 문제로 삼던 음란성 콘텐츠의 제작 및 배포는 알페스 논란뿐만 아니라 딥페이크 등의 인권 유린 문제에서도 처벌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새롭게 부상한 인권에 관련한 문제는 끊임없이 토론되어야 할 것이고, 끊임없이 합의해야 할 것이다. 2021년 1월을 장식한 이 문제들이 성별 논란에 그치지 않고 진정으로 법의 보호 밖에 있는 아이돌과 모든 연예인의 인권을 자각할 수 있는 지혜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이보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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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ㅇㅇ
    • 첫번째로 말씀드리자면 1) rps는 기사의 내용대로 실제인물(rp)을 대상으로 한 슬래쉬(slash)이며 캠브릿지 사전에 따르면 slash는 slang의 하나로서 sexual적인 의미를 내포하고있는 것이 맞습니다.(https://dictionary.cambridge.org/dictionary/english/slash) 물론 기사와 같이 해외에서 수입해온 용어이니만큼 국내에서는 뜻이 다르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현재 주로 문제로 부각되고있는 것은 sexual적인 묘사가 있는 rps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rps의 의미를 팬픽을 포함해 거시적으로 보아야한다는 글의 주장은 rps 청원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것은 일견 권장할만한 rps가 있다는 논리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에 동의하지않습니다.

      설령 국내에서의 rps의 의미가 기사의 내용대로 "연예인 관계성 콘텐츠를 총체적으로 의미하는 어떤 것"이라고 치더라도, 현재 문제가 되고있는 rps는 전혀 그런 단어와 관계없는 real person slash만을 의미하는 단어이므로 후자에 대해서만 먼저 이야기하자면,

      rps는 개개인의 성적지향, 성정체성과 하등 상관없이 당사자의 동의 및 인지가 배제된 상태에서 팬들끼리 자의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당사자의 성지향성, 성정체성에 대한 일말의 존중조차 찾아볼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역설적으로 rps를 생산하는 행위는 반인권적이며, 반퀴어적(반동성애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젠더퀴어이지만, 퀴어라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하는 것입니다. 성정체성과 성지향성에 대한 존중. 그러한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영역을 존중하는 것부터 친동성애적인 문화는 시작하는 것인데, 이성애자를 상대로, 아니 상대방이 이성애자인지 동성애자인지 물어보지도않은채로 당사자의 동의 및 인지도 없이 행해지는 rps가 동성애의 간판역할을 할 수 있는지조차 의심이 생깁니다.

      현재 문제가 되고있는, 당사자의 동의없는 real person slash는 동성애 사회에서조차 바닥까지 비난받아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점에서 기사본문에서 등장하는, "'남성 및 여성 둘을 동성애자로 취급하여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 의견은 동성애 혐오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것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라는 말에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현재 (문제가 되고있는) rps에 분노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성애적인 서사에 거부감을 느껴서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느꼈기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인물의 얼굴과 이름을 그대로 따와 당사자의 동의없이 성정체성과 성지향성에 대한 존중없이 로맨스를 묘사하거나,  sexual 적인 묘사를 하는 행위. 이것에 분노하는 것이고 이 행위 어디에도 정당화될 구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약 rps가 당사자의 동의를 얻고 당사자의 성지향 성정체성을 존중한채로 이루어지는 것이었다면, 그래도 "'(현재 문제가 되고있는) rps'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그래도 그에 반대하였을까 심히 의문이 생깁니다.

      존중은 상호 존중에 바탕하는 것이며 일방적인 요구는 균형이 깨어지기 십상입니다. 이성애적인 것만을 검열하며 동성애적인 것들만 찬성하는 행위. 저는 이것이 지극히 반동성애적인 것이라고 느낍니다. 왜냐하면 동성애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보노보 침팬치는 모든 개체가 양성애자인걸로 알려져있지만 우리 인간종은 그렇지않습니다. 따라서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책 「남자와 여자는 왜끌리는가」의 183쪽에 나온 야마모토 다이스케 박사의 성모자이크 개념대로, 각자의 개성대로 존중해나가야하는 것이 우리 인간종의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성애나 인권을 언급하는 사람들을 보면 전혀 그런 것 같지가 않아 걱정입니다.

