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무도, 그 누구도 가지 않은 빛을 따라서: 위대한 개츠비 [영화]

운명을 따를 것인지 혹은 찾을 것인지
글 입력 2020.12.0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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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츠비 잔.jpg

 

 

보통 드라마, 영화 등을 볼 때 원작이 있는 경우에는 먼저 원작을 본다. 그 이후에 각색된 작품을 보고 많은 사람의 해석도 함께 찾아본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시각적인 정보를 통해 이미 머릿속에 각인된 경우에는 원작보다 먼저 접할 때도 있다.

 

바로 영화 위대한 개츠비처럼 무언가 떠오르는 이미지가 존재한다면 말이다. 이를테면 파티를 여는 신나는 분위기,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화려한 옷차림 등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려 봤을 이미지이다. 특히, 잔을 들고 있는 디카프리오의 모습은 하나의 장면으로 남아있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원작의 내용도, 등장인물도 보지 않은 상태여서 어떤 장르일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영화를 볼 때 궁금증이 계속 생긴다는 것은 몰입도를 더 높여준다. 또한, 영화 속에서 어떤 장치가 우리에게 메시지를 주고 있는지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새롭게 알게 되고 반대로 비슷하게 느낀 부분을 찾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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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저 빛처럼 돼야 해. 끝없이 올라가야 하지."

 

- 제이 개츠비(Jay Gatsby)

 


개츠비는 어렸을 때,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보며 무엇을 생각했을까?

 

제임스 가츠였던 어린 시절 올려다보았던 별이 가득한 밤하늘과 개츠비가 되어서 파티의 마지막에서 본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불꽃놀이는 어딘가 비슷해 보인다.

 

밤하늘의 빛을 쫓아 끝없이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던 개츠비는 정작 본인이 주최한 파티에서 온전히 즐기는 모습을 살펴볼 수 없다. 파티에 온 많은 사람은 오직 화려함에 관심을 가지며 반대로 개츠비는 보고 싶은 사람이 파티에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높은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빛에는 이제 관심이 없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개츠비는 무엇을 위해 끝없이 올라가고 싶었을까?

 

처음에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려고, 정확하게는 운명을 찾아 떠났다고 생각한다. 무수히 많은 별처럼 자신의 존재도 빛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후 과거를 되돌리기 위해서 개츠비가 되었고 표면적으로 가장 높은 곳에서 빛을 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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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흐름을 거슬러가는 조각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가면서도."

 

- 닉 캐러웨이(Nick Carraway)

 

        

개츠비는 어떤 인물이며 ‘위대하다'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아무도 못 하는, 그 누구도 하지 않은 일을 하거나 그 길을 가는 사람에게 붙일 수 있는 단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거짓을 꾸며내는 사람들, 거짓말을 넘어서 더 큰 거짓된 행동으로 진실을 덮어버리는 누군가의 그 모습을 꼬집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은 영화 속 인물을 관찰하는 화자로 닉이 극을 이끌어가면서 눈에 더 잘 보였다. 그의 관점에서는 닉, 자신이 하는 일에도 무언가 공허함을 느낀 것 같았다. 또한,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은 어딘가 모순적이고 진실을 감추는 모습을 보인다. 여기서 닉이라는 인물은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 가치가 부여된 일을 찾고 싶은 사람처럼 보였다.

 

우리는 문득 “나는 특별한 사람이야.”, “무언가 내가 잘하는 것을 가지고 태어났을 거야”, “지금보다 나은 상황으로 갈 수 있어.” 등과 같은 생각을 한다. 특히 내가 지치고 힘들 때,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을 때 나에게 거는 주문처럼 속삭인다.

 

어쩌면 개츠비는 사실 나일 수도 있고 내 옆에 누군가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마지막 장면에 개츠비 앞에 덧붙인 “위대한”이라는 말의 의미가 담겨 있다. 어쩌면 영화 중간중간에서 볼 수 있었던 닉, 바로 자신의 고뇌와 여러 사람을 보고 느낀 감정의 결론이었을지도 모른다. 닉의 눈에는 개츠비가 바로 살아있는 존재로 느껴진 것이다.

 

닉은 개츠비에게 과거는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자신도 바꾸고 싶은 과거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운명,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현재와 과거까지 바꾸려고 했던 개츠비에게 작은 격려를 보내는 유일한 사람이었으니, 그 모습을 통해 자신도 살아 있다고 느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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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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