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포기는 실패가 아닌 하나의 다른 길임을 - 요요현상

글 입력 2021.01.16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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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도 요요, 특기도 요요! 요요로 한국을 주름잡던 다섯 명의 '요요소년' 대열, 동훈, 현웅, 동건, 종기. 요요를 잘하면 자랑이 되었던 어린 시절을 지나 20대 후반이 된 그들에게 세상은 (살길을 찾는) '어른'이 되길 요구한다.

 

2011년 여름, 다섯 사람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자신들이 꿈꿔온 무대에 도전하고 요요를 그만두기로 결심하는데…

 
요요길만 걷고 싶은 요요덕후들의 꿈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
 
요요, 마음 편히 그만둘 수 있을까? 어디로 향하든 다시 돌아오게 돼 있어! 꿈과 현실의 무한루프 <요요현상>
 
 

 

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좋아한다.


 

나는 다양한 영화의 장르 중에서도 다큐멘터리 영화를 가장 좋아한다. 허구의 스토리를 다루는 영화보다는 내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더 재미있기도 하고, 어떨 때는 내 이야기 같기도 해서 다른 장르들 보다 자주 찾게 된다.

 

그 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평범한 학생들이 영상 기술 하나를 들고 무자본으로 유럽 여행을 떠나는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다. 정말 아무 것도 없이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 하듯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들을 보고 며칠 간 가슴이 뛰었다. 자신만을 믿고 떠나는 여행이 얼마나 멋있었는지, 그 이후로도 이 영화를 몇 번이고 돌려보았다.

 

그러다가 얼마 전, <잉여들의 히치하이킹>과 비슷한 내용의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현실과 꿈이라는 키워드로 소개되있던 <요요현상>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과 느낌이 비슷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고, 1월 9일에 열린 시사회에 다녀오게 되었다.

 

 

 

영화 <요요현상> - 포기는 실패가 아닌 하나의 다른 길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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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요요를 해온 요요 퍼포먼스 팀 '요요현상'의 멤버인 다섯 사람은 2011년 여름, 대학졸업을 앞두고 자신이 꿈꿔온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요요를 그만두기로 결심하지만 너무나 커져버린 취미를 포기할 수도, 계속하기도 어렵다.

 

보통 청춘과 꿈에 관련된 영화라면 앞부분은 주인공들이 시련을 겪다가 후반부에 가서 꿈을 이뤄내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도 그런 구조이다.

 

그런데 이 영화 <요요현상>은 그 순서가 반대로 되었다. 앞서 꿈을 이룬 주인공들은 뒤로 갈수록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꿈과 현실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낀다. 모두 하나가 되어 꾸준히 꿈을 이루어 줄 것이라는 관람객들의 바람과는 달리, 5명의 주인공들은 각자 자신의 길을 걷는다. 누구는 자신의 취미였던 요요를 직업으로 삼아 공연을 하기도 하고, 다른 누구는 요요를 버리고 완전히 다른 직종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속상함을 떨칠 수 없었다. 취미로만 먹고 산다는 일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각자 다른 길을 걷는다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한 때 같은 꿈을 꾸었던 동료들이 하나둘씩 떠나가는 모습과 꿈을 포기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슬프게 느껴졌다.

 

*

 

영화가 끝난 후, 이어서 바로 감독과 출연진이 함께하는 GV 시간을 가졌다. 진행자분께서 출연진들에게 영화를 기획한 의도, 촬영에서 힘들었던 점 등의 질문을 통해 이야기를 하고 출연진들에게 직접 질문을 할 수 있는 질의응답 코너로 넘어갔다.

 

출연진분들께서 관객들의 질문에 답을 해주셨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답은 "포기는 실패가 아닌 하나의 다른 길이다."였다. 질문은 '지금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었다. 다른 답변들도 있었지만 저 답변이 제일 인상 깊었던 이유는 내가 당장 답변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꿈의 포기는 당연히 실패한 행동'이라고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답변을 해주시면서 다른 말씀도 덧붙이셨다. '꿈을 포기하는 것은 곧 인생의 실패라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전혀 그런 것이 아닌 하나의 다른 길이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실패를 했으면 다른 길로도 가보면 되는 것이니 너무 자책하지 말아라.'라는 말씀. 흔한 조언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꿈과 현실 사이에서 수십년간 고민해온 분의 조언이라 오히려 잠시 멍해지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내 인생의 '요요'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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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요요'는 무엇일까?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쉽게 나왔다. 영화를 보기 전 줄거리를 찾아보고는, '내 인생에 있어서의 요요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바로 떠오른 키워드는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요요'가 무엇인지 알고 나서는 내 '요요'를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걱정이 되기 시작했었다. 나도 언젠간 주인공들처럼 꿈을 포기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하는.

 

그리고 GV가 끝난 후에는 마음이 한 결 가벼워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내 '요요'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었던 이유는 이 요요를 놓치게 된다면 인생이 실패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꿈을 포기하는 것은 절대 실패가 아니라는 출연진의 조연이 나를 안심시켜주었다.

 

분명 나는 앞으로도 수없이 흔들릴 것이다. 아직까지는 사회에도 나가보지 못했지만, 몇 년만 지나면 더욱 현실에 가까워질 것이고 나 역시 꿈과 현실 사이에서 많이 고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꿈을 향해서 최선을 다해 뛰어들어 볼 것이다. 실패한다고 해서 그동안의 인생이 부정 당하는 것도 아닐 뿐더러, 무엇보다도 꿈의 포기는 실패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영화를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특히 꿈을 이루는 것이 곧 실패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더더욱 추천한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오면, 어느덧 마음이 한 결 가벼워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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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요현상 (Loop dreams)

 

감독/각본 고두현

 

제작 영화사 금요일

 

출연 곽동건, 문현웅, 윤종기, 이동훈, 이대열

 

배급/마케팅 씨네소파

 

개봉일 2021년 1월 14일

 

러닝타임 92분

 

관람등급 전체관람가


 

[박예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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