      둘째로) rps가 연예인 관계성 컨텐츠 그 자체를 의미하는 넓은 개념도 있다라고 주장하는 기사 내 의견에 저는 동의하지않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한국에서는 rps라는 단어가 팬픽 혹은 연예인 컨텐츠 전반 등 다방면에서 넓게 쓰인다고 주장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어는 분명 어원을 어느정도 따르기 마련인데 옥스포드, 캠브릿지, 코빌드, 맥밀란 사전에서는 모두 slash를 sexual적인 성적인 의미를 내포하고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이런점에서 rps가 우정이나 관계성 그자체를 의미한다는 주장은 지지받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실에서 벌어지는 rps의 양상을 보면 관계성 컨텐츠라기보다 sexual적인 묘사가 주를 이루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rps의 원조가되는 외국에서는 주로 sexual적인 묘사가 주를 이루고, 국내에서 문제가 된 sns 및 트위터에서 이루어지는 rps의 양상도 공수로 이루어진 sexual적인 묘사가 주를 이룹니다. 아이돌 팬 커뮤니티에서조차 rps를 비판하는 자정적인 목소리가 몇년전부터 있어왔던 것을 볼때 rps가 과연 건전한 관계성 컨텐츠 그 자체를 의미하는 단어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생깁니다.

      또 언어는 사회를 따릅니다. rps는 연예인 관계성 콘텐츠 그 자체를 의미하는 단어로 대체되어 사용되어온적이 없는걸로 알고있습니다. 저 또한 rps가 무엇인지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심지어 아이돌 팬카페에서는 rps가 보기싫다며 자정적인 목소리도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최근들어 언론에서 rps는 그런 뜻이 아니다~ 라며 연예인 관계성 콘텐츠 그 자체를 의미하는 넓은 의미다~라고 주장하면 과연 그 주장이 개연성이 있을까요?

      누구도 연예인 관계성 콘텐츠를 rps라고 부르지 않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점에서 rps의 거시적인 뜻 주장은 언어의 사회성을 깡그리 무시한 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설령 rps가 정말로 그렇게 거시적이고 건전한 뜻이라고 할지라도, 현재 그것을 밝히는 것은 현재 문제가 되는 알페서들을 처벌하는데에 하등 도움이 되지않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알페서들을 덮어 대중의 눈으로부터 숨기는 역할을 한다고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의도가 좋더라고, 기자님이 중립적인 태도로 그런 개념을 설명했더라도 전혀 좋게보이지가 않는 점 양해바랍니다.

      만약, 1) rps는 반인권적이며 그 서사는 역설적으로 반동성애적이다. 2) rps의 넓은 뜻(연예인 관계성 콘텐츠를 총칭하는)은 통용되어오지 않았으며 rps의 유래를 볼때 건전하고 넓은 의미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라는 의견에 반박하시고 싶으시면 반박기사를 내주시거나 혹은 simoniac008@gmail.com으로 메일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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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남기
    • 안녕하세요. 저도 아트인사이트 에디터인 이남기라고 합니다. 이보현 에디터께서 작성하신 칼럼, 그리고 위에 달린 댓글을 모두 읽어보았습니다. 관련 사건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제가 말을 보태는 것이 온당한 행동인지 잠시 고민했으나, 저의 의견이 다른 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이 또한 의미가 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댓글을 남깁니다.

       우선, ‘알페스’ 논란을 n번방 사건의 안티테제로 정의하여 이를 성별 간 갈등의 불을 지피는 불쏘시개와 같이 사용하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음에 깊이 공감합니다. 두 사건의 본질을 모두 흐리는 좋지 못한 접근법이기 때문입니다. 각 사건이 어느 지점에서 비판받는지 명확히 이해하고, 각 사건이 가지는 인과관계의 흐름을 다르게 파악해야 합니다.

       ‘알페스’ 논란을 보았을 때,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사실은 ‘아이돌’이라는 직업군이 갖는 성적 자기 결정권이 무너진 사태라는 것입니다. 저의 주장을 말하기에 앞서, 저는 LGBTQ+ 커뮤니티의 모든 구성원을 지지하고 인정한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저는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관계 맺음에 있어 어떠한 장애물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누군가의 성별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본인의 동의 없이 결정 및 재단하여 이를 공공연하게 유포하는 행위는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보현 에디터께서 작성하신 글 일부분에 다소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에디터께서는 ‘관계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에서 둘 이상의 연예인을 동성애적 코드로 엮어내는 것 자체에 불편함을 겪는다면 동성애 및 양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것과 다르지 않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관계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가 무엇인지 정확한 정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그 ‘관계’에 동성애적 코드, 다시 말해 사랑의 감정이 내포된다면 이는 누군가의 성적 지향을 마음대로 결정하는 행위입니다.

       저는 제가 동성애적 코드에 엮여 생산된 콘텐츠 속에 등장한 연예인이라면 어떨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만약, 제가 성소수자라면 저는 두려울 것입니다. ‘누군가 나의 성적 지향 혹은 성 정체성을 정말로 알고 있나?’라는 일말의 의심부터 시작하여, 마음속에 있는 비밀이 탄로가 날 수도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길 것입니다. 실제로 저에게 동성 연인이 있다면요? 그에게도 미안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제가 이성애자라면, 말씀하신 것처럼 저를 성소수자로 재단한다는 사실로 불편함 혹은 모욕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관계는 상호의 이해와 존중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매우 자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팬들로 인해 창작되는, 관계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이 타인과 사랑의 관계로 얽히게 되는 것에 동의했는지, 혹은 반대했는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합니다. 이 관점에서 ‘알페스 콘텐츠’에는 분명한 문제점이 존재합니다.

       물론 한 개인을 당연히 이성애자로 인식하는 사회문화적 고정관념에도 개선해야 할 점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는 허구의 콘텐츠에 등장하는 인물의 동의 없이 ‘동성애 코드’를 삽입하여 마음대로 창작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를 연관 지어 부당함을 주장하는 것은 ‘피장파장의 오류’에 속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보현 에디터께서는 ‘만약 이성애자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동성애적 코드와 함께 엮어내는 것이 불편하다면, 성소수자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이성애적 코드와 함께 엮어내는 것도 잘못된 것인데 왜 그것에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는가?’라는 논지로 글을 전개하셨습니다. 죄송하지만 이는 상대방의 과거 행동이 적격하지 않을 가능성을 이용해 논점을 흐리는 것입니다. 이는 서로 다른 해결법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저의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사람 둘을 동성애자로 취급하여 허구적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분명 상대방의 성적인 층위를 마음대로 재단해버리는 잘못된 행위입니다. 저는 이번 ‘알페스’ 논란으로 인해 누구보다 상처를 받았을 연예인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습니다. 그들 또한 하나의 사람이며,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적의 영역입니다. 만일 이를 ‘너는 누군가를 사랑해야 해, 그게 어울리니까’ 등의 이유로 강제하여 콘텐츠를 창작한다면 이는 심각한 인권 유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동시에 이번 논란으로 크게 상처를 받았을 모든 성소수자들에게도 위로를 건네고 싶습니다. 이 사건이 더욱 큰 이슈거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사랑의 행위 속에 ‘동성애’ 코드가 삽입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알페스’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역시 동성애는 역겨워”라고 말하는 분을 보았습니다. ‘잘못된 일은 비판해야 한다’라는 사명과 정의감이 호모포비아적인 고정관념과 합쳐져서 일어난 끔찍한 발언이었습니다. 가만히 있던 성소수자들만 또 욕을 듣고, 또 상처를 입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보현 에디터께서는 ‘누군가를 동성애자로 취급하여 제작된 콘텐츠에 반대하는 것’과 ‘동성애 혐오’가 직결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동의 없이 그를 동성애자로 취급하여 제작된 콘텐츠’가 또 다른 혐오를 낳는다는 사실이 자명하기에, 이러한 악순환 적인 구조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사랑이란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아름다운 행위입니다. 국가든 교회든 개인이든 누군가의 내밀한 생활에 개입할 권리는 없습니다. 무슨 권리로 누구는 사랑하고 누구는 사랑하지 않는지 결정할 수 있습니까? 무슨 권리로 누군가 사랑할 대상을 마음대로 짝지어 결정합니까? 합의에 기초하지 않는 사랑의 관계에, 허구적 상상력을 덧입혀 그려내는 것은 또 하나의 폭력입니다. 성적 묘사나 성적 대상화가 들어가야만 성희롱이면, 그렇지 않은 것들은 타당한 행위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저는 누군가의 사랑을 제삼자가 마음대로 결정하여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며, 이번 논란으로 상처를 입었을 모든 분에게 심심한 위로를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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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mila1073
    • 이남기안녕하세요. 댓글을 이제야 확인해 답글을 남겨 드립니다.
      이남기님께서 주장하신 문제에 대해 저도 깊이 고민해 보고 답글을 남겨드립니다.

      먼저 아이돌에게 성적 자기 결정권이 없다는 말부터 의문이 드네요. 어떤 의미에서 그렇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가령 팬덤 문화 자체를 비판하기 위해  성적 자기 결정권이 없다는 말을 사용하신 거라면 어떤 이유에서 사용하셨는지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말씀드릴 사안이 있다면, 저 역시도 퀴어 프렌들리의 입장에 있는 한 사람이며,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이루고 있는 사랑에 경계선이 그어지는 걸 역시 원치 않아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그 마음을 토대로 이 기사를 써내려갔다는 사실을 인지해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이 기사에서도 종종 언급한 팬덤 내의 '관계성'은 성애적 코드로서 치부되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 같이 연습해오며 늘 붙어있는 아이돌 멤버들 간의 끈끈한 유대성에 기인한 것입니다. 가령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늘 붙어다니는 친구들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서 편히 부르는 것이 이러한 관계성의 예시라고도 할 수 있겠죠. 팬덤 내에서 통용되는 관계성의 의미는 바로 그런 것입니다. 제가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런 관계성을 가시화하여 만들어낸 음란성 콘텐츠에 대해 말한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말씀하신 것처럼 연예인 둘을 엮어 만들어낸 콘텐츠에 동성애적 코드로 당사자의 기분이 나쁠 거란 생각에 동의한다고 저도 본문에 분명히 명시해두었습니다. 둘의 관계성을 상대로 만들어내는 섹슈얼한 콘텐츠 조차 제작되는 실정은 뿌리뽑아야 하는 것이 맞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이 본문에서 제시한 문제는 이남기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동성애는 역겹고, 더럽다고 생각하는 호모포비아들의 기저에 깔린 의식을 통해 만들어낸 의견들에 부당함을 느껴 연예인 둘의 고유한 관계성 관계성 자체를 '게이' 혹은 '레즈비언'을 욕하는 말로 비난하는 의견에 반박하고자 했음을 알립니다.

      이남기님의 댓글을 보고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제가 쓴 기사를 다시 읽으면서 '남성 및 여성 둘을 동성애자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둘 이상의 연예인을 그들만이 가진 고유한 관계성 자체를 엮는 것만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 그것이 퀴어 혐오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시정하겠습니다.

      피장파장의 오류라고 말씀하신 부분은, 가능성을 이용해 논점을 흐리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한 것을 토대로 두 연예인을 묶는 것 자체만으로 동성애를 역겹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사람을 이성애자로 인식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비판하고자 한 것이며, 우리가 흔히 즐겨보는 예능에서 연관도 없는 두 사람을 묶어내는 것 자체에 대해 '잘 어울린다' 내지는 '누가 더 아깝다.'라는 말을 숱하게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러나 거기에서 '이 둘 중에 누구 하나가 LGBTQ+ 라는 사실을 배제해선 안돼.' 라는 의견을 들어보신 적은 없으시겠죠. 그러나 지금 동성애 혐오를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들은 '멀쩡한 연예인 둘을 동성애자로 엮는 것이 문제다.' 라는 반응을 숱하게 봐오셨을 겁니다. 저는 그 부분에 이야기하고 싶었던 겁니다. 이런 식의 오류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신다면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생각을 여쭙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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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남기
    • lomila1073이보현님, 안녕하세요. 이남기입니다. 약 일주일 전에 남겨주신 댓글을 이제야 보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마음같아서는 저의 생각을 여쭈어주신 부분에 얼른 답변을 적어드리고 싶지만, 어제 저의 할아버님께서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르는 중에 있기에 시간이 나질 않네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가 이번 주 안으로 답변을 적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부족한 댓글에 정성껏 의견을 남겨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좋은 밤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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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남기
    • lomila1073안녕하세요. 이보현님. 말씀해주신 부분에 답글을 남겨 드립니다.

      우선, 저는 알페스 문제에 '아이돌이 갖는 성적 자기 결정권이 무너진 사태'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성적 자기 결정권'이란 타인의 간섭이나 사회적 관행에 묶이지 않고, 자율과 책임을 진 상태에서 자신의 성적 행동을 결정 및 선택할 권리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성적 행동'이란 자신의 성별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포괄하여 타인과 맺는 모든 성적 관계를 의미하지요.

      저는 팬덤 문화로부터 만들어진 '관계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에서 아이돌 멤버 개인의 성적 행동을 제멋대로 특정한 후, 이를 공공연하게 재생산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좁은 관점에서의 음란성 콘텐츠뿐만 아니라, 한 멤버와 다른 멤버의 관계를 팬의 시각으로 해석하여 '사랑', 내지는 '애정'의 시선을 담아 가상의 사건을 설정하여 이야기를 꾸미는 것까지 모두 아이돌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해치는 행위입니다.

      이보현님께서는 팬덤 내에서 아이돌 멤버 간의 '유대성' 및 '관계성'을 다루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 관계를 왜곡한 음란성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에는 분명한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셨지요. 어떤 의도로 말씀하셨는지는 이해가 됩니다. 다만 '유대성'이나 '관계성'이 단순한 동료애, 혹은 연대의식을 넘어 로맨스 감정을 묘사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이는 분명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해치는 행위입니다. 사랑은 서로의 존중 안에서 이루어져야 할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이기에, 아이돌 팬덤에서 무분별하게 멤버들의 연대를 사랑으로 해석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는 것이지요.

      저는 얼마 전 SNS에서 한 사진을 보았습니다. 사진에는 방탄소년단의 뷔가 한 팬에게 일침을 날렸다는 제목이 적혀 있었지요. 그 사진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한 명의 팬이 '태형오빠가 사랑하는 정국오빠'의 사진을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뷔가 답했습니다. "이만 상상에서 빠져나와 거기 안좋아"

      이 사진을 보고 깊은 고민에 빠졌고, 동시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한국 아이돌의 중심인 방탄소년단에 속한 뷔가 왜 저런 답변을 남겼을까? 단순히 ‘태형오빠가 사랑하는 정국오빠’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보고 ‘상상에서 빠져나오라’, ‘좋지 않다’라는 말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보현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팬덤 내에서 통용되는 관계성이 그저 끈끈한 유대성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라면, 왜 뷔는 저런 답변을 남겨야만 했을까요? 그 이유는 현재 한국 아이돌 팬덤 내에서 ‘통용되는’ 관계성이 이보현님이 말씀하신 것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아이돌 팬덤에서는 성애적 층위의 관점을 담은 콘텐츠를 계속하여 생산했고, 이는 당사자가 불편함을 느끼는 ‘좋지 않은’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뷔 뿐만이 아닙니다. 이준호, 정진운 등 여러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이름을 기반으로 해서 만들어진 관계성 기반 콘텐츠에 불편함을 표했습니다.

      이보현님께서는 팬덤 내에서 통용되는 관계성은 성애적 코드로서 치부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대로라면 일반적으로 쓰이는 ‘관계성 콘텐츠’에는 친밀감과 유대감이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러 아티스트들이 지속적으로 생산된 관계성 기반 콘텐츠에 불쾌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아티스트들이 ‘알페스 문화’를 너무 좁은 시각으로 바라보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아이돌 개인을 성적인 층위에서 바라보는 왜곡된 팬덤 문화가 아직까지도 널리 퍼져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퀴어 프렌들리라면 늘 그랬듯이 '사랑은 사랑이다'라는 이해와 배려 안에서 모든 형태의 사랑을 존중해야 합니다. 이보현님께서 말씀하셨듯,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이루는 사랑에 경계선이 그어져서는 안 되니까요. 하지만, 누군가의 관계에 사랑의 감정을 강제로 더해버린다면, 혹은 누군가의 관계를 엮어 "동의 없이" 로맨스 콘텐츠를 창작한다면 이는 사랑에 경계선을 그으는 행위입니다.

      모든 이를 이성애자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말씀하셨는데, 저 또한 이것이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용인되는 사랑의 모습에는 이성애가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기에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들 하지만, 더 나은 사회로 변화하기 위해 지적해야만 하는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지점에서 이보현님께서 이야기하신 부분에 마음 깊이 공감합니다.

      피장파장의 오류를 언급한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보현님께서 ‘성소수자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이성애자’로 포장해온 사회가 ‘이성애자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성소수자’로 포장하는 행위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피장파장의 오류란, 두 명제 모두 오류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즉 성소수자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이성애자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에도 충분히 오류가 존재하며, 이성애자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성소수자로 인식하는 관계성 콘텐츠에도 같은 오류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적어놓고 난 이후로 생각해보니 제가 괜한 트집을 잡아 단순히 이야기할 수 있는 문제를 매우 어렵고 곤란하게 꼬아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보현님께서는 두 연예인을 묶는 행위에서도 호모포비아적 관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혐오 발언자들을 비판하려 하신 줄로 압니다. 그렇다면 그 비판은 정당한 것이고, 타당한 것인데 저는 그 비판의 과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득이 되지 않는 논쟁을 벌였습니다.

      사실 이보현님과 제가 지향하는 방향은 같은 곳을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굳이 아는 척 좀 해보겠다고 어려운 표현을 써 가며 지적했습니다. 부족한 제 탓입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저는 이보현님께서 이 칼럼을 어떤 심정으로 작성하셨는지 이해하고, 그 마음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런데도 다소 격한 어투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로서는 이보현님께서 작성하신 글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하여 논리의 당위성을 더욱 견고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이유로 제 눈에 밟히는 결함을 지적했지만, 정성껏 쓰신 글에 굳이 싫은 소리를 덧붙인 것에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아무쪼록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보현님과 저는 같은 길을 걸으며 더 좋은 사회를 꿈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혹여나 길을 걸어가면서 의견이 맞지 않더라도 결국에는 그 길의 끝에는 협력과 화합, 화해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하도록 더욱 이야기하고 또 생각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아트인사이트는 생각하기에 좋은 곳이니까요. 긴 글 읽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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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mila1073
    • 이남기안녕하세요 이남기님. 이보현입니다. 우선 어떤 말을 해야 제 의견을 명확히 전달이 될 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느라 열흘이 지난 지금에서야 답글을 답니다. 너무 늦게 답글을 달아드려 죄송합니다.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한 말씀은 어떤 의미에서 쓰신 건지 이해가 됐습니다. 설명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만약 남기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아이돌에게 성적 자기결정권이 무너진 상태였다면 남기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여러 아티스트분께서 불쾌감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셨을까요? 따라서 아티스트분들께서 알페스 문화에 불쾌감을 이야기하신 것은 무너진 성적 자기결정권의 복구를 위해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의지 없이 제작된 섹슈얼적 콘텐츠에 대한 불쾌감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불쾌감을 갖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불쾌감을 갖지 않는 분들도 존재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snl코리아에서도 H.O.T의 팬픽 문화를 갖고 개그 코너를 만드는 등의 행보, 래퍼 올티 씨께서 ‘자기들끼리 노는 거는 상관없으니까 당장 내 컨셉 바꿔라’ 라는 내용의 인스타스토리 게시물을 올리셨던 것도 관점의 차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본문에 ‘물론 이성애자를 동성애자로 둔갑하여 제작되는 콘텐츠에 대해 당사자의 모욕감이 존재할 수 있을 거라는 의견에는 동의하나’ 라고 명시해둔 것처럼 말입니다.

      알페스 콘텐츠 기반에는 제가 말씀드린 관계성이 있는 것이 맞습니다. 알페스 콘텐츠는 이 관계성을 기반으로 하여 쌓아올린 서사 층위가 존재합니다. 프렌드쉽 서사, 더 나아가 로맨스 서사, 더 나아가서 섹슈얼 서사가 층위를 이룹니다. 제가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통용되는 관계성을 기반으로 섹슈얼 서사를 묘사하는 것을 문제를 삼고 있습니다. 제일 문제되는 부분이 그 부분이며, 그렇다고 해서 로맨스 서사의 지당함을 표현한 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관계성 콘텐츠가 성애적 코드로 치부되지 않는다고 말씀을 드린 바 있으며, 친밀감과 유대감이 기반으로 된 콘텐츠가 알페스 콘텐츠의 기반이라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남기 님께서 지적하신 왜곡된 팬덤 문화는 본인의 동의 없이 제작된 로맨스 서사 및 섹슈얼 서사를 문제삼아야겠지요. 이 부분은 저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알페스 자체를 섹슈얼 및 동성애 서사로 이해하며 ‘알페스 이용자’를 처벌해 달라는 말은 알페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성애적 코드로서 치부되어 성적인 묘사로 당사자의 불쾌감을 빚어내는 콘텐츠는 저도 문제가 있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제가 중점을 둔 부분이 바로 그것입니다. 여러 아티스트들이 불쾌감을 드러내는 이유는 자신의 의지 없이 생산되는 로맨스 콘텐츠에 대한 불쾌감이겠지요. 제가 이 글은 쓴 목적은 알페스 자체를 성애적 코드로 인지해 또 다른 동성애 혐오를 일삼는 자들에게 보내는 비판성 목적의 글이며, '알페스 이용자'라는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자들의 처벌을 촉구한다는 논제부터 오류가 있다는 말씀을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본문에 알페스 문화를 너무도 ‘좁게’ 해석하여 청원을 올렸다고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동성애든 이성애든 양성애든 본인의 의지 없이 만들어내는 로맨스 콘텐츠는 본인이 충분히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습니다. 본문에도 분명히 명시를 해 뒀고요. 남기님께서 언급하신 BTS 뷔, 정진운, 이준호 님들 같은 아티스트 분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남기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 논란의 끝에 대두된 문제를 성숙하게 합의할 수 있는 문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조부상으로 마음이 많이 불편하셨을 텐데 시간 내어 의견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한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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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mila1073이보현님, 이남기입니다. 작성해주신 내용 찬찬히 읽어보았습니다. 이보현님의 의견과 관점을 소상히 설명해주심에 다시 배우고 저의 부족함을 메꿀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의 댓글을 보시고 기분이 다소 상하셨을 법도 한데 자세한 의견을 추가로 제시해주시고 대화를 이끌어주신 것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저의 내면을 성장시킬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보현님도 얼마 남지 않은 연휴 잘 마무리하시기를 소망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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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mila1073
    • 저도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어떤 식으로 스탠스를 다져야 할 지 생각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저녁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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